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짓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우리나라 분당신도시 크기의 비스마야 신도시는 한화건설이 기획부터 설계, 조달, 시공까지 모두 진행한다.
한화건설이 짓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우리나라 분당신도시 크기의 비스마야 신도시는 한화건설이 기획부터 설계, 조달, 시공까지 모두 진행한다.

한화건설은 2014년에 4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도 3분기까지 37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과거 중동 지역에서 수주했던 해외 플랜트 사업의 원가가 크게 올라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KB투자증권은 한화건설이 작년 4분기에도 약1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건설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2년 ㈜한화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처음이다. 한화건설은 올해를 영업이익 흑자전환 등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부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작년 주택 분양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재무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뉴스테이 등 6274가구 공급

한화건설은 작년에 8717가구를 분양해서 좋은 결과를 거뒀다. 1880가구로 구성된 킨텍스 꿈에그린 주상복합 아파트는 평균 28.4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뒤 사흘 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732가구의 부산 동래 꿈에그린도 평균 120.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두 판매됐다.

올해 공급 물량은 6274가구로 작년보다 다소 줄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작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보수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6274가구 중 일반 분양 물량은 4661가구다.

올해 분양계획에서 눈에 띄는 것은 7월에 인천 남동구 서창동에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1212가구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4차 공모에서 수주한 사업장이다. 한화건설은 작년 9월에 수원의 한 민간 택지에 뉴스테이 2400가구를 최초로 공급했는데 현재 98%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김효진 한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은 “민간택지 최초의 뉴스테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두 번째 뉴스테이를 수주해 내부적으로는 뉴스테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구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에도 정부 정책에 맞춰 뉴스테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수주, 무리한 경쟁 피하고 신시장 진출

한화건설은 올해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무리한 수주 경쟁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동남아시아 등으로 지역을 다변화하고 플랜트 외에 토목이나 건축 해외 사업 등으로 공사 종류를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고강 한화건설 해외부문장(전무)은 “기존엔 해외 플랜트 중심의 단순 도급 사업을 했으나 앞으로는 도시 개발과 같은 기획제안형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업에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획제안형 사업은 발주처의 도급 공사를 저가 경쟁으로 따내는 게 아니라 외국 정부에 직접 신도시 등의 개발을 제안하고 수주하는 방식이다.

한화건설은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분당신도시와 비슷한 1830만㎡(약 553만5750평) 크기의 신도시를 짓고 있다. 계약금액만 약 101억달러(약 11조4000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도로, 학교, 공공기관, 10만가구의 주택 등을 짓는 것이다. 한화건설은 기획부터 설계, 조달,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서 진행 중이다.

한화건설은 최근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과 동남아시아에서 신도시 건설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고강 전무는 “해외 신도시 건설사업 수요가 늘고 있어 조만간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호(60) 대표이사는 1977년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에 입사해 2007년 건축지원팀 상무, 2012년 건축사업본부장 전무, 2015년 해외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작년 6월부터 한화건설을 이끌고 있다. 최 대표는 김승연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초기부터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이라크는 전쟁으로 기반시설 대부분이 파괴된 상태였으나 최 대표는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며 공사를 차질없이 이끌어 왔다. 올 1월에는 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를 직접 만나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대금의 일부인 약 2000억원을 받아오기도 했다.
고강(60) 해외부문장 전무는 5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크기의 돔 공연장인 필리핀 아레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해 세계 무대에서 한화건설의 이름을 알렸다. 한화건설은 필리핀 아레나 사업 발주처의 현장 인도가 6개월이나 늦어졌음에도 철골을 정밀하게 계산해 조립하는 새로운 공법을 적용해 원래 계약 기간인 30개월 만에 준공했다. 고 전무는 1981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30여년간 해외공사 수주 및 개발사업을 수행해 왔다. 2007년 한화건설 해외사업실장 상무, 2013년 해외영업본부장 전무를 거쳐 2014년부터 해외부문장 전무로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건축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효진(56) 전무는 지난해 주택 분양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실경영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화건설의 핵심 신사업인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이뤘다. 김 전무는 1984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리비아 등 국내외 현장을 두루 거친 뒤 2000년에 한화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5년 한화건설 디자인 담당 임원, 2008년 한컴 디자인 사업본부장 상무, 2012년 한화호텔앤리조트 리조트부문장 전무를 거쳐 작년 7월부터 건축사업본부장 전무로 건축, 주택사업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