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틀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일 중 하나다. 반대로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것은 가정과 개인 간 심각한 불화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 ‘서초동 삼신할매’로 불리며 난임 환자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강명자(姜明孜) 꽃마을한방병원 원장은 국내 난임(難妊) 치료 일인자다. 국내 1호 여성 한의학박사이기도 한 강 원장은 “의학적으로 만 49세 이전 여성은 누구나 임신이 가능하다”며 “아이를 갖기 위해서는 몸도 건강해야 하지만 마음가짐도 바르고 긍정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 강명자 꽃마을한방병원 원장은 “산모의 기초체력부터 끌어올리는 것이 난임 치료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 강명자 꽃마을한방병원 원장은 “산모의 기초체력부터 끌어올리는 것이 난임 치료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가정주부 김지선(가명)씨는 지난 2008년 결혼 직후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았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치료는 했지만 처음 가진 아이를 유산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후 아이를 갖기 위해 김씨는 인공수정 3회, 시험관아기 2회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던 김씨는 친척의 소개로 지난 2013년 10월 서울 서초동 꽃마을한방병원을 찾았다. 계속된 화학치료로 인해 내원 당시 김씨의 몸과 마음은 최악의 상태에 있었다. 3개월이 지나도록 생리를 하지 않는가 하면 인중(人中·코와 입 사이)색도 짙어지는 등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해야 했다. 우선, 꽃마을한방병원 의료진은 꾸준한 운동과 치료를 통해 환자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치료 직후부터 매월 자연스럽게 생리를 하더니 얼마 못가 쌍둥이를 임신한 것이다. 김씨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임신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말 자연분만을 통해 건강한 쌍둥이를 낳았다. 

국내 첫 여성 한의학박사 출신
강명자(姜明孜) 꽃마을한방병원 원장은 국내 한의학계에서 독보적인 인물이다. 1972년 덕회당한의원을 개원한 이후 병원 이름은 강명자한의원, 꽃마을한방병원으로 바뀌었지만 부인과 질환 치료부문에서는 여전히 놀라운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제1호 여성한의학박사인 강 원장의 지난 1985년 경희대 박사학위 논문은 <승금단이 난소기능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난임 치료에 있어 강 원장은 국내 최고 권위자다. 지난 40여년간 그녀는 수만명의 난임 환자들에게 ‘임신’을 선물했다. 꽃마을한방병원에 따르면, 1~2년간 임신이 되지 않아 내원한 33~43세 여성 환자 중 75% 이상이 1~3개월 내 자연임신에 성공했다. 강 원장은 “병원을 찾는 상당수 여성 환자들이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신이 불임(不妊)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진단해보면 몸의 밸런스가 무너져 생긴 난임(難妊)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강 원장을 비롯해 꽃마을한방병원은 몸과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아 자연임신을 하도록 한다.

한방을 활용한 접근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거의 없다.

“양방에서 자주 사용하는 시험관 아기라는 게 대부분 화학적인 방법이에요. 정자나 난자는 물론 산모 모두에게 적잖은 스트레스를 줄 수 있죠. ‘서초동 삼신할매’라는 별명이 붙은 뒤로부터 저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양방 병원에서 불임판정을 받은 환자가 대부분이에요. 솔직히 말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치료가 쉽지 않은 분들이죠. 하지만 언제나 방법은 같습니다. 무너진 몸과 정신의 균형을 바로 잡고, 기초체력을 끌어올리는 것부터 시작하죠. 그러면 분명 효과는 나타납니다.”

꽃마을한방병원을 찾는 환자는 우선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한방난임검사를 받는다. 적외선으로 체열을 촬영하는 검사를 통해 손, 발 등 말초신경의 순환과 하복부의 냉증 등 체내 열 분포부터 살핀다. 실제로 꽃마을한방병원이 지난 3년간 병원을 찾은 난임 환자를 조사한 결과, 21.1%가 자궁이 차가워서였고,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원인인 경우는 10.9%를 기록했다. 시험관 시술 실패와 배란장애는 똑같이 9.4%였으며 유산 때문인 경우는 8.7%였다. 반면, 원인 불명인 경우는 10.7%를 차지했다. 

