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 디자인 제품이 국내 소비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북유럽을 대표하는 중저가 가정용품 브랜드 이케아(IKEA)가 올 연말 경기도 광명에 첫 매장을 연다. 이런 가운데 핀란드 생활 소품 브랜드 마리메꼬(Marimekko), 안락의자 ‘스트레스리스’로 알려진 노르웨이 가구 브랜드 에르코네스(Erkones), 덴마크의 생활 소품 브랜드 펌리빙(Ferm living), 핀란드 식기 브랜드 이딸라(Ittala) 등은 최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황제 유모차' 열풍을 일으킨 스토케(Stokke)와 덴마크 그릇 브랜드 로얄코펜하겐(RoyalCopenhagen), 고급 오디오 뱅앤올룹슨(bang&Olufsen)도 이미 관련 시장에서 북유럽 돌풍을 일으켰다.
최근 북유럽 스타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미국, 정통 유럽과는 다른 자연미와 기능성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가령 북유럽 스타일 가구는 나무와 천을 소재로 많이 사용하는 등 기본적으로 자연미를 많이 담고 있다. 화려함보다는 기능성 위주로 제품을 만들어, 내구성도 뛰어나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북유럽 스타일은 ‘저가=낮은 품질’, ‘고가=높은 품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가격에 상관없이 기능, 디자인 면에서 우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소비자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북유럽 디자인 제품은 국내 소비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의류 시장에서도 북유럽 스타일 인기는 대단하다. 추운 날씨 때문에 북유럽 패션은 전체적으로 패브릭(안감 소재로 사용되는 직물) 소재처럼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제품들이 많다.
‘단순함’과 ‘실용성’이라는 북유럽 디자인 콘셉트는 의상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또, 가족 중심적인 감성과 환경을 중시하는 성향이 나타나면서 북유럽 스타일 의류는 성인복부터 아동복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 패스트 패션 브랜드 H&M이다. H&M은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와 더불어 세계 패스트 패션 시장을 3등분하는 의류 브랜드다. 패스트 패션 강자답게 H&M의 디자인 철학은 실용성에 맞춰져 있다. 이런 가운데 H&M은 기존 H&M라인보다 가격대를 높인 ‘코스’(COS) 라인을 올 하반기 중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공식 론칭한 스칸디나비안 현대주의 스타일 의류 브랜드 ‘시에로(Siero)’도 최근 20대 젊은이들 사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토종 의류 기업인 이랜드가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스탭(STAFF)은 시에로와 비슷한 스타일의 옷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랜드의 열한 번째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인 스탭은 단색 위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제로투세븐의 섀르반은 북유럽 스타일 아웃도어 캐주얼을 지향하고 있다. 유주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북유럽 스타일은 비교적 큰 유행을 타지 않게 옷을 디자인하기 때문에 실속파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반 아동복 시장에서도 북유럽 스타일은 가장 주목받는 디자인 콘셉트다. 국내 대표적인 의류 ODM(제조자 개발생산방식)기업 한세실업의 계열사인 드림스코가 론칭한 모이몰른은 북유럽 스타일 아동복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동시에 출시됐다. 한국, 중국 두 나라에서 동시에 출시한 유아복 브랜드는 모이몰른이 처음이다.
모이몰른은 ‘안녕 구름’이라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의 합성어로 자연 친화적이고 정서적 교감을 중시하는 북유럽 라이프 스타일을 담고 있다. 유아 의류, 출산용품, 유아 침구류, 육아용품 등을 팔며, 신생아부터 만 5세까지를 타깃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용백 드림스코 대표는 “실용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아 지역 엄마들의 마음을 담아 북유럽풍 디자인과 보들보들한 촉감의 소재로 옷을 만들었으며, 갓난아기부터 유아까지 면역에 약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만큼 아이 피부에 닿는 모든 내의류에 100% 항균·항취 기능 소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2, 3. 북유럽 스타일 의상은 따뜻하면서 자연친화적인 감성을 표현한다.
드림스코, 내년까지 한국 80곳·중국 30곳 오픈
드림스코는 내년까지 한국에서 80곳, 중국에서는 30곳의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6월19일 창원 대동백화점에 오픈한 1호 매장을 필두로 NC백화점, 홈플러스, 롯데마트, 뉴코아 아울렛 등 대형 유통업체와 가두매장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일단 연내 30곳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중국에서는 항저우 인타이(銀泰)백화점, 상하이 빠바이빤(八百伴) 백화점을 비롯해, 연내 5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김승환 드림스코 마케팅팀 과장은 “모이모른의 북유럽 감성코드는 중국 유·아동복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디자인 콘셉트”라면서 “유럽의 새로운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소화하는 중국 고소득층의 소비 취향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드림스코는 지난 2월 중국에서 열린 품평회 이후 20여개 백화점 및 대리점과 매장 오픈 상담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모이몰른’은 내의(內衣) 중심의 다른 유아 브랜드들과는 달리 외출복이 중심이다. 쉽게 말해 ‘보여주고 싶은 유아복’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 때문에 전체 구성도 외출복 65%, 내의 10%, 용품 2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