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클라우드쇼 2015’ 오픈토크 두 번째 이야기는 자율주행차다. 이석한 성균관대 행단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기조강연을 한 다니엘라 러스(Daniela Rus)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서승우 서울대 전기전공학과 교수, 박동일 현대자동차 전자기술센터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석한 성균관대 행단석좌교수가 운을 뗐다.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의 발달로 인해 우리 삶의 편의성과 안전성이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인데, 그 대표적인 영역이 교통수단입니다.” 그는 또 “교통수단에 사물인터넷 기술이 접목되면 운전자의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가 감소할 것”이라며 “현재 전 세계 자동차 회사가 자율주행차 기술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으로 이어졌다. 서승우 서울대 교수는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 역사는 굉장히 오래됐다”며 “국방 영역에서 무인기술을 활용한 주행부터 상업적인 영역으로 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2013년 독일 다임러그룹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율주행차를 발표하며 자율주행 기술의 정점을 찍었다”며 “현재 많은 자동차 회사가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차의 한계와 도전은 무엇일까.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센서기술, 카메라기술, 레이저 스캐너, GPS 포지셔닝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얻은 주행 자료를 바탕으로 자동차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자율주행이 가능합니다. 로보틱스(Robotics) 연구를 기반으로 많은 부분을 해결해나가고 있지만 아직 어려운 게 많습니다.” 특히 그는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때 주변 상황을 3차원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며 “영상으로 찍어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기계가 사람의 오감(五感)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자율주행차의 인지 능력 부문도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며 “사진이 갑자기 보이다가 안 보일 때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카메라로 촬영하다 보면 카메라 명암이 달라지거나 아예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차선이 갑자기 없어지면 자율주행차가 차선을 따라가는 게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렌즈에 이물질이 끼거나 주변이 온통 눈에 뒤덮인 극한의 상황에선 카메라 센서를 통한 인지가 불가능하다.
다니엘라 러스 MIT 교수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이용한 ‘모빌리티 온 디맨드(Mobility on Demand)’를 강조하며, 싱가포르의 한 동네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최근 은퇴자가 많이 살고 있는 싱가포르 한 동네를 갔습니다. 그 곳에는 불과 1㎞인데도 장애가 있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았어요. 만약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또는 카트(소형차)가 있다면 어떨까요. 스마트폰으로 카트를 부르고 병원에 가고 쇼핑도 할 수 있다면 그들의 삶은 더욱 윤택해질 것입니다.”
박동일 현대자동차 전자기술센터장은 자율주행차의 방향성과 현대차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자율주행차 개발 단계는 0레벨부터 완전한 자동(full-auto) 주행이 가능한 4레벨까지 있습니다. 현대차는 자동차 스스로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3레벨 이상이 되면 교통 체증 감소 등 사회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활용한 ‘모빌리티 온 디맨드’
하지만 그는 자율주행 3단계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인프라, 안전, 고객, 수용성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돌발 상황 인지 능력이 저하됐을 때 어떻게 할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둘지도 여전히 애매하다. 정보 공유로 인한 사생활 노출 등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그는 앞으로 현대차의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개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0년부터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율주행을 시연할 계획입니다. 다른 자동차업체도 기술개발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있지만 현대차는 그 철학부터 다릅니다. 현대차는 ‘휴먼 케어링(Human caring)’에 가치를 두고 자율주행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어진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 운전자(고객)에게 신규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주차 서비스 등을 결합해 셀프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기존 통신 인프라 네트워크 연결을 강화해 자동차를 원격 관리하는 등 보다 차량을 관리·조정하기 쉽도록 할 것입니다. 또 자동차와 헬스케어의 융합도 고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