생혈구를 분석하는 검사도 진행된다. 한방에서 기(氣)와 혈(血)은 맑고 깨끗해야 한다. 그래야 몸 속 구석구석까지 피가 잘 돈다. 혈구 세포의 형태와 움직임이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강 원장은 혈액의 상태는 임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어혈(瘀血)의 반응, 혈액이 부족한 혈허(血虛) 등도 꼼꼼히 따진다. 강 원장은 “혈소판 등이 많이 함유된 혈액은 말초혈관을 막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몸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 몸 주위 부분에서 반응을 살펴보는 검사인 자동팔강(八綱)진단도 실시된다.

“실제로 난임 환자를 검사해보면 머리 쪽 부분의 전기 반응이 낮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뇌도 심장처럼 호흡을 하거든요. 그런데 머리 쪽 반응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죠. 뇌는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량의 20%를 쓰기 때문에 머리 쪽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이 잘 돌아야 합니다. 저희 한방병원 내 치과를 두고 있는 것도 턱관절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입니다. 턱관절이 좋지 못한 분들이 대체로 두뇌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거든요.”

- 강명자 원장은 “난임 치료는 예술로 치면 ‘종합예술’에 가깝다”고 말했다.
- 강명자 원장은 “난임 치료는 예술로 치면 ‘종합예술’에 가깝다”고 말했다.

기능·구조·정신 등 3가지 치료 병행해 성공
대안으로 강 원장이 선택한 치료법은 추나요법이다. 강 원장은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몸의 밸런스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뒤틀어진 골반을 바로 잡는 일도 자연임신에 있어서 중요한 치료법이다.

강 원장은 약침과 태극침법, 뜸도 치료에 적극 활용한다. 최근 들어서는 미세한 직류전기를 활용한 SI기법 치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I기법은 신경, 뼈와 관절, 장기의 조직변성, 유전자 노화로 인해 소모되는 생체활성 전류를 바로잡아 신체활성을 일으키는 직류자기 치료다. 강 원장은 “지구의 위쪽 북극은 양극, 아래쪽 남극은 음극이기 때문에 잠잘 때 머리를 북쪽으로 두면 같은 양극끼리 만나 힘이 빠진다”며 “잠잘 때 머리 베개는 남쪽이나 동쪽으로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액세서리의 경우 머리 쪽에는 양(+)의 성질을 갖는 금이나 백금은 피하고 왼팔에는 금으로 된 시계나 팔찌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꽃마을한방병원이 난임 치료에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기능적, 구조적 치료와 함께 정신적 치료를 병행해서다. 침, 뜸, 전기요법 등이 기능적 치료라면 추나요법 등은 구조적 치료다. 아울러 정신적 치료도 이와 비슷하게 중요하게 여긴다. 강 원장은 “임신 성공 여부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꽃마을한방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나는 이제 곧 건강한 아기가 생긴다 △나는 엄마(아빠)가 될 몸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우리 부부 사이에 가장 좋은 아기가 생긴다 등의 글을 하루 두 번 20번씩 읽도록 권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최면치료법도 사용되고 있다. 

강 원장은 1호 여성 한의학박사라는 이력 외에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의료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1995년 전 재산을 들여 비영리 의료재단 ‘명경의료재단’을 세웠다. 그가 이러한 결심을 하기까지는 남편인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조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단 이름은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황 명예교수는 현대 자유주의 철학의 대가로 꼽히는 존 롤스의 ‘정의론’을 1970년대 국내 처음 소개한 철학자다. 황 교수와 강 원장은 대학졸업 후 서울 모 영어학원에 다니던 중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두 사람을 맺어준 이는 영어학원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강사였다. 

황 명예교수가 부인 강 원장과 뜻을 합쳐 비영리 의료재단을 세운 것은 개인보다 사회를 우선시하는 ‘사회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꽃마을한방병원과 꽃마을산부인과, 꽃마을경주한방병원, 꽃마을종합검진센터, 꽃마을치과 등을 소유하고 있는 명경의료재단에서 황 명예교수는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모태인 꽃마을한방병원(1996년 설립)은 한방과 양방 간 협업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적인 예로 꽃마을한방병원은 한방치료와 시험관 시술을 병행해 일반 산부인과의 경우 평균 30%에 그치고 있는 시험관 시술 성공률을 45%까지 끌어올렸다.

