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일본 인맥의 중심에는 혼맥이 자리 잡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시게미쓰 사토시씨까지 3대가 모두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신격호 회장 “유력 가문 출신 아니다” 부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1922년 11월 22일 울산에서 5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8세 때 일본에 밀항, 공장에서 일하고 우유와 신문을 배달하며 고학으로 와세다고등공학교 화학과(현 와세다대학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2차 대전 이후 수제 비누, 포마드 크림 등을 팔아 모은 자본금 100만엔으로 롯데를 설립했다.
신 총괄회장의 첫 부인은 노순화 여사다. 신 총괄회장이 열여덟 되던 해 이웃 마을 부농의 딸이었던 한 살 아래 노 여사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총괄회장은 노 여사와 태중에 있던 딸(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을 두고 일본으로 갔다. 노 여사와는 1951년 사별했다.
신 총괄회장은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와 1952년 재혼했다. 하쓰코 여사의 결혼 전 이름은 다케모리 하쓰코(竹森初子)씨로 알려졌다. 유력 집안 출신이라 사업에 도움을 줬다는 설이 제기됐다. 언론인 출신 정순태씨는 1998년에 펴낸 <신격호의 비밀>이란 책에서 “하쓰코 여사의 어머니는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으로 중상을 입었던 주중 일본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의 여동생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00년 12월 조갑제 당시 <월간조선> 편집장과 일본 도쿄 니시 신주쿠 일본 롯데 사옥에서 만난 신격호 총괄회장은 “집사람(하쓰코 여사)은 일본 공사 시게미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롯데그룹도 2015년 7월 “하쓰코 여사는 본인의 집안을 평범한 가문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 일본 대형 건설사 부회장의 차녀...
왕세자와 소꿉 친구

신동빈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57·重光真奈美) 여사는 일본 굴지의 건설업체 부회장의 차녀다.
마나미 여사는 일본 화족(일본 제국주의 시절 귀족 가문을 이르는 통칭) 출신으로 143년 전 1873년 창업한 다이세이(大成) 건설 부회장, 고문 출신인 오고 요시마사(淡河義正)씨의 차녀다. 다이세이건설은 직원 수 1만3700명, 총자산 1조7352억엔(16조3400억원)으로 일본 건설업계 랭킹 5위에 올라 있다.
마나미 여사의 결혼 전 이름은 오고 마나미(淡河真奈美)다.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가 두 사람의 결혼을 중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결혼식에선 후쿠다 전 총리가 주례를, 나카소네 당시 총리가 축사를 했다.
마나미 여사는 황실 자녀 또는 화족이 많이 다니던 귀족학교인 가쿠슈인대학(学習院大学) 재학시절 이토 소이치로(伊藤宗一郎·자민당·13선) 전 방위청 장관의 비서로 일하기도 했다.
마나미 여사는 초등학교 시절 히로노미야 나루히토(浩宮德仁) 일본 왕세자와 친구였고, 미치코(美智子) 왕비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황실의 며느리 후보였다는 소문도 있다.

아베 아키에(安倍昭恵) 아베 현 총리의 부인과 같이 장을 보러 다닐 정도로 친분이 깊다. 고(故) 박용하씨 팬인 아베 현 총리의 부인과 함께 방한, 박씨 어머니를 만나기도 했다. 마나미 여사는 규미(28), 승은(24) 두 딸과 함께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과 달리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재미교포 조은주씨와 1992년 결혼했다. 조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사업가인 조덕만씨의 차녀다. 언론에 노출되지 않다가 작년 8월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한 국내 방송에 출연하면서 처음 얼굴이 공개됐다.
시게미쓰 아야씨, 노무라증권 5년 근무 외 베일에 가려져
롯데가 3세 시게미쓰 사토시씨와 결혼한 시게미쓰 아야(결혼 전 이름 사토 아야·佐藤絢)씨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사토 아야씨는 2008년 4월에 노무라증권에 입사, 2013년 8월에 퇴사했다. 같은 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시게미쓰 사토시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노무라증권에서 시게미쓰 사토시씨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2015년 3월 두 사람이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했다고 밝혔다. 결혼 피로연은 11월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