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아 대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국제대회 유치가 한국 마이스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미아 대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국제대회 유치가 한국 마이스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비스 산업이 진화하고 있다. 그 중 한 분야인 관광산업도 마찬가지다. 관광산업의 성공은 단순히 사람만 많이 끌어들이는 게 다가 아니다. 질적 성장이 뒤따라야 한다. 다시 말해, 부가가치가 높도록 관련 상품을 재설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2000년대 들어 마이스(MICE)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이스는 회의(Meeting), 포상형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를 통칭(統稱)하는 말이다.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최상위에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3월 펴낸 보고서(국내 MICE산업 경쟁력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조 612억 달러였던 세계 마이스 산업 규모는 오는 2017년까지 약 1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애임코리아는 국내 대표적인 마이스 기획 전문기업이다. 그동안 애임코리아가 기획한 행사만 해도 80개가 넘는다. 애임코리아는 2014세계과학한림원서울포럼,  2012아시아투자교육포럼 등 대형 행사를 비롯해 다수의 의료 학술대회, 국제회의 등을 기획, 진행했다.

애임코리아의 경쟁력은 유치하는 행사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성장이 가능한 대형 이벤트로 만드는 기획력에 있다. 아시아부인종양학회가 주최하는 의학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연 것이 인연이 돼, 현재 사무국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콘퍼런스 기획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다.

국내 처음으로 국제 스피커스뷰로협회(IASB) 정회원에 가입한 것도 관련 산업의 성장을 일찍부터 내다봐서다. 스피커스 뷰로(Speakers Bureau)는 쉽게 말해 유명 연사들을 섭외하는 전문 기관이다. 현재 IASB에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싱가포르, 뉴질랜드,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7개 국가에서 200여개의 뷰로가 활동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마이스 산업이 발달된 나라에서는 다수의 스피커스 뷰로가 들어서 있다.

김미아 애임코리아 대표는 “1980년대 후반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시작된 국내 마이스 산업은 양적 성장은 충분히 달성했다”면서 “이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마이스 산업의 질적 성장 기저(基底)에는 창의성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공공 주도의 전시성 행사기획이 창의적인 마이스 산업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이스 산업의 본질은 결국 행사입니다. 국제회의나 이벤트 모두 마찬가지죠. 모여서 이야기 나누기 좋아하는 서구사회 문화에서 출발한 것이 오늘날 산업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격식과 체면을 중시하죠. 진행방식도 획일적이고요. 지난해 8월 미국 내슈빌(Nashville)에서 열린 전미협단체연맹이라는 행사에 갔는데요. 내슈빌이 테네시(Tennessee)주의 주도(州都)거든요. 오프닝행사에 컨트리 음악밴드가 나왔는데, 재미있었던 것이 행사 개최에 도움을 준 스폰서기업 명단으로 음악을 만들어 노래를 불렀던 겁니다. 가사를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는데 대략 ‘어떤 일을 하시는 무슨 기업님 감사합니다’라는 식이었죠. 무대나 행사장 주변에 현수막을 여기 저기 걸고, 남는 공간마다 스폰서 기업 로고를 노출시키는 우리 행사와는 차이가 많습니다. 저는 그게 마이스 선진국들의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김 대표가 말하는 2세대 마이스 산업의 핵심은 다양한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이를 국제기구 유치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국제기구 유치는 해당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돼 있다. 주요 선진국 도시에 세계적인 국제기구들이 대거 들어서 있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이는 자연스럽게 해당 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공간을 컨벤션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이스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중요한 부분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 다수의 호텔, 컨벤션 센터가 들어서고 있지만, 상당수 시설의 이용료는 여전히 시장의 기대와 격차가 있다. 현재로선 킨텍스(KINTEX)나 코엑스(COEX), 특급 호텔에서 행사를 열려면 대회 규모부터가 커야 한다. 현실적으로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자금만으로 행사를 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 대표는 “이웃 일본이 구민회관과 같은 지자체 시설에서 다양한 행사를 여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굵직한 행사 80여개 개최
민간의 다양한 혁신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시급하다. 매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가 대표적인 예다. 음악축제에서 출발한 SXSW는 규모가 커지면서 트위터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업들을 키워낸 세계 최고 인터랙티브(Interactive) 축제로 변신했다. 이런 이유로 SXSW는 세계 유명 경제매체들이 꼽는 혁신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행사기간 동안 87개국 15만여 명이 텍사스 오스틴을 찾을 정도로 명성을 얻은 SXSW는 마이스 산업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마이스산업 종합경쟁력 지수는 30.8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비교 대상 21개국 중 18위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격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경쟁력이 열위(劣位)라고 평가했다. 행사 개최 횟수는 일본, 싱가포르와 함께 3강(强)을 이루고 있지만, 관광 등 다른 산업과의 시너지는 아직 높지 않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제 주요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창의적인 관광프로그램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 김미아 대표는…
1967년 생, 89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93년 同 대학교 심리학과 졸, 2005년~현재 애임코리아 대표, 2014년~현재 MICE협회 이사 및 국제협력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