또 지난 2010년 2월 미국 하버드대학과 공동으로 <원인불명의 불임 환자 치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SCI급 등재 학술지(Journal of Alternative & Complimentary Medicine)에 기고했다. 이 연구에서 꽃마을한방병원은 원인불명 불임환자를 치료해 자연임신율을 60% 이상까지 끌어올려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현재 꽃마을한방병원에는 한방부인과, 한방재활의학과 외에 △소아·청소년 △비만 △스포츠 △보양 △통증 △소화기 △해독정화 클리닉이 개설돼 있다.

- 강명자 원장이 원장으로 있는 꽃마을한방병원은 한방치료와 시험관 시술을 병행해 평균 30%에 그치고 있는 시험관 시술 성공률을 45%까지 끌어올렸다.
- 강명자 원장이 원장으로 있는 꽃마을한방병원은 한방치료와 시험관 시술을 병행해 평균 30%에 그치고 있는 시험관 시술 성공률을 45%까지 끌어올렸다.

“난임 치료는 종합예술 성격의 의술”
천년 고도인 경북 경주의 전통 한옥에 들어선 꽃마을경주한방병원에서는 한·양방 협진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현재 꽃마을경주한방병원은 대한민국 보건관광 제1호로 지정된 병원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의 한방병원을 인수한 건데, 솔직히 수익만 생각했다면 그러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에 최첨단 우리 한의학 의술이 총결집된 한방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시간되면 한번 가보세요. 암환자 치유를 돕는 자연치유센터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강 원장은 “난임 치료는 예술로 치면 ‘종합예술’에 가깝다”고 말했다. 강 원장의 설명이다.

“환자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법이 동원되죠. 치료의 노하우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예전만 해도 어른들이 며느리나 딸이 쉽게 임신을 하지 못하면 한약 한 제(탕약 스무 첩) 달여 먹고 노력해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건 의학적으로 정말 중요한 부분이에요. 한방에서 보는 난임 치료의 기본은 우리 몸의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되거든요. 가령 양방에서는 시험관 시술시 난자 채취를 위해 자연배란주기를 이용하거나 과배란 유도제를 사용해요. 그런데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 병원은 치료 전 몸의 균형을 바로 잡아 장부(臟腑)의 기능을 보강하고 생식기능을 강화시켜 부작용을 최소화시킵니다. 우리 한방은 환자의 기(氣)까지 고려하며 치료하니 얼마나 대단합니까. 환자들이 이걸 알아줘야 해요.”

서울 서초동 꽃마을한방병원 5층 진료실 입구 좌우에는 갓 태어난 신생아 손발 조형물(造形物)이 12개씩 나란히 걸려 있다. 조형물을 바라보며 강 원장이 밝게 웃었다.

“하나같이 애틋한 사연이 있는 신생아들이에요. 일반 산부인과에서 불임 판정을 받고 우리 병원을 찾은 산모들에게 태어난 아이들이죠. 모든 남녀는 태어날 때 주어진 자생력에 의해 누구나 아기를 가질 수 있어요. 살면서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생활, 운동부족, 유해한 환경 때문에 자생력이 약화될 뿐이죠. 제 사전에 불임이 없다는 건 여기 걸린 이 조형물들이 말해줍니다.” 

 

▒ 강명자 원장은…
1948년 서울 생, 72년 경희대 한의과대 졸업, 85년 동(同) 대학원 한의학박사, 72년 덕회당한의원(이후 강명자한의원, 꽃마을한방병원으로 개칭) 개원, 96년~현재 꽃마을한방병원 원장, 98~2000년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저서: <아이를 낳읍시다: 불임, 한방으로 고친다>, <딸에게 들려준 엄마의 성공이야기>, <강명자 박사의 한방 불임 치유법>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