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으로 인해 ‘감정노동(Emotional labor)’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는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과 대한항공 승무원들 사이의 일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진 병폐(病弊)라는 지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감정노동은 일부 서비스 직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다양한 직종과 계층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항공 사건을 비롯해 포스코 라면상무 사건, 남양유업 대리점주 폭언 사태에서부터 최근의 경비원 자살 사건,
백화점 갑질 모녀 논란 등 감정노동과 관련된 사건들이 해마다 터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서비스 직종 종사자들은 위험한 수준의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서비스업에 근무하는 사람은 약 938만명이다(2014년 말).
여기에 자영업자 800만명을 합하면 약 1800만명이 감정노동자로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체 근로자 2500만명 중 70% 이상이 감정노동자인 셈이다. 직종을 불문하고 대다수의 직장에서 구조적으로
‘갑을(甲乙) 관계’를 안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감정노동의 심각성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자살 문제 또한 감정노동의 심각한 폐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처가 아닌 예방(豫防)이 시급하다. 과연 우리 사회 감정노동자들의 실태는 어느 정도인지 들여다봤다.

라면상무 사건을 기억하는가. 2013년 4월 포스코에너지의 한 상무가 미국으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라면이 덜 익었다며 잡지로 승무원의 얼굴을 때린 사건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당시 비즈니스클래스에 탔던 A 상무는 처음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비행기표 예약을 하면서 ‘옆자리를 비워 달라’고 요구했던 그는 옆자리에 다른 승객이 있는 것을 보고는 다짜고짜 욕설을 내뱉으며 당장 다른 자리를 내놓으라고 위압적으로 요구했다. 여승무원은 다른 승객이 모두 탄 다음 빈자리가 있으면 안내해 드리겠다고 응대했지만, 이 승객은 막무가내였다. 욕설과 함께 당장 다른 자리를 알아보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자리로 안내했지만, 하필 근처에 같은 회사의 상무가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그냥 자기 자리에 앉겠다고 번복했다. 그러더니 좌석 위의 짐칸을 열어보고는 다른 손님의 짐이 들어있자 또다시 심한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여승무원이 “죄송합니다” 하고 다른 짐칸을 안내했지만 그는 욕을 멈추지 않았다. 행패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기내식이 나오자 죽이 없다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젓가락으로 밥을 뒤적거리면서 설었다고 생트집을 잡았다. 기내식을 급히 바꿔 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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