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냉연사업 합병으로 일관제철소 가동체제를 갖춘 현대제철이 고급강 개발 및 신사업 진출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6년 국내 최초의 민간자본 제철소 건설을 시작한 현대제철은 2013년 3고로 완공까지 총 9조8845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종합 철강회사로 떠올랐다.
지난 2월 현대제철은 계열사들과 현대자동차그룹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부특수강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초고장력 강판과 같은 차세대 자동차 강판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특수강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협력체제를 갖췄다. 이와 함께 자동차 외판과 부품 소재까지 모두 공급하는 자동차 소재 전문제철소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게 됐다.

2016년 양산 목표 특수강공장 건설 순항
현대제철은 2014년 4월 당진에서 특수강공장 착공식을 갖고 내년 2월 양산을 목표로 연산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특수강공장은 당진제철소 내 24만7500㎡ 부지에 8400억원을 투입해 고도화된 정밀압연 설비를 갖추게 된다. 또 제강공정에 고로 쇳물(용선)을 활용해 봉강 60만톤, 선재 40만톤 등 연산 100만톤 규모의 고청정 특수강 소재를 생산하게 된다. 특수강공장은 엔진 및 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의 필수 소재인 차세대 특수강을 생산함으로써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당진 특수강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제철은 연산 50만톤 규모의 기존 포항공장 특수강 설비를 포함,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된다. 특히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용 부품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를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의 미래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자동차 개발의 트렌드가 경량화·친환경으로 이동함에 따라 차세대 자동차 설계에 최적화된 고강도·경량화 강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만 총 94종의 자동차용 강판을 개발, 현재 생산되는 완성차의 강종(鋼種) 99%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1295억원을 투자해 당진 2냉연공장에 아연도금강판 및 초고강도 알루미늄도금강판 생산설비를 신설하고 오는 2016년 양산을 시작, 연간 50만톤의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할 계획이다. 자동차 판매량 증대에 따른 자동차용 고강도강판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제철은 향후에도 중장기적으로 고강도를 달성하면서도 성형성(成形性)을 높인 고망간강, 알루미늄을 첨가해 무게를 대폭 줄인 초고강도 경량강판, 내식성(耐蝕性)을 높인 아연망간도금강판 등 차세대 자동차강판의 선행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기술연구소를 확대개편하고 연구개발(R&D) 역량을 대폭 강화해 시장대응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장지향적인 사업체계를 구축하고 현재 3개동(棟)으로 운영 중인 기술연구소를 4개동으로 확대한다. 연구인력은 2017년까지 7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신규 기술연구소 내에 자동차강재센터와 에너지강재센터를 신설해 기술분야에 대한 고객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건축구조물용 고성능 H형강 판매 확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건축구조물용 고성능 강재인 ‘압연 H형강’(이하 SHN) 분야에서는 현대제철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SHN 수요는 개발 직후인 2006년 400톤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3만톤까지 급팽창했다. 올해는 물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고성능 H형강 제품인 SHN은 내진(耐震)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에너지 흡수능력, 변형능력, 용접성, 내(耐)충격성 등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건축구조기준(KBC)에서는 지진에 견디기 위한 특정 골조에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을 정도로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SHN은 지난 2005년 현대제철이 독보적인 전기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개발, 국내외에 가장 먼저 공급했다. 현대제철의 SHN 제품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김천 한국전력기술 사옥 등 국내 대형 건축물뿐 아니라 콜롬비아 보고타 석탄화력발전소, 필리핀 아레나 콘서트홀,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등 해외 프로젝트 건축물에도 적용됐다.
황원상 현대제철 홍보과장은 “SHN은 건축물의 고층화·대형화를 가능하게 할뿐만 아니라 지진·강풍·폭설 등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고성능 강재”라며 “현대제철은 앞으로도 내진 안전성·용접성·충격성능이 뛰어난 고성능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H형강 시장은 수입제품의 대량유입으로 우리나라 제조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에 유입된 수입 H형강은 90만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수요의 30%에 가까운 양이다. 여기에다 저가 부적합 제품의 사용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마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