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도로를 누비던 내연기관 자동차는 전기모터 구동방식 자동차로 대체되고 있고, 운전자가 해야 할 임무를 자동차가 대신 수행하고 있다. 친환경과 지능형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업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친환경과 지능형으로 대변되는 차세대 미래차 시장에서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도 이에 발맞춰 그동안 축적해온 모든 연구개발(R&D) 역량을 차세대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차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해외 선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첨단운전자지원(DAS)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AS 기술은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기술이다. 오른쪽사진은 현대모비스 연구소.
현대모비스는 첨단운전자지원(DAS)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AS 기술은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기술이다. 오른쪽사진은 현대모비스 연구소.

친환경 통합형 전자제동장치 ‘iMEB’ 세계 2번째로 개발
현대모비스는 최근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사용되는 차세대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iMEB(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 개발사례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두 번째다.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개발한 iMEB는 기존 여러 개의 부품 단위로 나뉘어 운영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한 첨단 제동장치다.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을 구성하는 압력공급부와 압력제어부를 하나의 전동식 시스템으로 통합해 원가 및 중량을 30% 이상 줄였다.

차체자세유지장치(ESC), 제동잠김방지장치(ABS),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긴급자동제동장치(AEB) 등과 통합 구현도 가능하다. 특히 기술난이도가 매우 높아 대부분의 업체들이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모비스의 이번 개발성과는 의미가 더욱 크다.

친환경자동차의 핵심부품인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은 차량이 멈출 때의 운동에너지로 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친환경차용 브레이크시스템이다. 기존 브레이크시스템에 비해 에너지 손실률을 70% 가까이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얻는 연비향상 효과의 약 40%를 회생제동시스템이 차지할 정도로 친환경자동차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장치다.

하지만 기존의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밟는 힘을 증폭시켜주는 ‘압력공급부’와 실제로 각 바퀴에 얼마만큼의 제동력을 가할 건지 계산해 제어하는 ‘압력제어부’가 각각 분리돼 있어, 원가 및 중량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모두 압력공급부와 압력제어부를 통합한 전동식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여러 개의 시스템에서 구현하던 기능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야 하는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뚫고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제동장치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던 현대모비스가 타사에 비해 빠르게 친환경차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인 판단 때문에 가능했다. 다른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던 분리형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을 과감히 건너뛰고, 더 높은 차원의 통합형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과정에서 해외출원 특허 20건을 포함해 총 109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iMEB 외에도 인휠시스템이나 저전압 하이브리드시스템 등 다양한 친환경차 핵심부품들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차 핵심기술 전략적 육성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물만 배출해 이상적인 친환경차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의 업체만 관련 기술을 보 유하고 있으며 양산사례는 국내의 현대차와 일본의 도요타가 유일하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가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에 핵심부품을 공급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관련 기술 역량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향후 적용 가능한 인휠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인휠시스템은 휠 안에 전기 구동모터와 제동장치 등이 일체화된 시스템이다. 자동차 바퀴가 스스로 차를 움직이고 스스로 차를 멈추는 기능을 한다. 별도의 엔진이나 구동장치가 필요없어 차량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차체 설계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현재까지 인휠시스템의 양산사례는 없으며, 현대모비스는 이미 확보해둔 인휠시스템 기술을 차세대 친환경차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차 기술은 물론 지능형 차량기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의 근간이 되는 첨단운전자지원(DAS)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DAS기술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구현시키기 위해 선행 확보돼야 하는 핵심기술로, 글로벌 완성차업계 및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친환경차와 지능형차의 고부가가치 부품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래차 핵심부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해 iMEB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많이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