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 부지로 확정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 신세계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 부지로 확정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신세계그룹이 서울 중구 소공동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파격 전환,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으로 조성키로 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입찰을 앞두고 백화점 강남점과 본점을 후보지로 검토했던 신세계는 시장성과 상징성을 두루 고려한 결과,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을 내기로 최종 확정했다.

신세계는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 전체를 통째로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고품격 면세점을 구현키 위해 바로 옆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건물은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SC은행 건물은 1935년에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신세계가 최근 외국자본으로부터 850억원을 투자해 되찾았다. SC은행 건물에는 다양한 고객 서비스 시설,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한다. 본점 본관이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면세점 모델로 개발되도록 보완해 주는 용도다.

신세계가 이처럼 그룹의 모태이자 국내 유통산업의 발원지인 본점 본관을 전격적으로 내놓은 것은 그룹의 20년 숙원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또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면세점 공급이 절대 부족한 명동상권에 면세점을 설치해야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신세계 본점이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는 ‘가교’ 위치에 해당돼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욱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명동,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백화점, 남대문시장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선택지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신세계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남대문시장 상권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동 방문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남대문시장 방문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의 경우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오랫동안 줄 서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며 “신세계는 이 같은 핵심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이 제안하는 서울 시내면세점의 규모는 연면적 1만8180㎡(5500평) 정도로 개발될 전망이다.

이번 신세계그룹의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 선정의 하이라이트는 본점 명품관 건물 일부가 아닌 전체를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신세계는 최고의 카드를 제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품격 면세점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승부수를 던지는 셈이다.

본점 명품관은 화려한 근대건축의 모습을 재현한 중앙계단, 고전적인 스타일의 엘리베이터, 내부자재 등 모든 것이 VIP 고객을 위한 시설과 인테리어, 서비스로 설계된 건축물이다. 이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쇼핑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기존 명품관 예술작품과의 시너지로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이란 청사진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명품관 6층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은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야외로 확장된 갤러리’라는 콘셉트로 설계됐다. 제프 쿤스, 헨리 무어, 호안 미로 등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살거리’ 뿐 아니라 풍성한 ‘볼거리’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시내면세점으로 구매력 있는 개별 관광객을 흡수해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에도 나선다. 개별 관광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 데스크, VIP 룸 등을 조성해 기존 면세점과 달리 품격 높고 쾌적한 면세점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설치 등을 검토해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도 모색키로 했다. 신세계가 선보일 면세점은 도보로 1층 접근이 가능한 단독건물 형태여서 관광객의 편의성 역시 대폭 개선된다.

도심 핵심 관광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걸어서 쉽게 면세점을 방문할 수 있을 만큼 입지 경쟁력도 뛰어나다. 자유여행을 즐기는 개별 여행객의 경우 남산이나 명동에 들렀다가 걸어서 방문할 수 있는 입지에 신세계면세점이 마련되면 쇼핑 만족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인 최적 입지
본점 본관은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로 건축 초기의 모습으로 최대한 복원돼 있어 역사적 가치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C은행 건물은 1935년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여기에 맞은편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역시 서울 시내에서 몇 안 되는 20세기 초 근대 건축물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면세점 방문 자체가 서울의 근대 건축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코스가 되는 셈이다.

신세계가 백화점 본점 본관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확정함에 따라 국내 1호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의 실질적인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남대문시장은 그동안 인근 지역인 명동상권에 비해 고객수 감소로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서 관광객이 증가된다면 남대문시장의 부활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문성현 신세계 전략실 부장은 “신세계그룹은 남대문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케팅, 상품개발, 매장운영 등의 노하우도 제공해 적극적으로 시장 살리기에 나설 계획”이라며 “단체여행객과 더불어 개별여행객들 역시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돼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차별화 관광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