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金)처럼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광물도 없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금이 돈 가치의 기준이 될 때는 더욱 그렇다. 채굴량이 제한적이다 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으며 때문에 가격 부침도 심하다. 가격 부침이 심하다는 것은 투자 매력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가격 변화를 잘 봐가며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금을 일반 주식처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소를 만들었다. 개인들의 금 투자 기회는 그만큼 넓어진 상태다.

금(金) 현물을 공개된 시장에서 주식처럼 투명하게 거래할 길이 열렸다. 지난 3월24일부터 한국거래소에 금 현물시장(KRX금시장)이 개장되면서 금 수입·생산 업체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편리하게 금을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RX금시장은 그간 음성적으로 이뤄져왔던 금 거래를 양성화시켜 탈세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침체된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킨다는 차원에서 작년부터 추진됐다.

증권사 객장에서 계좌 개설
한국예탁결제원이 금의 보관 및 인출을 담당하고 한국조폐공사가 흔히 ‘골드바’라 불리는 금지금(金地金)에 대한 품질검사를 맡는다. 거래되는 금의 순도는 99.99%(24K)다. 금은 주식·채권 등과 달리 글로벌 위기 때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를 갖고 있고, 물가 상승 시 값이 떨어지는 화폐와 달리 가치를 인정받는 장점을 가진다.

금 거래를 하고 싶은 일반인들은 증권사 객장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고 매입을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미리 계좌에 넣어둔 후 주식처럼 전화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거래시스템(MTS) 등을 통해 거래하면 된다. 이미 증권사 계좌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증권사에 전화로 금 거래를 신청하면 된다.

주식시장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부터 거래를 시작해 주식시장과 같은 오후 3시에 종료된다. 개장 전 한 시간(오전 9~10시)과 폐장 전 30분(오후 2시30분~3시) 동안 투자자로부터 희망 매수·매도 가격인 ‘호가’를 받아 단일한 시가와 종가를 결정한다.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엔 이렇게 결정된 단일 시가와 종가로 거래가 일괄 체결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30분 사이엔 주식시장처럼 장중 경쟁매매를 통해 가격이 정해진다. 호가 단위는 10원으로 호가 제한폭은 주문 실수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일 종가인 기준가격 대비 ±10%다. 기준가격을 10% 초과하거나 기준가격의 10% 미만인 값으로는 호가를 제시할 수 없다.

달러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위험에 노출되는 골드뱅킹이나 실물 투자와 비교할 때 금 현물거래 시장은 국내 시장이기 때문에 환율 위험은 없다.

- 지난 3월24일 부산 동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금시장 개장식
- 지난 3월24일 부산 동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금시장 개장식

내년 3월까지 거래세 면제
새로 실시되는 금 현물 거래는 1g 단위로 소액 거래가 가능하고, 투명한 가격 결정 구조로 공정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4일 1g당 4만4200원에 거래됐다. 내년 3월까지 향후 1년간 거래소 거래세가 면제되고, 개인투자자의 장내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증권사에 0.4~0.5% 수준의 위탁수수료는 내야 한다. 법인의 경우도 매매차익에 대해 소득세(법인세)를 내야 한다. 금 수입업자의 경우 수입한 뒤 하루 이내 금시장에 금을 매도하면 관세가 면제된다.

반면, 금은방에서 거래하는 경우는 디자인 등 세공비가 붙어 지역마다 가격이 다를 뿐 아니라 금 순도 인증도 불투명하다. 금은방 가격은 거래소보다 보통 10%가량 비싼 수준에 거래된다. 은행의 골드뱅킹도 살 때와 팔 때 각각 1%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골드뱅킹은 예금이 아니라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거래하는 증권사에 인출 신청을 하면 가까운 객장에서 금 실물을 받을 수 있다. 오전 중 거래 분은 당일 인출이 가능하다. 인출 단위는 국제적 관행을 고려해 1㎏ 골드바 단위로만 허용된다. 다만 실물로 인출할 때는 10%의 부가세가 과세된다. 따라서 장기 투자 목적으로 금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실물로 보유하는 것보다 계좌 상으로 보유하는 것이 분실·도난의 염려 없이 부가세를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 거래 시스템에서 개인들이 보유한 소위 ‘장롱금’은 팔 수 없다. 품질을 보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장롱금을 팔고 싶으면 한국거래소 지정 업체를 통해 순금 검증을 받고 팔 수밖에 없다.

국제 투기수요도 미리 살펴봐야
금 투자와 관련, ‘비상업적(투기적) 순매수’라는 지표도 참조해볼 만하다. 이 지표는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등에 대한 비상업적 투자자들의 순매수 동향을 나타낸다. 비상업적 투자자는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를 가리킨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는 상품 거래를 상업용(Commercial)·비상업용(Non-commercial)으로 구분한다. 상업용은 상품 실수요와 관련이 있는 거래를 말하며 비상업용은 상업용 이외의 거래를 말한다. 투기도 비상업용 거래에 포함된다. 따라서 비상업적 순매수 건수가 증가했으면 투기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통 해석한다.

