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은 본인가 준비에 한창인 안효조 KT 상무(K뱅크 준비법인 대표)와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이용우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카카오뱅크 준비법인 공동대표)를 만나 인터넷은행 준비 상황과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핀테크(Fin-Tech)가 만들 세상에 대해 들어봤다.

- 기존 금융권이 하지 못한‘금융혁신’을 이루겠다는 각오가 대단합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고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가 진화하면서 지점이 없어도 안전한 은행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오프라인망과 인력, 정보통신(IT) 시스템을 보유한 기존 금융권은 이런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투입된 비용 구조와 오프라인에 맞춰진 IT 시스템 때문이죠. K뱅크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 이유입니다.”
- 어떤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입니까.
“K뱅크는 빅데이터 분석과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해 10% 내외 중(中)금리 시장을 열 계획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계좌를 개설하고, 상대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입금·송금 등 일반 은행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소상공인이 결제단말기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상품값을 받을 수 있는 ‘익스프레스 페이 서비스’도 개발 중입니다.”
-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고객의 신용등급을 매길 때, 기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에 통신사 가입이력, 연체기록, 결제정보 등을 추가해 신용등급의 정확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특히 4~6등급 사이의 중금리 신용등급을 가진 고객 중에는 위험도가 이보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고객을 찾아 이자를 낮춰 서비스 하는 게 K뱅크 빅데이터 기반 신용정보 평가의 목표입니다. ”
- 21개 주주사를 감안하면 고객 정보가 엄청날 것 같습니다.
“21개 주주사의 고객 중복을 감안하면, 고객 수만 2억명 이상에, 350만개 가맹점, 연간 60억건 이상의 결제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종류에 있어서도 통신 서비스를 비롯해 콘텐츠 이용, 점포 경영, 편의점 구매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전제로 할 것입니다.”
- 8퍼센트, 민앤지, 인포바인 등 핀테크 강소기업이 주주사로 있는데, 그 역할이 궁금합니다.
“8퍼센트는 부도율 0%를 자랑하는 크라우드금융 전문기업이고, 민앤지는 휴대전화 번호 도용방지 등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 분야 강자입니다. 국내 최초로 휴대전화 인증서를 개발한 인포바인 역시 관련 시장점유율 90%를 자랑하는 기업입니다. K뱅크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자사 역량을 십분 발휘해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나 보안 강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 인터넷은행 설립 후, 국내 금융시장 변화가 예상됩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시장을 흔들어 혁신을 이끈다는 것이죠.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이 중금리 대출 상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고, 지문·홍채·안면인식 등 생체 인증을 접목한 사용자 인증 방식(FIDO)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K뱅크 역시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국내 금융시장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효조
연세대 경제학과, KT 전략기획실 그룹전략담당 팀장, 비서실 1담당 PM, 현 K뱅크 준비법인 대표(K뱅크추진TF 상무).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준비법인 공동대표
“카톡만 할 줄 알면 송금·환전도 OK”

- 인터넷은행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입니까.
“카카오는 모바일을 통해 이용자에게 다양하고 편리한 연결(connection)을 제공하는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을 추구합니다. 그런 면에서 금융은 이용자의 실생활에 중요한 부분 중 하나죠.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 핀테크 서비스로 새로운 ‘금융 연결(banking connection)’을 시도해왔습니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모바일 라이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 카카오톡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의 기반이 되는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90%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입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플랫폼이죠. 카카오뱅크는 이런 카카오톡 내에서 송금·환전·대출·상담 등 편리하고 접근성이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한국카카오주식회사’를 1월 18일 설립했습니다.
“한국카카오주식회사를 통해 본격적인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주사 유상증자, 임직원 채용, 관련 업체 계약 등의 주체가 되고, 예비인가(2015년 11월 29일) 후 본인가를 통한 카카오뱅크 출범까지 모든 사업을 책임지는 회사입니다.”
- 6월쯤 인터넷은행 본인가 승인이 예상됩니다.
“6월이 될지 모르지만 본인가 신청을 앞두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본인가는 실제 은행 사업에 필요한 인력, 조직, 전산설비 등 인적·물적 요건을 갖춘 후 신청해야 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선 2월 말~3월 초에 주주사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국카카오주식회사 설립 자본금은 3000억원입니다.”
-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텐센트’의 참여도 눈에 띄는데,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합니다.
“텐센트는 지난해 1월 인터넷 전문은행 ‘위뱅크’를 출범하며 은행업에 진출했습니다. 중금리 대출 상품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어요. 카카오뱅크와 노하우 공유, 서비스·상품 제휴, 해외 진출 파트너십 구축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수익 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계획입니까.
“수익 모델에서 기존 은행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단 은행 구축·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이 적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예금 유치도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고요. 대출에 있어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모델로 부실률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흑자 달성 시기는 출범 3년 후로 보고 있습니다.”
- 이어주고 넓혀주고 나눠주는 ‘모바일 혁신 금융’을 강조하는데,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산업에 어떤 혁신을 줄 것이라고 예상합니까.
“카카오뱅크가 생각하는 혁신의 기본은 기존에 있는 금융 프로세스를 단축·생략하는 것입니다. 더 쉽고, 편하고, 거기에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으로 결혼, 부고 소식을 많이 알리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로 연결해 메시지를 보내듯 송금을 할 수 있고, 환전이 필요할 때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다면 이용자의 편리성이 극대화 될 것입니다. 결제 방식도 수수료를 줄여 사업자의 이익을 높여주는 동시에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입니다. 금리 지급 방식도 현금과 더불어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입니다. 특정 업체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제한적 모델이 아니라 고객의 모바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금리죠.”
이용우
서울대 경제학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략기획실 상무, 한국투신운용 최고업무책임자(COO), 현 한국카카오 공동대표(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
윤호영
한양대 경영학과, ERGO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부문장, 현 한국카카오 공동대표(카카오 모바일뱅크 TF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