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사도’ 교황(敎皇)은 전 세계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종교 지도자다. 그런 면에서 세계 가톨릭계 수장인 교황이 우리나라를 찾는 것은 여타 국가 원수급 내한과는 격이 다르다. 갈등과 대립의 현장에 뛰어 들어가 온몸으로 평화를 부르짖는 교황이기에 이번 한국 방문은 여러모로 뜻 깊다. 특히 얼마 전 내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섬김과 소통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인기 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종교와 종파를 뛰어넘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은 대단하다.

- 지난 8월14일 내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넓고 동그란 이마를 가져 다른 이들과의 소통에 능하다.
- 지난 8월14일 내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넓고 동그란 이마를 가져 다른 이들과의 소통에 능하다.

동그란 이마에서 나오는 소통 의지 
그렇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을 인상학적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나름 이유가 얼굴에 있다. 하물며 일반인도 그런데, 교황의 인상은 말할 것도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떨까.

우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이마’다. 인상학에서 이마는 ‘생각하는 주머니’다. 이마를 가리켜 흔히 ‘복 받는 마당’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마는 선천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쉽게 말해 타고 난다. 산모가 오랜 시간 기도하며 태교해야 골고루 둥글게 잘생긴 이마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 그런 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마를 보면 교황의 부모가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본인의 신앙심도 훌륭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모의 좋은 태교가 있었기에 그가 이처럼 멋진 이마를 소유할 수 있었다고 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마는 이마와 머리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매끄럽게 연결된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이마란 ‘넓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울퉁불퉁하지 않고 넓고 둥근 모양을 띄는 것이 중요한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마가 바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이마를 가진 사람은 남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절대자이든, 일반 성도이든 간에 직관에 의한 소통 능력이 좋은 사람 중에는 이런 이마를 가진 사람이 많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총 1411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그의 트위터가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9개 언어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이마로부터 나오는 소통 능력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반면 지난 2005년 선종(善終)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이마는 면적이 넓고 둥글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 울퉁불퉁하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두상(頭相)은 전체적으로 머리 앞부분만 발달한 모습으로 이마가 좁고, 납작하면서 가운데가 살짝 들어가 있다. 이마 인상에서 소통 능력만 놓고 볼 때는 ‘노력파’에 가깝다.

극빈자를 위해 몸소 섬김을 실천한다는 점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진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이런 점에 있어 이전 교황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가는 곳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며 최고의 슈퍼스타로 추앙받는 교황의 리더십은 인상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굴이 길다. 사업가적 기질보다는 한 우물을 파거나 세태만상에 초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이런 유형의 인상을 많이 볼 수 있다.

교황은 하늘이 내리는 자리다. 사람의 노력으로 오르는 자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전·현직 교황 3명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우선 코가 뾰족하지 않다. 인상학적으로 코가 뾰족하면 직접 화법을 쓰며, 경우에 따라서는 직격탄을 날린다. 서양 사람들의 경우 상당수가 코가 뾰족한데, 세 명의 교황 모두 서구인치고 코끝이 둥글다. 부드럽게 표현하고, 설령 핵심이 벗어났더라도 시간을 들여가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면서 콧대는 휘어짐 없이 반듯하다. 인상적으로 보면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다.  

또 하나같이 귓밥이 넓고 큰 것도 공통점이다. 흔히 조직을 잘 이끄는, 부족한 아랫사람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잘 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리더십을 소유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귓밥이 발달했다. 전체 얼굴에서 코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이상으로 길면, 개인 기질은 다소 보수적인데, 세 명의 교황 모두 그렇다. 가톨릭 수장답게 전통을 중시하는 성향은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인상학에서 ‘법령(法令·팔자주름)’은 법이나 규칙을 따르는 기질이 강한지 약한지를 살피는 자리다. 교황 세 명 모두 그런 면에서 법령이 뚜렷하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범죄 조직 마피아를 악의 집단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은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는 법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만약 법령만 뚜렷하고 이마가 훤하게 뛰어나지 않았다면 고집불통 기질도 다분히 있었을 텐데, 그는 이마가 둥글어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오늘날 시대가 원하는 인물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인상이다.

(좌)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선천적인 소통능력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비해 떨어지지만 스스로 노력해 이를 이뤄나가려는 인상의 소유자다. (우) 지난 2005년 선종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역대 교황처럼 미간 사이 짙은 주름(현침문)에서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위한 고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좌)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선천적인 소통능력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비해 떨어지지만 스스로 노력해 이를 이뤄나가려는 인상의 소유자다.
(우) 지난 2005년 선종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역대 교황처럼 미간 사이 짙은 주름(현침문)에서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위한 고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코와 눈썹 사이 현침문에서 고뇌 흔적
뿐만 아니라 전·현직 교황들은 모두 코와 눈썹 사이 주름(현침문)이 뚜렷하다. 인상학에서 현침문은 고통을 상징한다. 이는 한 가지 일에 오랫동안 몰두하는 장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평생 묵묵히 사제(司祭)의 길을 걸어온 이들은 늘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하고 고뇌했기에 전·현직 교황에게서 나타나는 현침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현침문 몇 개가 진하게 그어져 있으면 나이 40 전까지는 걱정근심이 많다. 대신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역경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서양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눈·코·입 모두 시원시원하게 크다. 한마디로 말해 스케일이 큰 기질로 전체를 아우르는 장점의 소유자다.

미간이라고 불리는 양 눈썹 사이는 일반인에 비해 다소 넓다. 인상학에서 인당(印堂), 명궁(命宮)이라고 불리는 이곳이 넓은 사람은 평생 독신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대신 예술가적 기질은 뛰어나다. 미간만 놓고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감성 능력이 탁월할 것으로 보인다. 얼굴이 긴 보수적인 사람의 경우 뺨 주변 살이 빠질 수 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통의 달인답게 입 주변 근육에서 관골까지 탄력이 있다. 지금보다 얼굴 살이 빠지지 않는 한 그의 인기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장수(長壽)형 인상으로, 목 주변 살이 쳐졌다는 것은 젊었을 때 상당한 체격의 소유자였음을 나타낸다. 호탕한 웃음과 탄력 있는 이중(二重) 턱이 생겨나는 인상은 말년으로 갈수록 많은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것임을 시사한다. 재임 기간 중 가톨릭계의 난제들이 하나둘씩 잘 해소되리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상에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