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험생들은 2015학년도 수능시험 이후 계속되는 수시모집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연말에 이어지는 정시모집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시모집은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데 대학마다 수능 반영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유리한 전략을 세워서 지원해야 한다.
- 지난 11월13일 서울 상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2015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지난 11월13일 서울 상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2015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5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자 수는 전년 대비 1만128명 줄어든 64만619명으로 1.6% 감소했다. 재학생은 1만4054명이 줄어든 반면, 졸업생은 3904명, 검정고시는 22명 늘어났다.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감소하던 졸업생이 늘어난 것은 올해 수능 시험이 쉽게 출제되고, 의대, 치대 모집 정원이 900여명 증가하면서 의대. 치대를 지원하려는 졸업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능 지원자를 분석해 보면 국어 B형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3만1963명 증가했고, 제2외국어·한문 지원자 수도 전년 대비 4509명 늘어났다. 제2외국어·한문 지원자 수가 증가한 것은 정시 수능 반영에서 제2외국어·한문을 사회탐구 한 과목으로 대체해 주는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자연계 수험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수학 B형 지원자는 16만2993명(27.0%)으로 2014학년도 16만8908명(27.4%)보다 감소했다. 이는 정시모집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수학 A형에 응시해도 지원 가능한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자연계 수험생 중에서 과학탐구에 응시하고 수학은 B형 대신 A형을 선택한 수험생들도 상당히 많은데 상위권 대학들은 자연계 모집 단위에서 반드시 수학 B형과 과학탐구에 응시해야 한다. 그러나 그 외 많은 대학들은 수학 A형에 응시해도 지원 가능하다. 자연계 수험생 중에서 과학탐구를 응시하면서 수학 영역은 학습 부담이 큰 B형보다 부담이 적은 A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많다.



정시모집 선발 인원 증가
2015학년도는 정시모집에서 12만8916명을 선발한다. 이는 4년제 대학 전체 모집 인원의 35%로 전년도(12만8085명)보다 증가했다. 전체 모집 인원 중에서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2012학년도 38%, 2013학년도 36%, 2014학년도 34%로 해마다 감소하다가 이번에는 소폭 증가했다.

2015학년도부터 대입전형이 수시모집 4개, 정시모집 2개로 간소화되면서 정시모집 정원이 다소 늘어났다. 서울대는 올해 정시모집 정원이 전년도보다 증가했지만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은 여전히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 정원의 70% 이상을 모집하고 있다. 따라서 2015학년도에도 정시모집을 통해 상위권 대학을 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시모집에서 최초 합격자뿐만 아니라 충원 합격자도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하고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여러 차례 충원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정시모집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2015학년도부터 정시모집 대입 지원 시의 혼선을 완화하기 위해 동일 모집 단위의 선발 인원을 분할(가나·가다·나다·가나다)해 모집할 수 없다. 다만, 모집 단위 입학 정원이 200명 이상인 경우 2개 군까지는 분할 모집이 가능하다. 따라서 지난해까지는 많은 대학들이 같은 모집 단위를 군별로 분할해 모집했는데 2015학년도부터는 같은 모집 단위는 한 개 군에서만 모집할 수 있다.

일부 대학은 정시모집 군이 달라졌다. 서울대를 포함해 최상위권 대학들의 군도 달라졌는데 서울대가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하면서 서강대도 올해부터 가군에서 모집한다. 그동안 서울대와 달리 가군에서 모집하던 연세대와 고려대는 서울대가 가군으로 이동하면서 나군으로 바꿨고 이화여대는 가군에서 그대로 모집한다. 나머지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가군과 나군으로 나눠 분할 모집을 한다. 같은 모집 단위를 분할 모집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모집 단위는 가군, 또 일부 모집 단위는 나군에서 모집한다. 입학 정원이 200명이 넘는 모집 단위는 가군과 나군으로 나눠 모집하기도 한다.

수능 반영 방법이 대학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별 수능 성적에 따라서 지원 가능 대학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대학별로 수능 반영 영역과 수능 성적 활용 방법 및 탐구 영역 반영 과목 수, 특정 영역 가산점 부여 여부 등을 따져서 수능 성적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전체 응시 영역 중에서 어떤 영역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지,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등을 면밀히 살핀 다음에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상위권 대학들은 자연계 모집 단위에서 수학 B형과 과학탐구에 반드시 응시해야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은 수학 영역은 A형과 B형,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수학 B형과 과학탐구를 선택하는 경우 일정 비율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따라서 수학 영역의 A형과 B형 및 탐구 영역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가산점 반영 여부와 반영 비율을 반드시 확인해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생부와 수능 성적으로 전형을 실시하고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에서는 면접ㆍ구술고사를 병행해 시행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수능을 포함한 전형 요소별 반영 방법을 잘 확인해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각 전형 요소별 반영 방법이 대학마다 다르고 같은 대학 내에서도 모집 단위에 따라서 다른 경우도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비중이 큰 데 수능은 대학마다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를 경우 지망 대학에 따라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진다.

