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포즈 두 이구아수에 있는 루브르호텔의 골든튤립.
- 브라질 포즈 두 이구아수에 있는 루브르호텔의 골든튤립.

호텔의 기원은 여행자들이 하루를 쉬고 가는 숙소에서 출발한다. 이곳저곳으로 잠자리를 옮기는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도로변 가정집은 호텔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이었다. 먹고 마시는 것과 같은 의미의 ‘쉬는 공간’은 여행자에게는 필수요소였다.

숙박업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화폐 유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숙박비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화폐가 사용되면서 숙박업은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로 들어갔다. 호텔 등 숙박시설이 기업화의 길로 접어든 것도 산업혁명과 연관성이 있다. 산업혁명 이후 나타난 도시화는 도시 간 인구 이동을 늘렸으며, 호텔산업 발달의 불을 댕겼다.

호텔업계에서는 현대 호텔산업의 양대 축을 유럽과 미국으로 구분한다. 미국형 호텔은 ‘모든 고객은 평등하다’는 생각 아래 대중적이면서 기업화를 추구했다. 반면 유럽의 호텔들은 귀족문화의 영향으로 화려하고 품격을 강조했다. 지역마다 독특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소규모로 지어진 것이 유럽형 호텔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유럽 최초의 호텔은 1807년 독일 바덴바덴에 들어선 바디쉬(Badishe) 호텔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호화 호텔의 기원은 1850년 나폴레옹3세에 의해 지어진 루브르 호텔(Hotel Louvre)로 보는 견해가 많다. 당시 호화 호텔의 개념은 상류층이 묵는 사교클럽과 같은 역할을 했다. 본격적인 기업화는 ‘근대 호텔’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자르 리츠(Ceasar Ritz)가 1898년 프랑스 파리의 모 저택을 인수해 리츠 호텔을 개관하면서부터다. 리츠의 경영철학이라고 알려진 ‘손님은 왕이다’(Guest is always right)는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호텔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운영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호텔은 ‘실용’, 유럽호텔은 ‘격조’
호텔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호황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소비는 줄고 있지만 여전히 호텔 시장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다보니 새롭게 호텔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최대 DIY(Do It Yourself)가구 기업 이케아(IKEA)그룹은 미국 호텔체인 메리어트와 손잡고 조만간 유럽 내 테마형 호텔 체인 막시(Moxy)를 선보일 계획이다. 메리어트가 호텔 관리 전체를 책임지고 이케아는 내부 설계를 맡는 방식이다. 이케아는 막시 내 가구나 실내 디자인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이케아는 막시의 건립 공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케아 가구처럼 반(半) 조립 형태로 미리 만들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짓는 ‘모듈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부티크 스타일의 소규모 유럽형 호텔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형 호텔 체인이 거대 자본을 무기로 천편일률적인 디자인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과 달리, 유럽형은 소규모와 지점별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투숙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럽형 호텔이 인기다. 유럽형 호텔은 과거 고급스러움만 고집하던 것에서 탈피, 중저가형 비즈니스호텔 분야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유럽 최대 호텔 체인으로 불리는 아코르(Accor)다. 아코르그룹은 지난해 호텔정보전문지 <월드호텔그룹랭킹>에서 1위를 기록한 유럽의 대표 호텔 체인이다. 1967년 설립된 아코르그룹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호텔 체인으로, 2014년 말 기준 직원 수만 17만명이다. 현재 전 세계 92개국에 진출해 있는 아코르그룹은 보유하고 있는 호텔 수만 3700개, 객실 수는 48만개에 달한다. 보유 브랜드로는 고가 계열인 소피텔(Sofitel). 풀먼(Pullman), 중저가 계열 노보텔(Novotel)이 있으며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이비스(Ibis)도 산하에 있다. 현재 아코르계열 호텔은 한국의 경우 서울, 수원 등지에 들어서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 2위 호텔체인인 루브르호텔그룹(Louvre Hotels Group)도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전 세계 50개국에 1200여개의 호텔과 9만개가 넘는 객실을 보유한 루브르호텔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브라질, 중동,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간 신규로 공급하는 객실 수만 1000여개에 달한다. 본사는 프랑스 파리에 있다. 루브르호텔그룹은 지난 2009년 미국 투자회사 스타우드 캐피털그룹이 네덜란드호텔그룹 골든튤립 호스피탈리티그룹과 프랑스 소시에 테 뒤 루브르를 인수하면서 덩치가 커졌다. 보유 브랜드로는 골든튤립(Golden Tulip), 로열튤립(Royal Tulip), 골든튤립에센셜(Golden Tulip Essential), 키리야드(Kyriad), 컴파닐(Campanile), 프리미에르 클라세(Premiere Classe) 등이 있다.

루브르호텔그룹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루브르호텔그룹은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예약앱 ‘호텔포유(Hotel For You)’와 유럽 최초 온라인 체크인-체크아웃 서비스 ‘다이렉트 체크 인/아웃(Direct Check In/Out)’을 선보였다. 

