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8일 오후 7시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지하철 잠실역 1번 출구 밖으로 나서자 롯데월드몰 주변에 조성된 화단의 나무에 장식된 수많은 전구들이 밝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 롯데월드몰을 구성하는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건물 외벽도 갖가지 조명으로 존재감을 환하게 드러냈다. 그 순간 떠오른 느낌은 ‘불야성(不夜城)’이었다.
제2롯데월드는 총 투자비가 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최고층 건물로 이름을 올릴 123층,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동 등 3개 저층부 빌딩으로 구성된다. 3개 저층부 빌딩을 아울러 롯데월드몰로 부른다.
롯데월드몰은 관광, 식음,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여가활동 등 다채로운 체험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쇼핑몰이다. 이른바 ‘몰링(Malling)’을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여건을 갖춘 공간이다. 몰링은 복합 쇼핑몰에서 쇼핑을 비롯해 외식, 영화관람, 휴식 등 다양한 활동을 동시에 하는 소비형태를 일컫는 말이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된 후 제2롯데월드와 기존의 롯데월드어드벤처, 롯데캐슬골드가 연결되면 세계 5위 수준의 초대형 몰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도시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몰링 센터’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건축물이 있어야만 관심을 끌 수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말이다. 그는 대한민국 관광산업이 한 차원 높게 비상할 수 있는 도약대로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그의 숙원사업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으로 1단계가 성취된 셈이다.
- 2. 서울의 옛날 거리 모습을 재현한 테마 식당가 ‘서울 서울 3080’.
- 3. 롯데월드몰에 자리잡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수중생물을 만날 수 있는 수족관을 갖추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꿈’ 1단계 실현
지하철 잠실역 출구로 나서면 곧바로 에비뉴엘동과 마주친다. 에비뉴엘동은 국내 최대 명품백화점이다. 여느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국내외 20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뿐만 아니라 트렌드세터들이 주목하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 현재 가장 새로운 패션을 뜻함) 브랜드 매장도 다수 자리잡고 있다.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 매장은 국내 최대 규모다.
에비뉴엘동 1번 게이트로 들어서자 ‘퀸 오브 더 킹덤(Queen of the Kingdom)’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대형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여성 방문객들은 그 앞에서 연신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상당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에비뉴엘동은 매장 곳곳에 예술작품을 연상케 하는 장식물과 조형물을 설치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또 전체적으로 널찍한 동선을 확보한 데다 여러 곳에 휴식용 소파를 두고 있어 쾌적하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
에비뉴엘동 1층 안내 데스크 직원은 “7~8층에 롯데면세점이 있어서 외국인 고객들도 자연스레 명품 매장을 찾고 있다”며 “특히 중국인 고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에비뉴엘동은 지하1층, 1층, 5층, 6층에서 쇼핑몰동으로 연결된다. 한번 롯데월드몰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굳이 바깥으로 나갈 필요 없이 전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쇼핑몰동은 저녁시간임에도 꽤 많은 방문객들이 ‘몰링’을 즐기고 있었다.
쇼핑몰동 1층 ‘카페 스트리트’로 접어들자 한쪽에서 즉석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연기자들이 스크린 뒤에서 몸을 움직이면 그 그림자가 스크린 앞에 나타나는 이른바 ‘보디 섀도우 아트(Body Shadow Art)’였다. ‘타잔’이라는 제목의 공연이 펼쳐지자 방문객 50~60여명이 모여들어 숨죽인 채 관람했다. 젊은 연인, 노부부,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 등 다양한 부류들이 공짜 문화체험을 즐겼다. 공연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터졌다.
쇼핑몰동 5~6층에는 테마 식당가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 식당가는 크게 ‘서울 서울(SEOUL SEOUL) 3080’과 ‘29 스트리트(STREET)’ 두 곳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 서울 3080’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서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먹거리 테마공간이다. 5층에는 1930년대 종로 거리, 6층에는 1960~80년대 명동 거리가 재현돼 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위한 세트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서울 서울 3080’에는 전국 방방곡곡의 맛집들이 대거 입주했다. 1960년 의정부에서 국내 최초로 부대찌개를 선보인 주인공으로 유명한 ‘오뎅식당’은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에도 손님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심지어 대기석에서 기다리는 손님도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롯데월드몰 주소지인 ‘신천동 29번지 거리’에서 이름을 따온 ‘29 스트리트’는 세계 유명 레스토랑이 입점한 글로벌 외식 식당가다. 테마 식당가는 영업시간이 자정까지다. 늦은 밤까지 문을 열어 심야 몰링족을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상당수 매장이 적지 않은 손님들로 붐비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롯데월드몰은 지난 10월14일 개장 후 불과 한 달여가 지난 11월19일 현재 무려 393만여명의 누적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숫자는 방문객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가 나간 후 다시 입장하는 경우도 중복 집계한 것이다. 물론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집객(集客)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빨아들일지 자못 궁금하다. 롯데월드타워는 2년 후인 2016년 말쯤 준공될 예정이다.
롯데월드타워는 1~12층에 금융센터, 헬스케어센터, 여행서비스센터 등 원스톱 복합서비스 시설이 들어선다. 14~38층의 중층부는 프리미엄 오피스가 들어서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 지역본부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로서 쾌적하고 품격 높은 업무공간과 편리하고 다양한 지원 시스템 등 최상의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초고층 빌딩은 국가 관광산업의 핵심
또 42~71층에는 업무와 사교, 거주와 휴식을 겸하는 오피스텔이 자리잡는다. 고층부인 76~101층에는 국내 최고 높이의 6성급 호텔이 들어서며, 117~119층에는 세계 최고 높이의 ‘아트 갤러리’가 자리하게 된다. 특히 최고층부인 500m 높이에는 ‘스카이 123’이라는 이름의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의 화려한 야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롯데월드타워 최고층부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수 여행코스가 될 것이라는 게 롯데그룹 측의 기대다.
초고층 빌딩과 대규모 몰링 공간을 겸비한 제2롯데월드는 서울을 넘어 한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은 한 나라의 문화 및 경제의 상징물로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바로 그 상징성 때문에 국내외 관광객 유치 효과도 매우 크다. 세계 각국에서 초고층 빌딩 건설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의 해외 관광객 유치 효과는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 개장 후 그해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완공 4년 후 관광객 수가 1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말레이시아는 연간 2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191억달러의 관광수입을 벌어들이는 관광대국으로 성장했다. 대만 역시 ‘타이페이 101’ 완공 4년 후 관광객이 71% 증가했으며, 일본 도쿄 ‘스카이트리 타운’은 1년에 약 50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국내외 관광객이 연간 250만명가량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인근 유동인구는 연간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열면 상시 고용인구만 해도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제2롯데월드 개발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생산유발효과 및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약 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1월18일 롯데월드몰에서 전체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는 통상적으로 1년에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열린다.
강성두 롯데그룹 홍보실 수석은 “사장단 회의는 그룹 전략이나 사업상 의미가 큰 곳에서 개최해오곤 했다”며 “이번에 사장단 회의가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것은 그룹 전체 숙원사업의 현장에서 마음가짐을 새로이 다지자는 뜻이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