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안한 은퇴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노년의 삶이란 아프고 돈이 없으면 재앙에 가깝다. 준비 없이 받아들이는 노년은 서글플 뿐이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인간발달단계에 따라 65세까지는 청년기, 75세까지는 중년, 85세는 장년, 노년기는 그 이후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노년기는 100세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50대들의 정년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65세 이후 중년기의 편안한 삶과 아름다운 노년을 맞을 준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행복한 노후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자신은 힘들어도 좋으니 후손이 성공하기만을 바라는 이가 있는가 하면 경제적으로 넉넉하기를 꿈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육체적 건강 내지는 멋진 취미생활을 기대할지 모른다.
전직 모 종합일간지 출신 언론인이 있다. 회사에서 꽤 높은 자리에 올라 남들 보기에는 행복한 노년의 삶이 예정돼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의 앞에 놓인 상황은 순탄하지 않았다. 부인은 병석에 누워 있는 가운데, 젊을 때부터 충분히 노후대비하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않았다. 결국 그가 선택한 노년의 삶은 지인들 간 서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뺨이 비교적 통통하면서 소박한 웃음이 입가에 머물러 있다. 미소 띤 표정은 평소 교우관계가 좋다는 의미다. 그는 비록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않았지만 틈틈이 오지에 있는 여러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재능기부 활동도 열심히 한다. 결론적으로 그의 노년 삶은 행복하다. 그를 만나보면 얼굴 전반에 “좋아요, 재밌어요”라고 써 있다.
하관이 예뻐야 말년 복이 뒤따른다
편안한 노년을 맞이하려면 어떤 인상을 가져야 할까. ‘마지막이 좋아야 제대로 잘사는 것이다’라는 말은 인상적으로도 통한다. 청년기 운기를 나타내는 이마나 중년을 상징하는 코와 관골(骨·광대뼈)이 아무리 잘생겨도 하관(下觀)이 빈약하면 말년의 재미는 적다. 전체적으로 잘 생기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지금과 같은 100세 시대에는 노년을 보는 자리인 하관만이라도 얼굴형에 맞게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환경에서 어린 시절은 시작된다. 이때는 관상학에서 말하는 ‘생긴 대로 산다’다. 그러나 중년과 만년은 ‘사는 대로 생긴다’는 인상학(얼굴경영)이 적용되는 시기이다. 나이 들면 들수록 자기 얼굴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오래전 일이다. 필자는 모 언론 지면을 통해 명사들 인물평을 연재했다. 언론에 등장할 만큼 유명인들이니 중년활동이 왕성해 성공한다는 내용은 너무나 당연하고 쓰기 쉬웠다. 하지만 미래얼굴까지 평해야 유명인 인상읽기는 마무리 된다. 노년을 잘 일궈나갈 사람은 뺨과 입, 턱 근육이 균형있게 발달하고 콧방울에서 시작한 미소주름(법령)이 입 주변을 넓게 싸면서 내려오는 특징이 있다. 일이 재미있고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들은 평소 많이 웃어서인지 하관이 발달했다. 눈에 띄게 턱이 빈약할 경우 초·중년에 비해 만년 운기는 기운다. 만년 운기가 약해보이는 분들에게 미소가 운을 좋게 하는 비결이 된다고 코멘트한 기억이 난다.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까칠하고 예민하다는 평을 듣는 분이라면 물론 웃을 일도 적겠지만 뺨살이 점점 빠지게 되어 팽이나 피자 모양으로 턱이 변형된다. 매우 신기하게도 팽이 턱은 만년이 쓸쓸하다. 모임에서도 회비만 징수당할 뿐, 맛있고 재미있는 소모임에는 잘 불러주지 않는다. 유머가 부족하고 깐깐해서 모두들 피하기 때문인데 자주 웃으면 장이 한결 편해지면서 뺨살이 차츰 오른다. 턱에 살까지 붙으면서 호감형으로 바뀐다.
‘99234’란 말이 있다. 99세까지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다 2~3일 앓고 떠나면 축복이라는 뜻이다.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편안한 노후를 위한 모든 가능성이 열린다. 노년건강이 어떤지를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곳이 다리다. 더 정확히 말하면 허벅지 굵기다. 근육이 잘 발달한 굵고 단단한 허벅지는 우리 건강과 직결돼 있다. 몸으로 상을 읽을 때 골반부터 다리까지가 만년에 해당된다. 하체가 부실한 노년이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주변에 체중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비쩍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까닭이다. 인상학적 측면에서 볼 때 좋은 몸이란 적정량의 살이 뼈를 감싸는 것이다. 발가락은 양쪽 다섯 개가 살짝 각기 떨어져 있는 게 건강한 발모양이다.
옛말에 ‘귀 잘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생긴 거지는 없다’고 했다. 코는 재력을 보는 자리다. 콧방울의 탄도가 높을수록 일 욕심, 사람 욕심이 많다.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울 가능성이 높다. 코 아래 위치한 인중(人中) 길이가 적당하면서 살이 두둑해야 지갑이 두둑하다. 재정적으로 부치는 사람은 대개 인중에 쭈글쭈글한 세로주름이 있다. 인중의 탄력은 바로 위 콧구멍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한숨을 많이 내쉬면 콧구멍을 통해 나오는 뜨거운 공기로 인해 인중의 수분이 달아난다. 습관적으로 ‘돈돈’하며 속 끓이는 성격이 얼굴에 드러나면서 재정적 고민은 현실이 된다. 인중주름은 노년이 되면 다 생기는 것이 아니다. 몇몇 사람에게만 나타난다.

코 밑 인중 넓어도 말년 복 많아
‘나는 지금 행복하다’, ‘내 삶에 대해 만족한다’며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얼굴이 밝다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 생사를 결정지을 정도의 큰 수술을 했는데도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연신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긍정적 말을 하는 사람은 진짜 병색(病色)이 없다. 반대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인상을 쓰기 때문에 낯빛이 좋지 않다. 턱이 날씬하다 못해 쏙 들어가 있다. 인중 주변 주름도 많다.
적당히 웃으면서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코 밑 인중이 대체로 넓다. 인중 옆에 위치한 미소선도 뚜렷하다. 뺨에 약간 살이 있어야 편안한 인상이 된다. 필자 제자 중 과거 여러 부동산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막대한 부를 만든 디벨로퍼가 있다.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어 보유 자산은 예전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다 합치면 재산이 100억원가량은 된다. 안타깝게도 그의 삶은 여전히 평온하지 못하다. 이 사람의 문제는 언상(言相)에 있다. 과거 화려했던 시절만 떠올리며 ‘왜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말을 자주하는 그의 노년은 불행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노후인상의 기본 전제는 자기만족이다. ‘마음 먹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말처럼 마음은 먹는 것이다. 먹혀서는 안 된다. 내 마음대로 자기 주도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비단 청년기 때 필요한 덕목이 아니다. 65세 이상 중년층의 삶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 대한민국 인상학박사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