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전략형 모델과 생산공장 확대로 중국 자동차시장에 안착한 현대·기아차가 중형차와 SUV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 현지전략형 모델과 생산공장 확대로 중국 자동차시장에 안착한 현대·기아차가 중형차와 SUV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시장 누적판매가 지난 4월 1000만대를 돌파했다. 2002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13년 만의 기록이다. 현대·기아차가 누적판매 1000만대를 넘긴 나라는 한국(1996년)과 미국(2011년)에 이어 중국이 세 번째다. 중국시장 1, 2위 업체인 폴크스바겐과 GM은 누적 1000만대까지 각각 25년과 17년이 걸렸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 진출한 첫해인 2002년 판매실적은 3만1097대였다. 2006년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했고, 2010년부터는 연간판매대수가 100만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에는 176만6084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부터 6년째 중국시장 내 3위권 자동차그룹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기차와 함께 현지 합자사 ‘베이징현대’를 설립했다. 그해 12월부터 EF쏘나타(현지명 밍위)와 아반떼XD(현지명 엘란트라)를 출시해 중국시장 진출 2년 만인 2004년 단숨에 판매순위 5위, 이듬해에는 4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중국 산업계에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기아차 역시 둥펑기차, 위에다기차와 함께 3자 합자로 ‘둥펑위에다기아’를 설립하고, 2002년 천리마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현지화전략을 펼쳤다. 천리마는 출시 첫해 1871대 판매에서 4년 만인 2005년까지 6만6298대가 판매됐다. 그 결과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중국시장 판매순위 8위 자동차업체로 성장했다.

1. 현대차의 대표적 중국 현지전략형 차종 위에둥 2. 올 3월 중국 소형SUV시장에서 1위에 오른 ix25.
1. 현대차의 대표적 중국 현지전략형 차종 위에둥
2. 올 3월 중국 소형SUV시장에서 1위에 오른 ix25.

현지 소비자 취향 고려해 맞춤형 개발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급성장 요인으로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현지전략차종 개발, 중국 내 수요가 큰 준중형과 SUV 시장 적극 공략, 발 빠른 현지 생산공장 확대 등 세 가지가 꼽힌다.

2002년 투입된 천리마와 밍위는 각각 국내에서 판매되던 구형 엑센트와 EF쏘나타를 중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디자인과 사양을 개조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후 출시된 엘란트라, 위에둥 역시 현지 여건에 맞춰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춰 인기를 얻었다.

대표적인 중국 현지전략형 차종인 위에둥(중국형 아반떼HD)은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아반떼HD를 중국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춰 차체 크기를 늘리고, 디자인을 화려하게 바꿨다. 지역별, 계층별 큰 소득격차로 인해 구형 모델과 신형 모델이 함께 팔리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위에둥은 출시 8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월 1만대 가량 판매되는 등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8월 신형 아반떼(MD)를 현지전략형으로 개조한 ‘랑둥’을 선보였다. 큰 차체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맞춰 랑둥의 차체 크기를 키우는 한편 주차보조시스템, 급제동 경보시스템 등 첨단 안전 및 기술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랑둥은 이를 바탕으로 2013년 위에둥과 베르나에 이어 3번째로 20만대를 넘긴 모델에 등극했다.

엘란트라, 위에둥, 랑둥으로 이어지는 현대차 아반떼 시리즈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총 300만대가 넘게 팔렸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해까지 중국시장에 판매한 전체 판매량(626만6510대)의 절반(48.9%)에 이르는 수치다.

기아차 역시 준중형차 시장에 중국전용 모델인 K2를 2011년 투입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글로벌 준중형차인 K3의 개조차를 선보였다. K2와 K3는 올해 3월까지 각각 53만899대, 38만3872대가 팔려 준중형시장에서 1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생산능력은 베이징현대 1〜3공장, 둥펑위에다기아 1〜3공장, 쓰촨현대 상용차공장까지 합쳐 현재 195만대 수준이다. 최근 착공식을 한 현대차 창저우공장(4공장)과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현대차 충칭공장(5공장) 등을 더하면 2016년 230만대, 2018년 27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1. 중국 준중형 시장에서 100만 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기아차 K3. 2. 현대차의 베이징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모습.
1. 중국 준중형 시장에서 100만 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기아차 K3.
2. 현대차의 베이징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모습.

중형·SUV 라인업 강화
현대·기아차는 최근 기존 소형차 위주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중형·SUV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5 상하이 모터쇼에서 중국형 신형 투싼(TLc)을 공개,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SUV시장 접수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SUV시장에 모두 6개의 모델을 투입했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 전략 소형 SUV인 ix25는 지난해 10월 출시와 동시에 인기모델로 자리 잡았다. 특히 ix25의 홍보대사로 한류스타 배우 김수현을 선정, 최초 공개 및 출시행사에 초대한 주고객층인 젊은 세대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출시 3개월 만에 소형 SUV시장에서 점유율 6.1%를 기록한 ix25는 올 3월까지 판매(2만4088대)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13.7%를 달성했다. 지난해 1위를 기록한 창안포드의 에코-스포츠, 동풍혼다의 XR-V, 광주혼다의 베젤 등 쟁쟁한 경쟁차를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이와 함께 투싼(구형 투싼JM)과 ix35(국내명 투싼ix), 싼타페 역시 중국 SUV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2005년부터 판매된 투싼과 2010년부터 출시된 ix35는 지난 1월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2012년 말 중국에 첫 선을 보인 싼타페도 첫 해 7000대를 시작으로 매년 7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기아차 역시 구형 스포티지와 신형 스포티지R를 병행 판매, 지난 3월까지 68만4388대의 누적판매를 달성했다. 지난 3월 출시된 소형 SUV KX3도 한 달 만에 5596대를 판매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중형 SUV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5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2%에 달한다.

