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로 일하면서 자산가들을 만나보면 많은 이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세목은 상속세 및 증여세였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유는 무엇보다 최고세율 50%에 따른 과중한 세 부담과 사후에 납세의무자인 가족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우리나라 특유의 유교문화적인 가치관 등이 있을 수 있다. 상속세를 줄일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가치가 낮아진 재산은 사전증여하라
모 상장회사의 대주주가 회사와 관련된 헛소문으로 폭락한 보유 회사 주식을 자녀에게 주당 5000원에 증여하고 그로부터 6개월 후 돌연사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곧 해당 소문은 잘못된 정보임이 드러나면서 회사 주식 가치는 대주주 사망 당시 주당 1만원으로 올랐다. 현행 세법에서 대주주의 상속세를 계산할 때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은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 증여한 재산이다. 때문에 이 주식은 대주주의 상속세 신고 대상자산에 포함되며 그 가액은 상속 당시 1만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여 당시의 가액인 주당 5000원으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로 많은 상장회사의 대주주들이 2008년 금융위기 등 외부 요인에 의해 회사의 주식가치가 폭락했을 때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배우자 및 자녀 등에게 증여한 바 있다.
회수가 힘든 대여금 및 투자금에 유의하라
자산가라면 한두 번 이상은 주변으로부터 투자권유나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은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상속세 신고를 했던 한 자산가는 평소 알고 지냈던 고향 후배로부터 골프장 투자 명목으로 10억원을 빌려줬다가 이를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이후 국세청은 상속세 조사 과정에서 10억원의 자금 인출을 확인하고 상속인인 가족에게 이에 대한 확인 요청을 했다. 하지만 대여금 관련 사항을 전혀 알지 못한 가족들은 정확히 답변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상속세와 가산세를 합산, 약 6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냈다. 만약 이러한 경우, 투자 및 대여금에 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면 당해 채권 및 투자금 회수 노력에 대한 증빙을 갖춰서 원금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추가적인 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가업상속공제를 활용하되, 사후관리요건에 유의하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상당수 자산가는 사업용 재산과 관련해 최고 500억원까지 공제되는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적용된다.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이들은 가업상속공제의 세제 혜택에만 주목한 나머지 이에 대한 사후관리 규정을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후관리 규정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망일로부터 최소 10년 동안 상속개시일 당시의 상시근로자 수에 비해 100% 이하로 감원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과 가업용 자산을 20% 이상 처분하면 안 된다는 조항 등이다.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가업상속공제를 통해 절감된 상속세 부담액과 이에 대한 이자(연 10.94%)를 부담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후관리 규정 때문에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업자라 하더라도 실제 이를 적용받는 사업자는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사업용 자산에 대해서 가업상속공제 적용 여부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사후 10년 동안 사후관리 규정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한 후에 가업상속공제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배우자공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세금은 될 수 있으면 배우자가 내자
상속이 발생할 경우 피상속인의 배우자에게는 5억~30억원의 배우자공제가 적용된다. 그러나 최소 공제액인 5억원 이상의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배우자공제 계산법상 배우자에게 많은 재산을 상속해야만 배우자공제를 최대한으로 받을 수 있다. 이 때 선택의 문제가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피상속인과 배우자는 한 세대를 구성하기 때문에 배우자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 경우 또 다시 상속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배우자에게 최소한의 재산을 물려주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배우자에게 배우자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최고 금액인 30억원 이상의 재산을 상속하고 상속세 납부 시 자녀들이 납부할 세액을 배우자가 대신 납부하면 된다. 현행 세법에서는 상속인 간 연대납세의무가 존재해 자신이 상속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 다른 상속인의 상속세를 대신 내주는 경우 이를 증여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피상속인 기준으로 100억원의 재산을 상속하고 이에 대한 상속세가 3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배우자 및 자녀가 이를 50억원씩 상속 받는 경우 상속인 별 부담세액은 각각 15억원이다. 이때 자녀가 납부해야 할 15억원의 상속세를 어머니인 배우자가 대신 납부하는 것이 가장 절세에 유리하다.
매달 일정금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것은 절세에 도움이 안 된다
상속세 신고 및 조사를 하다보면 수년간 매달 같은 날에 현금으로 800만~900만원의 돈이 빠져나가는 고객을 쉽게 본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자산가들은 현금으로 1000만원 이하 자금을 인출하는 것은 상속세 조사에 적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수년간 발생한 일정 현금 인출액에 대해서는 자금 출처를 확인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금액을 상속재산에 반영해 과세한다.
상장주식에 대한 물납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상속받은 상장주식을 통해 상속세 물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자산가들이 많다. 그러나 상장주식에 대한 물납제도는 2013년 2월 이후로 불가능하도록 개정됐으며 상속인들은 상장주식을 시장에서 유동화한 후에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만약 상장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가 사망한 경우 이에 대한 리스크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상속세를 위한 주식가치 계산 시 상장주식이 높게 평가되고, 실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유동화하는 경우에는 대주주의 보유지분이 시장에 대량 출하되어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는 상장주식의 주주인 경우 미리미리 상속세 부담세액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갑작스런 상속세가 부담되면 가산이율이 낮은 연부연납을 고려하자
상속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시기는 상속이 발생한 월(月)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이다. 예를 들어 2015년 6월15일 상속이 발생한 경우 2015년 12월31일까지 상속세를 신고 및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상장주식이나 부동산을 상속받은 경우, 6개월의 납부기한 내에 이에 대한 유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기한 내에 상속세를 납부하지 못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연부연납제도이다. 연부연납제도는 납부해야 할 상속세를 5년 동안 여섯 번으로 나누어내는 제도이다. 이와 같은 연부연납제도를 이용할 경우 관할 세무서에 납세담보를 제공해야 하며 연부연납가산금으로 연 2.5%의 이자 상당액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금융기관 이자율보다 연부연납가산금이 낮기 때문에 상속재산 중 부동산의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이러한 제도를 실제 많이 활용하고 있다.
※ 안경섭 EY한영회계법인 세무사
2005년 세무사 자격증 취득,IBK 기업은행 세무팀장 역임
현재 EY한영 세무본부 가업승계팀 소속 세무사
전문분야-상속증여세 및 가업승계
[ 社 告 ]
무덤까지 가서라도 받아낸다는 게 세금입니다. 그만큼 세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내기 아까운 돈입니다. 하지만 국가와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절세(節稅)입니다. <이코노미조선>은 분야별 세무전문가들을 통해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절세 요령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코너 이름도 재밌는 절세라는 뜻에서 ‘펀택스’라고 붙였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