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마음을 가지면 자주 웃게 된다. 그러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타인을 보는 눈, 세상을 사는 태도가 건강해진다. 얼굴색이 밝고 화사해져 만나는 사람이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면 자주 웃게 된다. 그러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타인을 보는 눈, 세상을 사는 태도가 건강해진다. 얼굴색이 밝고 화사해져 만나는 사람이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최근 어느 포럼에 참석했다가 문득 의문이 떠올랐다. ‘포럼은 좋은 강연을 듣고 다양한 사람을 사귈 수 있는 자리인데, 왜 참석자들은 매번 같은 테이블 좌석에 앉는 걸까.’

답은 간단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조직과 사람을 찾는다. 매번 앉았던 테이블에선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누구인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미 아는 사람들이 거기 앉기 때문이다.

심지어 새로운 누군가가 그 테이블 좌석에 앉으려 하면 ‘○○○의 자리인데, 조금 후에 올 겁니다’라며 자리를 남겨둔다. 사실 그 좌석에는 주인이 따로 없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친교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참석하는 모임인데, 그 안에서도 소위 ‘통하는 사람끼리’ 작은 집단이 만들어지니 원래 목적을 잊은 것 같아 아쉬웠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느낌을 주고받으며 인생을 살아간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날 때 단 0.3초 만에 호감인지 비호감인지 느낀다. 얼굴에 그 사람의 속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물이 잘생겼어도 서늘하거나 어둡거나 약하거나 시건방진 느낌을 준다면 좋은 인상이 아니다.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테니 말이다.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주는 것도 없이 싫은 비호감인 사람을 만났을 때가 문제다. 만약 그와 함께 도모해야 할 일이 있거든 그를 바꾸려하지 말고 자신이 그를 이해해주는 사람으로 변해야 한다. 기질이 전혀 다른 비호감일 것 같은 사람인데도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거기엔 양쪽의 노력이 숨어있다.

이날 포럼이 끝나고 알고 지내던 지인을 만나기 위해 한 회계법인을 찾았다. 거의 3년 만에 보는 거라 그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했다. 그동안 회사 부대표로 승진한 그는 앞머리는 위로 세우고 옆머리는 짧게 쳐서 올린 헤어스타일로 정신이 바짝 들어 있는 모습이었다. 3년 전보다 더 젊어졌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런데 얼굴을 자세히 보니 전반적으로 붉은 기운이 짙게 올라와 있었다.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찰색이지만 한편으론 ‘며칠 동안 잠을 못자 정신이 혼미해요’라고 말하는 어두운 찰색이 가미돼 있었다.

특히 턱 밑이 색이 벌겋게 올라와 있었다. 흔히 사람들이 일이 잘 안 될 때 ‘될 턱이 있나?’라고 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상학적으로 턱 아래는 비위를 보는 자리로, 턱 밑이 맑아야 아랫사람이 속 썩이지 않고 현재 마음이 편하다고 본다.

‘뭔가 편안하지 않구나’라는 느낌이 들어 그에게 물었다. “얼굴색이 활발하면서도 한편으론 어두운데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과거에는 나만 잘하면 됐는데 이제는 회사 전체를 관리하며 모든 것을 꿰뚫어봐야 하니깐 어렵네요” 라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또 후배들이 자신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 기가 약해지고 기억도 예전만 못해지고 눈빛도 흐려진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과거보다 더 맑아져 있었다. 눈빛이 맑다는 것은 몸이 건강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만간 관리자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일 수 있을 거라 짐작됐다.

다만 그의 얼굴에 나타난 문제는 아랫사람이었다. 후배가 마음에 안 든다 해도 단시간에 그의 능력을 키워주기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옆에 붙들어 매고 일일이 가르쳐 줄 수도 없어 마음이 답답할 것이다. 이럴 때 리더는 여유와 후덕함을 가지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일주일 중 최소 하루는 자신을 위해 즐기고 쉬어야 해요.”

여유와 배려 있는 리더, 얼마나 될까?
고위직에 오를수록 여유를 갖고, 내일을 위해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유가 있어야 멀리 보게 되고, 매사가 긍정적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에너지는 사람을 끌어 모으고, 당연히 그와 함께 일하면 편하고 즐거워 일의 능률도 오를 것이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호감형’ 리더와 반대로 경직되게 만드는 ‘비호감형’ 리더다. 자신의 능력만 믿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리더는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지속 성장하는 리더는 후배와 부하 직원을 진정으로 살피고 챙겨준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 얼굴빛이 맑아지고 턱과 뺨 근육이 점차 발달해 후덕한 인상으로 바뀐다. 얼굴 하관이 좋아지면서 목소리도 깊이 있게 변한다. 말년이 좋은, 편안한 노후를 보장하는 인상으로 변하는 것이다.

두 타입 리더는 위기극복 스타일도 다르다. 능력이 출중한 리더라면 일단 위기는 어떻게든 극복할 것이다. 하지만 극복한 이후에 다시 문제가 시작된다. 리더가 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은 조직원의 기를 합쳐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리더가 자신만을 위해 남의 기를 뺏어가며 독불장군식으로 조직을 이끈다면 어떤 조직원이 그를 따를까. 한 두 번 위기는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조직원이 그를 떠날 것이고, 홀로 남겨질 수밖에 없으니 더 큰 위기가 닥쳐온다. 그는 조직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비호감형 인간이 되기 십상이다.

반면 조직원을 배려해가면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리더는 비온 뒤 굳는 땅처럼 조직을 더욱 단단하게 다질 수 있다. 더불어 자신도 조직원의 응원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는 조직 내는 물론 사회에서도 많은 이들의 호감을 사며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된다.

리더든 보통사람이든 호감형이 될지, 비호감형이 될지는 본인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있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다. 그런데 그 얼굴은 살면서 변한다. 마음을 바꾸면 얼굴이 변하게 되므로 결국 인상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호감을 주는 인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무엇보다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웃게 되고 자주 웃어야 뺨에 탄력이 붙는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타인을 보는 눈, 세상을 사는 태도도 건강해지니 자연 얼굴이 펴지고 얼굴색도 밝고 화사해진다. 그를 만나는 사람은 이내 호감을 느끼고, 호감은 실제 인물보다 더 잘생긴 것처럼 느끼게 하는 묘약이 된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는 ‘사람들은 잘생긴 사람을 보면 으레 능력있고 친절하고 정직하며 영리할 것이라 연상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한 얼굴색과 탄력은 호감 외에도 이렇게 능력과 신뢰라는 보너스를 덤으로 얹어주니 어디서나 ‘잘나가는’ 사람이 된다. 인상이 호감이면 인생도 호시절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