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드스트롬 주얼리매장에서 방문객들이 나드리 상품을 보고 있다.
- 노드스트롬 주얼리매장에서 방문객들이 나드리 상품을 보고 있다.

지난 7월9일 낮 12시30분(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가든스테이트플라자에 위치한 백화점 노드스트롬(Nordstrom) 1층 주얼리매장에 막 들어선 순간이었다.

“여기 나드리 있나요?(I’m looking for Nadri)”

중년으로 보이는 여성이 점원에게 물었다. 점원이 다른 제품을 권하자 그는 “그냥 나드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달라”며 재차 요청했다. “저쪽에 나드리 매장이 있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야 여성은 발길을 돌렸다.

뒤를 따라 가보니 나드리 코너에선 이미 방문객 4명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매대 앞에 멈춰선 그는 귀걸이며 팔찌를 살펴봤다. 그러더니 귀걸이 하나를 사서 백화점을 빠져나갔다.

노드스트롬에선 전체 매대를 브랜드별 구역으로 나눠,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인기 있는 브랜드는 자연스레 매대를 여러 칸 배정받는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노드스트롬에서 나드리는 매대 세 칸에 걸쳐 상품을 진열했다. 경쟁사인 지방시와 랄프로렌은 매대를 각각 두 칸씩 차지하고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나드리 인기가 대단하다. 원래 이쪽 여덟 칸 전체가 다 나드리자리였지만, 현재 독립기념일 세일기간이라 매대 일부를 세일판매구역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노드스트롬이 운영하는 웨딩숍 ‘웨딩스위트(The Wedding Suite)’로 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웨딩드레스, 구두, 들러리 드레스 등 예식용 여성패션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매장을 둘러보니, 이곳에서 파는 예식주얼리는 모두 나드리 제품이었다. 웨딩스위트 관계자는 “결혼식에서 신부를 돋보이게 할 주얼리로 나드리를 추천하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비싸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워 예식용으로 인기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1. 나드리의 큐빅 지르코니아 제품은 진짜 다이아몬드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 2. 아드리아나 오르시니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나드리 제공)
1. 나드리의 큐빅 지르코니아 제품은 진짜 다이아몬드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
2. 아드리아나 오르시니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나드리 제공)

뉴욕 백화점 점령한 토종브랜드
뉴욕의 ‘럭셔리거리’ 맨해튼 5번가에 자리한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는 고급 브랜드만 취급하기로 유명하다. ‘상위 1%를 위한 백화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입점업체를 선정하는 조건이 유난히 까다로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곳에는 나드리 브랜드 라인 아드리아나 오르시니(Adriana orsini)가 입점했다. 매장은 디스플레이부터 ‘귀티’가 났다. 잿빛 원단위에 놓인 목걸이와 팔찌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짝임이나 정교한 모양새가 근처에 있는 고가 브랜드와 견주어 봐도 손색없었다. 가격대는 우리 돈 10만~70만원대로, 유명브랜드 데이비드 율만(David yurman)이나 이폴리타(Ippolita)에 비해 3~4배 저렴하다. “아드리아나 오르시니가 한국 브랜드라는걸 아느냐”는 질문에 매장직원은 “전혀 몰랐다. 이탈리아 브랜드인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드리아나 오르시니는 그야말로 클래식이다. 고객들도 안목이 높은 중장년층이 많다”고 말했다.

반대로 맨해튼 59번가 블루밍데일즈(Bloomingdale’s)는 젊은 방문객들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백화점인 이곳은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를 타깃으로 매장을 꾸몄다. 1층 주얼리매장 나드리코너에서는 방문객 5명이 제품을 보고 있었다. 모두 20~3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다. 매장에서 만난 클라우디아(Claudia)는 한눈에 보기에도 팔찌며 목걸이를 여러 개 착용하고 있었다. 그는 “목걸이·팔찌 레이어링(Layering, 장신구 여러 개를 겹치게 하는 것)을 즐긴다”며 “그 중에서도 나드리 제품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원피스에 장식한 브로치를 보여주며 “이 나드리 브로치는 구입한지 4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새것 같다”고 말했다.

품질에 대한 칭찬은 로드앤테일러(lordandtaylor)에서도 이어졌다.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이곳에서도 나드리는 최고의 브랜드로 통한다. 특히 매대 6칸에 걸쳐 제품이 진열돼 있다. 매장 관계자는 “나드리 제품은 고급주얼리(Fine jewelry)처럼 보이는데, 가격은 중저가주얼리(Fashion Jewelry)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진짜 이 가격 맞냐’고 물어보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에서도 물방울모양 귀걸이(Drop earring)가 유명하다. 나드리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 물방울모양 귀걸이는 안다”고 설명했다. 나드리는 현재 미국 내 3298개 매장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