수능 이후에는 대학별 고사를 시행하는 수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해부터는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수능시험 이전에 끝났다.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를 수능시험 이전에 시행한 대학도 있는데, 많은 대학들이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수능시험 이후에 실시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을 친 이후에 수능 가채점 결과에 따라 수능시험 이후에 계속되는 수시모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들은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에 수능 가채점 결과 수능 성적으로 정시모집에서 원하는 대학을 가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되면 논술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서 남은 수시 준비를 해야 한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이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다. 올해부터는 많은 대학들이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정시모집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경우도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이 낮기 때문에 사실상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수능 영역별 가중치를 확인해야 한다. 수능 성적 반영에서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적용하는 경우는 지망 대학에 따라서 유ㆍ불리 문제가 달라진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영역에,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경우가 많고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학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는 자연계뿐만 아니라 인문계에서도 수학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다. 지난 11월13일 치러진 이번 수능에서는 수학과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이 두 과목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인문계는 국어, 자연계는 과학탐구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들 과목이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학년도 정시모집 지원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최초 합격자뿐만 아니라 충원 합격자도 반드시 합격한 대학 중 한 개 대학에 등록을 해야 한다. 최근 들어 각 대학의 수시모집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대폭 줄어들었다.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줄어들면서 정시를 통해 대학을 들어가기는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


- 지난 11월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에서 2015학년도 수능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 지난 11월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에서 2015학년도 수능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각 대학별 모집 요강 철저히 확인해야
2013학년도와 2014학년도에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건국대가 106명에서 63명, 경희대는 95명에서 72명, 서강대는 140명에서 55명, 이화여대는 200명에서 34명, 중앙대는 237명에서 197명, 한국외국어대는 239명에서 119명, 한양대는 287명에서 116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반면 고려대는 161명에서 199명, 서울대는 41명에서 106명, 성균관대는 430명에서 498명, 연세대는 260명에서 284명으로 다소 증가했다. 2014학년도에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더 늘어난 대학은 수시모집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높았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일부 대학들은 수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수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은 정시모집에서 선발하게 되고 실제 정시모집 규모는 최초에 예정된 인원보다 다소 늘어난다. 수시모집에서의 미등록 충원 수준은 정시모집 경쟁률과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많은 대학은 정시 모집 합격선이 예상보다 내려가기도 했다.

둘째, 대학에서 발표하는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변환표준점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수능시험에서는 탐구 영역에서 선택 과목 간의 난이도 차이로 유리한 과목과 불리한 과목이 있게 마련이다. 선택 과목 간 난이도 차이로 생기는 유리함과 불리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대학에서는 탐구 영역 성적을 반영할 때 성적표에서 제공되는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를 활용해 대학별로 변환표준점수를 만들어서 적용한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12월3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지망 대학에서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경우 각 대학의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면 내 점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탐구 영역에서 아주 쉽게 출제된 과목은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할 경우 불리함이 다소 해소되지만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도 마찬가지 방법을 적용한다.

셋째,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유리함과 불리함을 확인해야 한다. 정시모집에서는 대학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다. 이 때문에 각 대학의 반영 비율을 적용했을 때 자신의 성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음 예를 보면 A와 B 학생의 수능 영역별 총점은 520점으로 같지만, 지망 대학에 따라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달라지면 최종 점수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이화여대,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모두 다르다.

이화여대는 모든 영역의 반영 비율이 같지만, 성균관대는 수학과 탐구의 반영 비율이 30%이고 국어와 영어는 20%를 반영한다. 서강대는 수학 반영 비율이 35%로 가장 높고, 탐구는 반영 비율이 15%로 낮은 편이다. 반면 중앙대는 수학 반영 비율이 35%로 아주 높은 데 비해서, 국어 영역은 15%만 반영한다. 이와 같이 대학마다 수능 영역별 반응 비율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자신의 점수를 잘 분석해서 어느 대학을 지원했을 때 가장 유리한지 찾아야 할 것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ydlee@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