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초사옥
삼성 서초사옥

삼성전자가 3월 중 수원으로 인력이동을 끝내고 강남시대를 마무리한다. 2008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서초동 사옥으로 옮긴 지 8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이전을 필두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사옥 이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 C동에 입주해 있던 삼성전자의 남은 인력들이 3월 18일부터 사흘간 수원 영통구 디지털시티 본사로 옮겨간다. 경영지원실 등을 포함해 300~400명선으로 알려졌다. 서초사옥에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홍보인력 등 소수 인력만 남는다.

삼성전자의 수원 이전은 수원, 기흥, 화성 등 경기 남부지역에 모여 있던 생산과 연구개발 현장 한가운데로 본사 기능을 통합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지털시티를 실질적인 본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디자인센터 인력 2500명은 지난해 11월 서초사옥에서 우면동 서울R&D센터로 이사했다. 5000명가량의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내 소프트웨어센터 인력도 서울R&D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서초사옥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기획된 삼성타운 프로젝트에 따라 2004~2007년 조성됐다.

1973년 이래 삼성전자의 본사는 줄곧 수원의 삼성디지털시티였다. 하지만 경영지원인력이 서초사옥에 근무하고 매주 수요일 사장단회의가 열려 외부에는 서초사옥이 본사처럼 비쳤다.

삼성물산 등 나머지 계열사 이전도 연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떠난 강남 서초사옥에는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들이 입주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삼성생명은 1월 서울 세종대로(옛 태평로)에 있는 본관 사옥을 부영에 5000억원대에 매각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 금융계열사의 강남 사옥 입주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4개 사업부문은 뿔뿔이 흩어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강남 서초사옥 B동에서 경기도 판교 알파돔시티로 이사한다. 건설부문은 판교 알파돔시티 내 13층짜리 건물 2개동 3~13층에 입주할 예정이다. 또 B동에 남아있던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잠실의 삼성SDS타워로 옮겨간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인근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잠실에 있던 삼성SDS의 R&D 인력은 서울R&D센터로 이동한다.

삼성중공업은 판교 R&D센터로 본사 소재지를 옮긴다. R&D센터에는 현재 약 1000~1500명의 선박, 해양플랜트 설계, 영업, 지원 부서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주요 경영진의 집무실도 R&D센터에 있다. 기존 본사인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에 있던 직원들도 2014년 11월부터 R&D센터로 출근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1년 넘게 본사를 서울 서초사옥으로 유지했다.

한편 삼성그룹이 제일기획 등 비주력 계열사를 끊임없이 매각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메디슨도 매각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삼성메디슨 매각은 사실 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일부 언론은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의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은 2월 24일 삼성전자 뉴스룸 페이지를 통해 “삼성메디슨의 별도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