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자동차코리아는 2014년 한 해 동안 2976대를 판매했다. 한국 진출 이래 최대 판매 기록으로, 전년 대비 51.8% 증가했다.
수입자동차 평균 성장률인 25%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8.9% 증가해 18개월 연속 성장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한국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모델이 출시 됐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37% 이상을 차지한 1.6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한 D2라인업은 모두 1등급 연비를 갖추고 4000만원대의 매력적인 가격을 갖춰 젊은 층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최고급 세단인 S80의 인기가 가장 많았다. 2008년 볼보 전체 판매의 47%가 S80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입차의 고객층이 젊어지면서 이러한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 중년의 고소득자들이 과시용으로 중대형 세단을 구입했던 과거와 달리, 자신만의 개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이 주 고객으로 올라섰다는 얘기다.
스포츠 세단 S60과 프리미엄 5도어 해치백 V40은 더욱 젊어지고 있는 볼보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세련된 디자인에 1등급 연비, 그리고 매력적인 가격을 갖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단일 모델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457대가 팔린 V40 D2다.
이 대표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그 외의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도 볼보의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스웨덴을 대표하는 볼보,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 그리고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 등도 지난해 큰 성장을 이뤘다.
“이런 트렌드는 올해에도 이어질 겁니다. 수입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 4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비(非) 독일 브랜드의 약진이 더욱 돋보이는 한 해가 될 겁니다.”
그는 지난해의 바통을 이어 받을 모델로 크로스 컨트리를 지목했다. V40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 컨트리는 평일에는 일상적인 주행을 하다가 주말에 레저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차다.

“디자인 개선에도 많은 투자”
이 대표는 1994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했고 2002년 BMW코리아를 통해 수입차 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BMW코리아에서 2010년 세일즈 상무, 2013년 애프터 세일즈 상무를 지냈으며, 지난해 7월 볼보에 합류했다.
자동차는 모름지기 안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볼보가 바로 그런 자동차다. 1927년부터 지금까지 볼보는 언제나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수많은 안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자동차 안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볼보의 엔지니어인 닐스 볼린에 의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3점식 안전벨트는 지난 50년간 모든 운전자의 생명 지킴이 역할을 해 왔다. 볼보는 다른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3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했고, 오늘날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됐다.
이 대표는 “볼보는 2020년까지 볼보자동차를 타다가 다친 중상자와 사망자가 한 명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사고가 났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아닌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세계 최초의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를 비롯해 전방의 차량, 보행자, 그리고 자전거 이용자와 추돌 위험이 예측될 경우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인텔리 세이프’ 시스템 등이 그 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는 올해부터 오토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하고 일정 기준 이상의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에만 가장 안전한 차의 자격을 주고 있다. 볼보는 유럽브랜드 중 가장 많은 4종류의 차량이 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최근에는 안전 외에 디자인의 개선을 위해서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12년 7월 폴크스바겐에서 영입한 토마스 잉엔라트 부사장은 그동안 볼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디자인을 약속했다. 그는 “볼보의 디자인은 ‘바닐라(vanilla)’와 같이 나쁘진 않지만 특징이 없고 평범했다. 하지만 단언컨대, 볼보자동차의 평범한 날들(vanilla days)은 이제 끝났다”라며 볼보의 디자인 혁신을 선언했다.
성능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지난해 6월에 출시한 e-파워트레인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볼보가 안전하기만 한 브랜드가 아니라 이제 주행성능도 좋은 브랜드구나’라는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합니다. 신형 4기통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된 이 첨단 기술은 강력한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갖춰 경쟁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습니다.”
“AS 전 과정을 정비 직원이 담당할 것”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AS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그는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동시에 질적으로도 혁신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정비는 정비사가, 고객 응대는 접수 직원이 합니다. 하지만 볼보는 앞으로 접수부터 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정비 직원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바꿀 예정입니다. 차의 문제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것도 정비 직원이고, 정비를 마친 다음 고객에게 만족할만한 설명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정비 직원이기 때문이죠.”
한국 자동차 시장은 비록 규모는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작지만, 최근 100만대 고지를 돌파하며 지난 10년간 6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했다. 또 한국 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하고 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이해 수준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아시아 시장을 리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봤다.
그는 “올해 목표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성장한 4000대”라며 “이를 위해 전시장과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는 물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 목표를 꼭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