루브르호텔그룹은 지난해 11월 국내 부동산개발 및 부동산 자산운용 전문기업 랜드마크씨앤디㈜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국내에 소개될 브랜드는 골든튤립, 로열튤립, 골든튤립에센셜 등 3개다. 골든튤립은 루브르호텔그룹의 상위 브랜드로, 현재 전 세계 45개국에 230여개 호텔을 건립한 상태다. 국제적 수준의 개인별 맞춤 서비스, 고급 레스토랑, 미팅룸 등을 갖춘 풀 서비스 시설을 제공한다. 루브르호텔그룹은 골든튤립의 경우, 건립되는 나라의 지역과 문화, 건축 양식을 설계에 적극 반영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표종민 트리플인베스트 대표는 “루브르호텔그룹은 동일한 건축 디자인이 아닌 호텔별 차별화된 콘셉트와 아름다운 건축미로 시선을 유혹하는 등 유럽에서도 미적 아름다움이 탁월한 호텔 체인”이라고 설명했다. 표 대표는 “독특한 조형물과 우아한 곡선미를 강조한 브라질의 로열튤립 브라질리아 알보라다(Royal Tulip Brasilia Alvorada)나 아프리카 태양처럼 매혹적인 분위기인 튀니지 골든튤립 카티지튀니스(Golden Tulip Carthage Tunis) 등은 해당 국가에서도 관광객들 사이 인기가 높기로 손꼽히는 호텔들”이라고 말했다.

럭셔리(LUXURY) 호텔 스타일의 로열튤립은 실내 인테리어나 관련 부대시설이 자체 내 브랜드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중저가 브랜드로 가격 대비 서비스가 높기로 유명한 골든튤립에센셜도 인기가 높다.

1.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건립된 루브르호텔그룹의 로열튤립 알마티. 2. 유럽형 호텔들은 미국형 호텔에 비해 실내 인테리어가 독창적이다. 3. 인도네시아 폰티아낙의 골든튤립에센셜
1.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건립된 루브르호텔그룹의 로열튤립 알마티.
2. 유럽형 호텔들은 미국형 호텔에 비해 실내 인테리어가 독창적이다.
3. 인도네시아 폰티아낙의 골든튤립에센셜

루브르호텔, 제주에 3곳 건립 예정
특히 루브르호텔은 중국 내 인기가 높다. 루브르호텔그룹 국내 홍보를 맡고 있는 카라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골든튤립은 현재 중국 내에만 80여개가 운영 및 개관을 앞두고 있다. 루브르호텔의 중국 내 인기가 높은 것을 보고 지난 1월 중국의 최대 국영 호텔그룹인 상하이진장국제호텔그룹(上海錦江國際酒店集團)은 루브르호텔그룹을 인수했다. 상하이진장국제호텔그룹은 소유권을 넘겨받더라도 소유와 경영은 분리시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은 여전히 루브르호텔그룹이 책임을 지는 형식이다. 

현재 루브르호텔그룹은 골든튤립 제주함덕호텔, 골든튤립 제주노형호텔, 골든튤립 제주성산호텔 등 제주도에서만 3곳 정도 건립을 준비 중이다. 루브르호텔이 제주도를 한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이유는 해마다 늘고 있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서다. 국영기업인 상하이진장국제호텔이 이미 중국 최대 호텔기업인데다, 중국 내 골든튤립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 존스랭라샬레(JLL)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전 세계 호텔 투자거래 규모가 지난해보다 5배 급증한 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전 산업 분야에 차이나머니(China Money)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호텔업계도 중국계 열풍이 상당할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참고로, 지난 2013년 중국인 해외 관광객은 92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8%가 증가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자본과의 제휴는 제주도 내 루브르호텔 계열 골든튤립에게도 청신호다.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이다. 현재 중국 상하이진장국제호텔그룹은 중국 내 250여개의 ‘진장호텔’을 루브르호텔 계열의 3성급 브랜드 ‘컴파닐(Campanile)’로 바꾸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329-1에 건립되는 골든튤립 제주성산호텔은 성산일출봉 근처에 들어선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해발 180m인 성산일출봉은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다. 지난 2007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에 올랐으며 연간 300만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골든튤립 제주성산호텔은 지하 2층 지상 9층에 전용면적 20.3~42.95㎡로, 총 252실이 공급된다. 완공 예정일은 2017년 1월이다. 

객실 내에서 성산일출봉을 바라볼 수 있다. 섭지코지도 같은 조망권 아래 있다. 섭지코지는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유명한 관광지다. 이밖에도 호텔 북쪽으로는 제주 주변에서 가장 큰 섬이자 매년 140만명이 방문하는 ‘우도’가 있다. 내국인 면세점이 자리한 ‘성산항’, 아시아 최대 수족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도 호텔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 요트 300척이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도 근처에 조성된다.

전 객실에 3.84㎡의 개별 테라스가 제공된다. 이밖에도 골든튤립 제주성산호텔에는 고급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피트니스센터, 비즈니스센터 등이 마련된다. 건물 옥상부에는 야외수영장과 루프탑 바 등 부대시설도 갖춘다. 인근에 올레길 1번 코스가 있으며 호텔에서 제주공항까지 차로 50분 정도 걸린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급증]

‘호텔 객실 부족’ 불평하는 중국인 늘어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1227만명이었다. 2013년 1085만명을 기록하며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데 이어 1년 만에 12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 1~2월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186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59만명)보다 17.3% 늘었다. 이 중 외국인은 35만명으로 전년(23만명)보다 49.2% 증가했다. 유관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2020년에는 제주도 방문객이 185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숙박시설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제주 관광객의 하루 평균 객실 수요는 약 1만7500실인 반면, 공급은 1만1300실 정도에 그치고 있다. 표종민 트리플인베스트 대표는 “그나마도 여관과 여인숙을 모두 합친 것이 고작 이 정도”라면서 “이 정도의 물량으로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등 호텔을 선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는 관광객 증가로 내년까지 4만5000개의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