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5일 아침 발리 덴파사르 공항행(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6시간 여 하늘을 날자, 차창 밖으로 후덥지근한 아열대의 날씨가 느껴진다. 공항에서 차로 20여분 달려 도착한 곳은 발리의 대표적 휴양지인 누사 두아(Nusa Dua) 지역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는 ‘더 물리아, 물리아 리조트&빌라(물리아 발리)’다. 물리아 발리는 지난해 미국 콘데나스 트래블러(Conde Nast Traveler USA 2014)가 선정한 전 세계 톱 리조트(Top 3 Hotels & Resort in the World)와 아시아 최고의 비치 리조트(No.1 Beach Resort in Asia)로 꼽힌 세계 최고급 리조트다.
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한 이들 중엔 한국인 스태프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한국인인 보나와 맥스 지배인은 “어서 오세요, 여기 묵으시는 동안 가능한 한 물리아의 많은 것들을 체험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라며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물리아 발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물리아 그룹(Mulia Group)에서 운영하고 있는 최고급 리조트로, 2012년 12월 문을 열었다. 건축 설계 부분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춘 물리아 그룹은 완벽한 럭셔리 호텔을 콘셉트로 해 물리아 발리를 만들어냈다. 이곳은 오픈 당시부터 ‘6성급 리조트’로 입소문 났던 곳이다.
보나 지배인은 “물리아의 세 가지 가치는 시설과 식음료, 그리고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물리아에서 묵는 내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약 29만7500㎡(약 9만평)의 대지 위에 만들어진 물리아 발리는 발리에 있는 리조트 중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각기 다른 세 가지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111개의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호텔식 시설인 ‘더 물리아(The Mulia)’, 526개의 객실로 구성된 가족 단위의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인 ‘물리아 리조트(Mulia Resort)’, 그리고 108개의 개인전용 풀이 있는 단독 빌라로 이뤄진 ‘물리아 빌라(Mulia Villas)’. 연인과 함께이건, 가족과 함께이건, 나홀로 여행이라도 물리아에서라면 불편함이 없다.
이곳에서 묵은 방은 ‘더 물리아’의 스위트 룸 객실이었다. 객실 전면에는 ‘더 오아시스(The Oasis)’ 풀이 넓게 펼쳐져 있고, 풀은 바로 바다로 이어진다. 발리의 전통 여인상인 대리석 조각상들이 서 있는 더 오아시스 풀은 물리아에서 가장 사진이 멋지게 나오는 곳 중 하나다. 리조트 곳곳을 소개하면서 맥스 지배인은 “언제 수영장에 한번 빠져볼까 궁리 중입니다”는 농담을 던졌다.
매일 아침 해변을 따라 조깅하거나 산책하는 이들의 풍경이 여유로웠다. 더 물리아 모든 객실의 발코니엔 자쿠지(Jacuzzi) 시설이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반신욕을 즐길 수도 있다. 음악과 함께 캔맥주 하나를 옆에 두고 따스한 물에 몸을 담그는 호사를 이곳에서 맘껏 누릴 수 있었다.
더 물리아에 묵는다면 1층 ‘더 라운지(The Lounge)’의 조식 메뉴인 ‘오트밀(Oatmeal)’과 ‘크랩케이크(Crabcake)’를 먹어보자. 전날 밤 과음을 했다면 육개장도 준비돼 있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딱 맞을 만큼 칼칼하고 개운하다.
물리아 발리에는 9곳의 레스토랑과 바가 있다. 새로운 음식을 맛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뷔페식 레스토랑인 ‘더 카페(The Cafe)’에는 한식 코너도 있다. 한국인 셰프가 갈비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발리에서 이미 유명해져 다른 리조트 손님들도 많이 찾아오는 더 카페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요리가 섹션별로 나뉘어 제공된다. 디저트 메뉴만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오션 풀 앞의 ‘솔레일(Soleil)’ 레스토랑에서는 일요일에만 즐길 수 있는 브런치 뷔페가 특히 인기 있다. 이탈리안, 프렌치,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콘셉트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프리미엄 등급의 육류와 해산물, 그리고 셰프 특선 단품 요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몸이 찌뿌듯하다면 카약, 테니스, 다이빙, 스노클링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무료로 즐길 수도 있다. 특히 모닝요가와 아쿠아로빅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근사한 일출을 바라보며 해변에서 즐기는 모닝요가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체험하기 힘든 물리아의 숨은 보석이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바로 ‘물리아의 서비스’다. 24시간 내내 대기 중인 버틀러(butler)는 고객 한명 한명에게 편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여분의 전기 콘센트가 필요해 버틀러를 불렀더니, 전기 기술자가 ‘짠’하고 나타나 주었다. 리조트 내를 둘러보는 동안 계단을 지날 때마다 “계단 조심하실게요”라고 말해주던 보나와 맥스 지배인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