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는 마음이야 인지상정이다. 이것을 발전이나 진보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학자에게는 경제성장이라는 의미로 먼저 다가온다. 그런데 작년보다 나은 한 해를 바라는 새해 벽두부터 세계 경제에는 불안한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점증되고 있고, 중국의 주식시장 폭락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높이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세계 경제의 이상 흐름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낙관적인 전망 하향 조정

그럼 과연 올해 세계 경제는 어떠할 것인가.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2016년 세계 경제가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정부와 국내 기관들이 올해 세운 계획들도 다 세계경제가 이 수준의 성장을 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세계 경제가 3.6%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됐다. IMF는 지난 1월 20일 3.4%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세계은행도 기존의 3.3%에서 2.9%까지 낮췄다.이러한 하향 조정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고 아주 익숙한 풍경이다. 예를 들어 2015년 세계경제에 대해 IMF는 2014년 10월에는 3.8%를 전망했다가, 2015년 1월에는 3.5%로, 6월에는 3.3%로 하향 조정했다. 급기야 10월에는 3.1%까지 낮췄다. 앞으로 올해 성장 전망이 더 하향 조정된다고 해도 그리 이상할 것이 없다.

매해 반복되는 연중 성장률의 하향 조정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전망의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다. 즉, 경기가 현재와 같이 침체 국면에 있을 때에는 경제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진행하리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지속되는 깊은 침체는 전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 시에는 조금씩 현실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각국의 거시정책, 경제위기, 원자재 가격 등과 같은 기본적으로 예측이 어려운 사건의 발생으로 인한 전망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동안 어느 한 해도 위기가 아니었던 시기가 없었다. 미국은 금융위기의 큰 어려움을 양적완화와 막대한 재정지출이라는 거시경제정책으로 수습해 왔지만, 이제는 금리도 인상하고 재정지출도 줄여나가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010년 시작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재정위기는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고,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 경제의 부침에 더해 최근에는 개도국들의 불안과 부진까지 겹치며 세계 경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이 모두 문제를 떠안고 가는 부담을 지게 됐다. 미국 통화정책의 기조적 긴축 전환으로 일부 개발도상국들에는 금융 불안이 야기됐고, 브라질과 러시아 등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침체를 겪고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카드였던 중국까지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이렇게 숨 쉴 새 없이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위기의 상시화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

올해 세계경제를 바라볼 때도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올해 전망치에도 분명 낙관적인 기대가 반영돼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이로 인한 개발도상국 금융위기 가능성, 그리스 사태의 재발, 중국의 경착륙 등 모든 하방 불확실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국 금리인상이 미국과 주변 개도국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기조적인 금리인상은 개발도상국들의 외환위기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1980~90년대 남미의 외환위기는 대체로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이뤄졌고, 2013년에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중단 계획 발표만으로도 취약 5개국(fragile five), 벼랑끝 8개국(Edge eight) 등의 금융 취약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불안이 야기된 바 있다.

2015년 12월에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이 보이는 것은 1년여가 넘는 기간 동안 미국이 충분히 금융시장에 신호를 보내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금리인상 속도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이 세계 경제가 버틸 수 있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할 경우엔 또 다른 위기가 세계 곳곳에서 야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내수를 더 견고히 하려는 노력과 함께 국내적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당장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불확실성은 이제 12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다. 더 이상 국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가계부채를 증가시키거나 방치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우리 경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가 가계부채라는 점은 틀림없다.

경제 위기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특히 우리 정부는 근거 없는 낙관론을 지양하고 보수적인 시각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 이동은
고려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석사. 미국 인디애나대 박사.
2009~2014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국제거시팀장). 2015년부터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로 재임. 거시경제, 화폐금융, 국제금융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