비상업적 순매수 건수와 금 가격 그래프는 비슷하게 움직인다. 따라서 비상업적 순매수가 증가했으면 일단 투기꾼들이 낀 것으로 보고 금 투자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CFTC 홈페이지(www.cftc.gov)와 뉴욕상업거래소 홈페이지(www.nymex.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금가격 약세 전망
아무리 국내에서 금 투자가 증가해도 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할 순 없다. 국제 시세와 따로 놀면서 국내 시세만 오를 순 없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 시장에서 금 가격이 높게 거래됐다가 간밤에 국제 시세가 크게 떨어졌다면 다음날 아침 우리나라 시장의 단일 시가는 국제 시세를 반영해 낮아진 가격으로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전날 장 마감 전 높은 가격에 금을 사둔 투자자는 다음 날 손실을 볼 수 있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운영팀장은 “투자자들은 국제 시세 흐름을 보면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밤에 국제 금 가격이 오른 것을 확인했다면 다음날 우리나라 금 시세도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일 시가 결정 때 사뒀다가 오후에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투자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국제 금 가격은 런던 LBMA(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 고시 가격을 표준적인 시세로 사용한다. 런던 금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시장이다. 1684년 개장된 이래 300년 이상 금을 거래해 온 역사 덕분에 이곳에서 결정된 가격이 곧 국제 시세가 된 셈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론 금 가격 약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는 안전자산 대체 관계에 있는 달러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통화 당국은 물가상승을 우려해 그 동안 풀었던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다.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3월21일 기준 작년 초 대비 0.4% 올랐다. 반면, 지난 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은 온스당 1336달러로 작년 초와 비교했을 때 20% 이상 떨어졌다.

따라서 금은 중장기보다 단기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자산의 특성상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국제 시세를 봐가며 매수, 매도 타이밍을 생각해야 한다.

 

 Tip  |  다양한 금 투자법

골드뱅킹으로 거래시 수수료 1% 내야

- 시중은행 골드뱅킹 직원이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금 현물을 정리하고 있다.
- 시중은행 골드뱅킹 직원이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금 현물을 정리하고 있다.

금 투자방법은 실물 보유, 금 예금(골드뱅킹), 금 펀드,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파생결합사채(DLB) 등 다양하다. 실물 투자는 골드바 형태의 현물을 직접 매입하는 투자 방식으로 금을 직접 보유할 수 있지만, 부가가치세와 거래 수수료(2.5~5.0%) 등 제반 비용이 높다.

골드뱅킹은 금 통장에 예치된 예금이 국제 금가격, 원·달러 환율에 의해 정해지는 거래 가격에 따라 변동되는 원화 수시입출금식 상품이다. 일반적인 실물 거래 없이 금을 사는 효과가 있다.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에 환율에 영향을 받게 되고 별도 환헤지가 없기 때문에 환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현물 인출에 부가가치세(10%)가 발생하고 매매차익엔 배당 소득세(15.4%)도 부과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이다. 금을 매입할 때나 매도할 때, 각각 거래금액의 1%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금 펀드는 금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금 선물(先物)에 투자하는 파생형, 그리고 금 관련 주가지수펀드(ETF) 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형으로 나뉜다.

주식형 상품의 경우 금광 업체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 가격보다 주식 시장과 움직임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증시가 오름세를 보여 금 관련 회사 주가가 올라가면 금 관련 회사 투자 펀드의 수익률이 금 투자보다 좋을 수 있다.

파생형 펀드는 금 선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금 선물 투자에 필요한 증거금을 제외한 금액은 채권이나 예금에 투자하게 되므로 실제 금 가격과 펀드 수익률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DLS, DLB 등이 있는데 D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미리 정한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면 일정 수익을 보장해준다. DLS는 보통 1~3년 만기에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를 준다. 조기상환 기준이 낮은 상품의 경우 금값이 소폭 하락해도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반면, 최소 6개월 이후의 금 가격을 예측해야 한다. DLB는 원금을 보장하는 대신 약정 수익률이 낮고 조기상환 기회가 없는 경우도 많아 상환 조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재간접형은 금 ETF를 펀드에 담아 금에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다.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킨 뒤 빈번히 사고파는 상품이다. 따라서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할 수 있으며 유동성이 높아 환매도 자유롭다. 하지만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도 된다.

금에 투자할 땐 환율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 국제 금 시세만 신경쓰다가 환율 변동에 따라 당황스런 수익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 가격은 미국 달러(USD)로 거래되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가 금에 투자할 경우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받게 된다. 국제 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 현물 가격은 환율에 따라 하락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환율을 고정시키는 원·달러 헤지를 할 수 있다. 금 투자 방법 중 환헤지를 하는 상품으로 금 펀드가 있다. 골드뱅킹과 실물 투자의 경우 환헤지를 할 수 있지만 거의 하는 경우가 없어 환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이번에 개장한 금 현물 시장은 국내 시장이기 때문에 별도의 환위험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