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상호금융이 올해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고객만족 실천과 신뢰구축 경영이 최우선 목표다.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금융회사의 기본이자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에서다.
농협상호금융은 지역 농·축협의 금융사업을 일컫는다. 농업인의 ‘주거래은행’인 셈이다. 시중은행을 찾기 어려운 읍·면 단위까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전국 1151개 농·축협이 운영하는 상호금융 점포수는 4578곳에 이른다. 국민은행의 4배 수준이다. 울릉도를 비롯해 도서·산간 지역까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서울에도 231곳의 점포가 있다.
상호금융은 1969년 과거 농촌에 만연했던 농민의 고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지역농협에 금융사업을 허용하면서 출발했다. 상호금융은 상호부조적 자금지원에다 정부의 영농자금을 농가에 연결해주는 기능을 더했다. 은행과는 달리 신탁·펀드 자금이나 국민주택기금은 취급하지 못한다.
상호금융의 예수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45조3852억원에 달한다.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크다. 시중은행 1위인 국민은행의 예수금이 232조원 수준이다.

고객불만, 금융사고 예방에 최선
상호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으로 농협은행과 분리됐다. 농협중앙회 신용 대표이사 산하의 사업본부에서 독립된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농협중앙회는 지역 농·축협의 상호금융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상호금융은 신뢰구축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3월4일 ‘고객불만·금융사고 제로(0)화’ 추진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허식 대표를 포함한 전 임직원은 단기간 내 고객불만과 금융사고 제로화를 이뤄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금융회사로 거듭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상호금융은 지난 2월부터 ‘민원예방 및 사고방지 종합대책 TF팀’을 발족하고 총 4개 부문 21가지 세부실천과제를 도출해서 전국 1161개 농·축협을 대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고객불만과 금융사고 제로화는 고객 불만사항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는 관리체계 구축, 고객만족 및 정보보호 교육 확대, 금융사고 위험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방지하는 시스템 마련, 고객 피해예방을 위한 금융사기 탐지·모니터링 기능 강화 등 세부적으로 추진된다.
박경배 농협 상호금융수신부 차장은 “지난해부터 이상거래탐지시스템과 NH안심보안카드 도입, 대포통장 감축 등에 힘쓴 결과 농·축협 고객의 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상호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고객의 거래정보를 수집해 이상거래를 탐지·차단하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3월 말까지 약 3만2000건의 의심거래를 차단하는 등 고객 피해 예방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또 보안카드가 유출되더라도 카드실물 없이는 전자금융거래가 불가능한 ‘NH안심보안카드’를 지난 4월2일 출시해 보안성이 한층 강화된 전자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금융사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영업현장의 대응도 한층 신속해졌다. 올해 들어 금융점포를 찾은 사기범을 9명이나 현행범으로 검거하는 데 일조했으며, 피해예방금액도 2억5000만원에 달한다.
금융사기 수단이 되는 대포통장도 두드러지게 줄어들었다. 2013년 말 기준 전체 대포통장의 41.55%가 농·축협 통장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 3월 말까지의 비중은 5.4%로 대폭 낮아졌다.
신뢰구축 경영을 위해 상호금융은 은행 수준의 건전성 달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연체율 1%대 진입이 목표다. 지난 3월13일에는 올해 첫 ‘자산건전성 강화TF’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성근 농협 상호채권관리단 과장은 “지역 농·축협은 지난해 말 통계작성 이후 최저인 2.37%의 연체율을 기록했다”며 “TF회의에서는 올해 시중은행 수준인 1%대 연체율을 달성하기 위한 건전성 강화방안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식 대표를 비롯해 중앙본부와 지역본부 상호금융 담당 부·단장이 참석해 채권관리 전망과 추진계획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저성장·저금리 장기화와 저출산·고령화 등의 사회적 요인이 부동산 담보대출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부실채권 조기 감축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금리 높고 다양한 비과세 혜택 상품 갖춰
상호금융은 농협만의 특색을 살린 금융상품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호금융이 지난 3월3일 출시한 ‘2015 복꾸러미 사은예금’이 한 달여 만에 판매 10조원, 가입좌수 46만좌를 돌파했다. 2015 복꾸러미 사은예금은 농·축협 고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특별히 기획된 한시특판상품이다.
상호금융의 최대 매력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이자소득세(14%) 비과세혜택상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민도 인근 지역농협에 1000~1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준조합원 자격을 얻으면 농협상호금융의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농자재를 구매하는 고객이 대출한도 우대를 받고 농촌에 거주하는 부모와 도시에 거주하는 자녀가 금융거래를 할 경우 금리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허식 대표는“앞으로도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