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雪原)에서 샷을 날리는 기분은 겨울 골프의 색다른 재미이다. 추운 겨울 날씨에는 골프를 즐기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추위를 감수할 수 있다면 ‘스노골프(Snow golf)’는 어떨까. 가평 아난티 클럽에서 열린 ‘발렌타인 스노골프’를 지난 1월9일 체험해 봤다.

 

“저는 골프를 한 번도 안 쳐봤는데 할 수 있을까요?”

티오프를 앞두고 한 참석자가 약간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클럽 관계자는 자신 있게 답한다.

“물론입니다. 골프를 못 치시는 분들도 겨울 스포츠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바로 스노골프입니다.”

‘스노골프’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분야다. 스노골프는 일반 정규 잔디의 골프장보다는 30% 정도 짧은 코스에서 총 9홀 규모로 진행되는 겨울 스포츠다. 기원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니르(Aert van der Neer)의 그림에서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인기 겨울 스포츠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에는 유럽 및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매년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스노골프 대회 및 월드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다.

- 설경을 감상하며 라운딩을 할 수 있는 것은 스노골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얼음 위에서 하는 퍼팅은 잔디 그린 위에서와 전혀 다른 감으로 해야 한다.
- 설경을 감상하며 라운딩을 할 수 있는 것은 스노골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얼음 위에서 하는 퍼팅은 잔디 그린 위에서와 전혀 다른 감으로 해야 한다.

- 라운딩 도중 그늘집에서는 ‘발렌타인17 핫초코’와 ‘발렌타인17 시트론’ 등 위스키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 라운딩 도중 그늘집에서는 ‘발렌타인17 핫초코’와 ‘발렌타인17 시트론’ 등 위스키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스노골프는 일반 골프와 똑같은 방식이지만, 말 그대로 눈 위에서 라운딩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 홀 길이는 보통 잔디 홀보다 20~30% 정도 짧고 18홀이 아닌 9홀로 진행된다. 단단하게 얼린 페어웨이가 아닌 눈이 수북하게 쌓인 지역에 공이 떨어지면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린은 화이트라고 불리는데 화이트는 공이 가능한 한 부드럽게 구를 수 있도록 매일 저녁 결빙시켜 놓는다. 그러나 코스를 다니다 보면 얼음이 파이게 마련. 때문에 스노골프는 지면이 고르지 못해 실력보다는 다소 운이 영향을 미친다. 경기 방식은 파, 버디 개념이 없고 타수가 가장 적은 사람이 이긴다.

단단하게 다지고 얼린 눈밭에서 라운딩 하는 색다른 기분은 골퍼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컬러공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흰공은 눈 위에서 찾기가 매우 어렵다. 컬러공 또한 눈 속에 파묻히는 경우 찾는 데 애를 먹을 수는 있다. 윤은주 페르노리카코리아 마케팅 차장은 “스노골프를 처음엔 생소해 하던 분들도 한번 라운딩을 해보신 후엔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들 하신다”고 설명했다.

‘발렌타인 스노골프’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슈퍼 프리미엄 위스키 발렌타인(Ballantine’s)이 진행하는 골프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난 2013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선보였다. 가평 아난티 클럽에서 올해 세 번째로 열리는 ‘발렌타인 스노골프’는 1월8일부터 31일까지 총 23일 동안 진행된다. 아난티 클럽은 클럽하우스가 좋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라운딩 도중 그늘집에서 ‘발렌타인17 핫초코’와 ‘발렌타인17 시트론’ 등 위스키 칵테일을 즐길 수도 있다.

설경(雪景)을 감상하며 라운딩을 할 수 있는 것은 스노골프의 가장 큰 매력이다. 티샷을 위해 올라섰는데 흰 눈으로 뒤덮인 페어웨이가 시야에 가득 찬다. 스노골프의 진정한 재미는 두 번째 샷부터 시작된다. 티샷은 사실 일반 골프의 티샷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샷부터는 눈 위에 올려진 공을 날려야 하니 그 느낌부터가 생소하다. 얼음 위에서 하는 퍼팅 역시 잔디 그린 위에서와 전혀 다른 감으로 해야 한다. 조금만 굴려도 힘차게 굴러가거나 얼음 위의 굴곡에 따라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퍼팅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난티 클럽 관계자는 “대부분의 그린이 ‘아리 그린(홀컵을 중심으로 오목한 모양)’ 형태로 되어있어 그린 위에만 공을 얹으면 대부분 홀컵 근처까지는 공이 굴러 간다”고 설명했다.

파3홀인 2번 홀은 그린을 깔때기 모양으로 조성해 그린에 올리기만 하면 홀인원 가능성이 높은 홀이다. 5번 홀에서는 그린에서 보이지 않는 랜덤 홀 컵 2개를 조성해 소소한 재미를 준다.

클럽하우스 내 야외수영장은 스노골프 기간 아이스 퍼팅장으로 변신해 매일 낮 12시부터 2시까지 아이스 퍼팅 대회가 열린다. 스노골프 기간 중에는 매일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라운딩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아난티 클럽에는 스노골프 외에도 디스크골프, 스노 트레킹, 아이스피싱 등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스노골프 아니더라도 가족 단위 여행객들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아난티 클럽의 클럽 하우스. 고급스러운 시설로 골퍼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 아난티 클럽의 클럽 하우스. 고급스러운 시설로 골퍼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스노골프시 주의해야 할 점]

▲ 얼음 위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방심하면 넘어질 수 있다.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으니 이동 중엔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 바닥이 미끄러워 지지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정상적인 스윙보다 백스윙을 짧게 가져가는 대신 한 클럽 길게 잡고 치는 게 좋다.
▲ 눈 위를 걷다보니 골프화보다는 트레킹화를 신고 하는 것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