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렉스 파라크롬 헤어스프링
- 롤렉스 파라크롬 헤어스프링

소위 말하는 명품 시계는 대부분 기계식 시계를 말한다. 그리고 시계 애호가들은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오랜 역사와 장인정신 그리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에서 찾는다. 그러나 시계의  내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지 오래된 물건을 현대에 맞게 바꾸어 놓은 것이 아닌,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계 업계에서 2015년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스마트워치다. 3월에 열린 바젤월드에서 브라이틀링, 불가리, 구찌, 프레드릭 콘스탄트 등 많은 시계 브랜드가 스마트 워치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전통만을 고수하기보다는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시계 제작자들은 당대의 첨단기술을 시계 속에 구현한 용감한 과학자이자 발명가였다.

시계에 있어 첨단기술은 시계의 정확성뿐 아니라 사용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견고함 또한 신기술에 달려 있다. 기계식 시계의 경우, 오실레이터는 정확한 시간을 보장하는 부품이다. 헤어 스프링과 밸런스 휠로 이루어진 오실레이터는 왕복 운동의 일정함에 따라 시계의 정확도를 결정짓는다. 시계 브랜드들이 무브먼트 속 핵심 부품인 헤어스프링에 가장 큰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헤어스프링은 현대 금속공학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메가는 지난해 1만5000가우스(G·자기장의 단위)의 강한 자기장에도 견딜 수 있는 최초의 항자성(抗磁性) 시계 무브먼트를 산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기계식 시계에 있어 항자성은 영원한 숙제와도 같다. 각종 전자기기와 스마트폰 등 우리 주변에는 강한 자기장을 띤 물건이 많고 또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메가는 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Si14 소재의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과 니바가우스(Nivagauss™) 소재의 플레이트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사용한 무브먼트를 장착한 시계를 이번 바젤월드에서 선보였다.

1. 브레게 클래식 크로노메트리 7727 2. 라도 플라즈마 하이퍼크롬 타키미터 3. 오메가 마스터 코-액시얼 밸런스 휠
1. 브레게 클래식 크로노메트리 7727
2. 라도 플라즈마 하이퍼크롬 타키미터
3. 오메가 마스터 코-액시얼 밸런스 휠

자성 관련 기술 개발 박차 가하는 시계 업계
롤렉스는 5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하고 특허를 획득한 블루 파라크롬(Parachrom) 헤어스프링을 사용한다. 롤렉스가 개발한 합금은 파라크롬 헤어스프링이 강자성(强磁性) 헤어스프링의 주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파라크롬 헤어스프링은 온도 변화에도 높은 안정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자기장에 반응하지 않으며 충격에 대한 저항도가 최대 10배 높다.

브레게는 기계식 시계의 ‘적(敵)’인 자성을 오히려 역이용해 시계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개선했다. 클래식 크로노메트리 7727 모델에 적용한 이 기술의 가장 혁신적 측면은 자성을 지닌 피봇 시스템에 있다. 자성 피봇을 통해 시계에 미치는 자성의 효과를 상쇄하는 동시에 밸런스의 안정성과 직결된 회전력(pivoting), 로테이션 측면을 개선시킨 것이다.

자성이 일종의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중력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밸런스는 시계 위치가 어떻든 간에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회전력 역시 일정할 수 있다. 자석이 최대의 자성이 흐르는 곳으로 밸런스를 다시 위치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밸런스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좀 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물론 충격에도 강하다. 이러한 혁신적인 발명품 덕분에 7727의 평균 오차는 하루에 -1~+3초 범위이다(COSC 크로노미터의 오차 기준은 하루에 -4~+6초).

쿼츠 시계, 빛 이용해 동력 얻는 기술 개발에 집중
기계식 시계가 더 정확한 시간을 위해 헤어스프링과 이스케이프먼트 같은 주요 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 쿼츠 시계는 수은 건전지가 아닌 빛 에너지를 이용해 동력을 얻는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기본 2년 정도인 쿼츠 무브먼트의 배터리보다 5배 이상 오래 가고 미량의 빛에도 배터리가 충전되는 방식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세이코, 시티즌, 티쏘가 대표적이다.

1969년 세계 최초의 쿼츠 시계를 출시한 바 있는 세이코의 아스트론 GPS 솔라 듀얼 타임은 빛 에너지만으로 구동한다. GPS 신호를 수신해 사용자의 타임존을 인식하며 10만년에 1초 오차 수준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시티즌도 멀티기능이 탑재된 저전력(低電力) 위성 GPS 시계 에코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 F900을 이번 바젤월드에서 선보였다. 에코드라이브는 태양열을 포함한 모든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여 시계를 작동시키는 시티즌만의 고유 기술이 탑재된 컬렉션으로, 친환경적인 기능과 혁신적인 기술로 손꼽힌다. 에코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 F900은 에코드라이브뿐 아니라 3초의 GPS 수신 속도, 크로노그래프 기능과 듀얼타임 디스플레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티쏘의 T-Touch 엑스퍼트 솔라는 태양열로 전력을 공급받는 최초의 터치 스크린 시계다. 날짜와 주(week) 수를 알려주는 영구 캘린더, 2개의 알람, 투 타임 존(두 시간대 표시), 상대 압력을 적용한 기상예보, 고도 편차가 적용된 고도계, 크로노그래프(분리 및 누적 시간 측정), 나침반, 타이머, 방위각, 레가타 기능(요트 경기 시 출발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 및 백라이트 등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20가지 필수 터치 기능을 구현하는 동력은 다이얼에 장착된 솔라 에너지 집열판을 통해 생성된다.

무브먼트뿐 아니라 시계를 구성하는 케이스나 브레이슬릿 소재에 있어 신기술을 선보이는 브랜드도 많다. 기계식 시계뿐 아니라 쿼츠 시계까지 더 아름답고 편안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라도와 시티즌이다.

시계 브랜드 ‘라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세라믹인데, 세라믹 제조에 있어 라도를 따라올 브랜드는 아직 없다. 라도는 신비한 메탈 컬러의 하이테크 세라믹인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하이테크 세라믹이지만 앞에 ‘플라즈마’라는 이름을 덧붙인 이유는 제작 과정에서 라도의 전매 특허 공정인 ‘플라즈마 공정’을 통해 컬러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하이테크 세라믹은 블랙&화이트 단 두 가지의 컬러만 제조가 가능했는데, 라도는 플래티넘 컬러와 초콜릿 컬러 등 다양한 컬러의 세라믹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플라즈마 공정은 화이트 하이테크 세라믹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고온의 오븐에서 구워내는 공정에서 이뤄진다. 컬러만 변화했을 뿐 하이테크 세라믹의 성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 또한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으며 소재의 온도가 착용자의 체온에 맞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