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노드스트롬 스타일북에 실린 나드리 화보.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나드리 귀걸이는 징·단추 모양을 본떠 디자인했다. (사진 : 나드리 제공)
- 지난 6월 노드스트롬 스타일북에 실린 나드리 화보.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나드리 귀걸이는 징·단추 모양을 본떠 디자인했다.
(사진 : 나드리 제공)

나드리가 매장 디스플레이를 구상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제품이 최고로 돋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색상, 미학, 자재의 품질 등에 초점을 둔다.

나드리 최고마케팅경영자(Chief Marketing Officer)인 제임스 그레고리 브래넌 수석 부사장은 “나드리는 끊임없이 소비자에게 제품이 돋보이는 방법과 브랜드 특성에 맞게 디스플레이의 품격을 조화시키는 법을 고민한다”며 “주얼리 상자와 포장뿐만 아니라 진열장도 디스플레이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기자가 지난 7월9일(현지시간) 나드리가 진열된 매대(뉴저지주 가든스테이트플라자 노드스트롬 백화점)를 찾은 시각, 지방시, 랄프 로렌 등 쟁쟁한 경쟁사들의 매대 앞은 한산한 반면, 나드리 매대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무엇이 이렇게 손님들을 ‘나드리’로 이끄는 것일까.

브래넌 부사장은 “모든 브랜드는 각각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각 사는 이를 가장 잘 나타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디스플레이의 디자인, 색상 및 품질은 다양할 수 있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제품이다. 나드리의 최고 판매 전략은 바로 나드리의 제품”이라고 말했다.

나드리는 공식적으로 할인 행사를 하지 않는다. 할인 판매를 하지 않는 원칙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과 소비자에 대한 약속을 바탕으로 한다.

브래넌 부사장은 “나드리는 소비자 권장 가격에 맞춰 주얼리를 판매하고 있으며, 디자인 및 품질을 기반으로 최고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며 “할인 판매를 하는 것은 정가를 주고 구매한 손님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몇몇 백화점 입점 매장은 백화점의 방침에 따라 자체적으로 할인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나드리 본사는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 할인제품 대부분을 세일 시작과 동시에 즉시 구매해 제품에 ‘할인’이라는 단어가 붙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시즌 마감 즈음에 백화점 측이 자체적으로 유행이 지난 제품을 할인 판매할 경우 몇 주 지나지 않아 모두 팔린다.

10대부터 노인까지 아우르는 나드리의 주얼리 디자인은 타깃 저변 확대를 위한 전략이다. 각 백화점의 고객층에 맞춰 나드리 하위 브랜드를 적절하게 공급한다. 예컨대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의 아드리아나 오르시니(Adriana Orsini)는 소득이 높고, 자신이 유행을 선도하는 것으로 보이길 원하는 중장년층에 어필하는 브랜드다. 1년에 여러 번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해 맞춤형 여행 주얼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나드리(Nadri)는 최신 유행을 따르는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다. 이들은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며, 우아함이 요구되는 행사에도 자주 참여한다. 메이시스 백화점의 엘리엇 다노리(Eliot Danori)는 좀 더 대중적인 브랜드다. 클래식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주로 선보인다. 주얼리 체인점 제일스(Zales)에 입점해 있는 에바 나드리(Ava Nadri)는 선물 또는 웨딩반지용 주얼리로 사랑받는다.

나드리는 웨딩·여행·캐주얼·스톤 주얼리 등 테마별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브래넌 부사장은 “앞으로 새롭게 선보일 스털링 실버(sterling silver·은 함량이 92.5% 이상인 것) 제품이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Mini  interview ● 나드리를 이끄는 사람들]

“나드리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싶습니다”

뉴저지(미국) = 이수빈 객원기자  anagram_@naver.com

- 왼쪽부터 안토닌 지라디(Antonin Ghirardi) 크리에이티브 이사, 이브 테데시(Eve Tedeschi) 삭스피프스애비뉴 담당 컨설턴트, 제임스 그레고리 브래넌(James Gregory Brannan) 수석부사장, 리에 맥코이(Rie McCoy) 디자인 및 상품개발 부사장. (사진 : 이수빈)
- 왼쪽부터 안토닌 지라디(Antonin Ghirardi) 크리에이티브 이사, 이브 테데시(Eve Tedeschi) 삭스피프스애비뉴 담당 컨설턴트, 제임스 그레고리 브래넌(James Gregory Brannan) 수석부사장, 리에 맥코이(Rie McCoy) 디자인 및 상품개발 부사장.
(사진 : 이수빈)

나드리 임원진은 업계 실력자들이 모인 ‘드림팀’이다. 지금의 나드리를 만드는 데 이들의 공이 혁혁(赫赫)하다. 제임스 그레고리 브래넌(James Gregory Brannan·이하 브래넌) 수석부사장은 미국 주얼리기업 모네의 수석부사장이었다. 리에 맥코이(Rie McCoy·이하 맥코이) 디자인 및 상품개발 부사장은 유명 주얼리기업 알렉시스비타 디자인감독 출신이다. 안토닌 지라디(Antonin Ghirardi·이하 지라디) 크리에이티브 이사 역시 크리스챤 디올, 장 폴 고티에 등 쟁쟁한 패션기업에서 실력을 쌓았다. 이브 테데시(Eve Tedeschi·이하 테데시) 삭스피프스애비뉴 담당 컨설턴트는 나드리에 오기 전, 삭스피프스애비뉴 바이어였다.

이들은 나드리의 품질력이 자신들을 이곳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이 정도 품질력을 갖춘 회사는 드물다는 게 임원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라디 이사는 “나드리 품질은 그야말로 월등하다. 제품을 이 수준으로 만드는 건 패션업계 모든 사람들의 꿈”이라고 말했다. 테데시 컨설턴트는 “삭스피프스애비뉴에서 바이어로 일하면서 수많은 업체를 겪어봤지만 나드리는 어떤 제품을 내놔도 전부 품질이 우수했다”고 밝혔다.

권한위임이 생산성 키워
고품질·저가격의 신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놀라운 생산성에 있다. 나드리에는 야근이 없다. 5시가 되면 무조건 ‘칼퇴근’이다. 높은 생산성은 동종업계 3분의 2 수준인 근무시간에도 나드리가 매년 고속성장 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임원진은 권한위임(Empowerment)이 그 비밀이라고 말한다. 상의하달(上意下達)은 피하고 직원 스스로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해, 동기부여를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브래넌 부사장은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이 모이니, 모든 직원의 목표가 하나로 일치한다. ‘회사를 성장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기업 만들겠다”
조직통합도 생산성에 기여했다. 다양한 국적·인종의 직원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맥코이 부사장은 “나드리는 내가 일했던 기업 중 가장 수평적(flat)인 곳이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라디 이사도 “모든 직원들이 주얼리의 체인처럼 하나로 연결됐다. 마케팅팀, 회계팀, 배송팀 할 것 없이 하나의 거대한 팀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나드리는 미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전 세계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캐나다, 일본, 스페인에 251개 매장을 열었다. 테데시 컨설턴트는 “나드리는 현재 미국시장에서 성공적이다. 품질과 트렌드를 모두 잡았다”며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게 세계시장 진입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브래넌 부사장은 “주얼리 품질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고객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최고가 되겠다. 그렇게 하면 성공은 자석처럼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