연태경 현대차 홍보팀 이사는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SUV시장에서 기존 5개 모델과 최근 출시된 소형 SUV 2개 모델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확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형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4월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YF쏘나타를 중국형으로 개조해 출시했다. 이 차는 출시 첫해 7만2065대가 팔렸으며 이듬해부터 연간 판매가 10만대를 넘어섰다. 기아차 역시 2011년 대표적인 중형세단인 K5를 출시해 첫해 3만4220대를 판매한 이후부터 매년 5만대 이상을 팔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YF쏘나타와 K5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토대로 개발단계에서부터 중국 현지 여건에 특화된 전략 중형세단인 ‘밍투’와 ‘K4’를 각각 2013년과 2014년에 선보였다.

밍투는 뚜렷하고 선명한 선의 흐름을 통해 역동적인 현대차만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큼직한 헤드램프와 크고 넓은 그릴 등 중국 소비자의 취향이 곳곳에 적용됐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중형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 첫 해 두 달 만에 1만대를 돌파하고, 지난해에는 13만4997대를 판매했다. 밍투는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지난해 11.4%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기아차 K4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 올 3월까지 4만6162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K4는 기아차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당당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동급 이상의 고급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신형 쏘나타·K5를 출시하면서 중형차 시장에서 지배력 높이기에 나섰다. 현대차가 지난 4월 출시한 중국형 LF쏘나타는 중국 전용 디자인을 적용하고, 국내 대비 열악한 도로 환경 등을 고려해 지상고(地上高)를 높이는 등 중국 맞춤형 차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2.0ℓ, 2.4ℓ 엔진과 함께 중국 내 엔진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춘 1.6ℓ 엔진까지 총 3개의 가솔린 모델을 갖춰 중국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켰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중형차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해, 중형차 시장에서도 준중형차 시장 못지않은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서 ‘톱3’에 올라 설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위에둥, 랑둥 등 소형차 중심의 현지전략모델의 역할이 컸다. 현대기아차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차급에서 현지 전략형 차종을 투입할 예정이다.

최근 착공한 창저우공장을 비롯해 내년에 착공할 충칭공장 등 현지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만큼 다양한 차종을 적기에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수년 내에 기존의 양산차와는 다른 콘셉트의 중국 전용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차종을 현지 전략형으로 개조한 차량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다.

연태경 이사는 “황사를 비롯해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은 최근 미국보다 더 엄격한 연비와 배출가스규제를 도입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말에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중국 시장에 현지 생산차종으로 투입하고 향후 친환경차의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

SUV·중형차 시장 급성장… 글로벌 업체들 경쟁 심화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 2012년 1491만대를 기록해 1449만대를 기록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에는 1913만대를 기록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에서 무려 22.8%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의 판매확대를 통해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저성장기에 접어든 선진시장보다는 브릭스(BRICs)로 대변되는 신흥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

이러한 자동차시장의 구도 변화에 따라 대부분의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 내에서의 판매 확대는 물론 생산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GM과 폴크스바겐, 포드는 각각 충칭(GM 70만대), 창샤(폭스바겐 30만대), 항저우(포드 25만대) 지역에 대규모의 생산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두 자릿수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시진핑 주석이 중국 경제의 ‘새로운 정상상태’ 진입을 천명하면서 중국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는 잉여 노동력의 축소, 자본 효율성 저하 등으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이전보다 현저히 낮아진 새로운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장기적인 안정성장을 위한 구조개혁에 집중함으로써 단기 성장률 제고를 위한 경기 부양책은 최소화되고 있다. 특히 반부패 정책의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개발투자 부진 등이 이어져 경제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시장은 경제성장률 저하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년대비 12.1%나 상승했다.

이러한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형차와 SUV의 영향이 크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시장을 이끌어 온 차급은 준중형급 차종이었다. 지난해 준중형차 시장은 806만대에 달해 전체 시장에서 47.4%나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3% 성장에 그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이제 중국 자동차시장은 소형차 중심에서 중형차와 SUV 차급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주소비계층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서다.

특히 최근 중국 자동차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는 SUV는 지난해 2012년 대비 2배 이상, 2013년 대비 37%나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중국 자동차시장 전체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14%대에서 23.3%까지 확대됐다.

중국경제 수준의 전반적인 상승과 중산층의 경제생활 안정화, 활동적인 젊은 세대들이 주력 소비계층으로 올라서면서 차량의 가격은 동급 세단 대비 비싸지만 활용성이 높은 SUV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중형차의 판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중형차는 283만7000여대가 판매돼 준중형차와 SUV에 이어 3번째로 많이 팔렸다.

이는 중국 자동차시장과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진 것과 함께 크고 화려한 디자인, 고급감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중형차와 고급차 급에서 풍부한 라인업을 갖춘 유럽과 미국 업체의 진출이 가속화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중국의 시장 변화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는 3.0ℓ 이하 모델들로 주력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형차 시장에 집중했던 일본 업체와 현대·기아차 역시 최근 중형차급에 새로운 차종들을 투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