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담은 주문하면 30분 이내에 맞춤떡을 공급할 수 있다.
떡담은 주문하면 30분 이내에 맞춤떡을 공급할 수 있다.

일본 도쿄 긴자에 가면 50년 남짓 역사를 가진 점포는 명함 내밀기도 어렵다. 100년, 200년 된 가게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대를 이어 경영하는 일본의 장수 점포처럼 우리나라에도 전통을 보존하며 업의 맥을 잇는 가게들이 있다.

50년 역사를 가진 떡집 아들로 우리나라 떡 시장에 현대화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떡담의 임철준 대표도 그 중 한 명이다. 임 대표는 부친이 하던 사업을 그대로 이어받은 게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가업승계 경영자와 다르다. 그는 집안 사업에서 독립한 후 새로운 관점으로 떡 산업을 진화 발전시키고 있다.

임 대표의 부친인 고 임성근 씨가 창업한 창억떡집은 광주 서석동 도내기 시장의 유명한 떡집이었다. 형과 함께 가업을 잇던 임 대표는 연간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던 그 떡집을 형에게 맡기고 2006년에 독립했다. 가업을 잇는 것도 좋지만, 그에게는 우리 떡으로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


주문 30분 만에 맞춤떡 공급

임철준 떡담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 등 우리 떡의 세계화에도 나서고 있다.
임철준 떡담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 등 우리 떡의 세계화에도 나서고 있다.

창억떡집과 별개로 임 대표가 론칭한 브랜드가 ‘떡담’이다. 현재 직영점 2개와 가맹점 4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터득한 떡집 노하우가 유전자처럼 몸속에 심어져 있었지만,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도 거쳤다. 그런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한 노하우는 맥도날드 같은 글로벌 떡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꿈에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한때 떡카페 바람이 불었죠. 처음엔 그런 형태를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떡카페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그가 꿈꾸는 현대적 떡 사업은 어떤 모습일까. 전통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는 맥도날드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수제햄버거를 전통적인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드는 격이라고 해야 할까.

떡담의 첫 번째 경쟁력은 스피드다. 떡은 굳으면 먹기 어렵다.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식감이 필수다. 그래서 떡은 오래 전에 미리 만들어 놓기 어렵고, 오늘 배송할 품목은 새벽부터 만들어야 한다. 떡 만드는 일보다 더 힘든 게 바로 준비 과정이다. 쌀을 불리고 가루를 내고 고물을 찌고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행사 떡을 맞추려면 고객은 적어도 1~2일 전에 주문해야 한다. 떡담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30분 전에만 주문하면 개업 떡이나 답례 떡을 맞춤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두 번째 경쟁력은 스피드를 가능하게 하는 제조시스템이다. 떡담은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냉동 생지를 공급받아 손쉽게 빵을 만드는 것과 같은 떡제조 시스템을 갖췄다. 가맹점 매장에서는 피자 도우에 토핑하듯이 가맹본부에서 공급받은 쌀가루와 고물을 배합해 쪄내기만 하면 된다.

세 번째 경쟁력은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매장운영시스템이다. 떡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초보자라도 전문인력에 대한 걱정 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개인이 떡집을 운영하려면 사장이 떡전문가거나 비싼 인건비를 주고 떡전문가를 직원으로 채용해야 했다. 하지만 떡담에선 떡 문외한이어도 본사의 레시피와 교육만으로 떡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제조 시스템 덕분에 떡담의 가맹점 주방 공간은 깔끔하고 쾌적하다. 장화도 필요 없고 질척질척한 바닥도 볼 수 없다.

네 번째 경쟁력은 생산성이다. 떡담의 가맹점에서는 기존 떡집보다 동일한 시간에 10배 이상의 생산성을 낼 수 있다. 떡 제조 공정을 혁신한 결과다. 3000만원대 매출까지는 부부가 하루 몇 시간만 투자하면 만들 수 있다. 한 사람은 떡 제조를, 다른 한 사람은 영업과 고객관리를 맡으면 된다. 이 모든 성과는 우리 전통 식품인 떡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간편함과 효율성을 높이는 현대화를 집요하게 연구해온 결과다.

“일반적인 떡 사업자들은 다른 성분의 첨가를 통해 떡을 오래 보존하는 방법에 신경을 씁니다. 그러나 떡담은 오래 보존하는 것이 아닌 따뜻한 떡을 빨리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음식은 제때, 바르게 만들어서 즐기는 게 중요합니다.”

다섯 번째 경쟁력은 마케팅 역량이다. 떡담은 가맹점으로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30분 이내에 고객이 원하는 감사나 홍보 문구를 디자인해서 가맹점이 맞춤형 포장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돌이나 결혼답례 떡에는 당사자의 사진과 감사 문구를 넣어서 선물할 수 있고, 개업 떡에는 점포의 홍보가 되는 문구를 디자인할 수도 있다.

떡담은 올해부터는 철저하게 주문생산 떡전문점 형태로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이다. 20평 정도 공간에 떡전문점을 개설하는 비용은 점포구입비 빼고 6000만원선. 떡 주문생산에 최적화한 실용적인 인테리어로 화려하지 않은 대신 청결과 깔끔함에 주안점을 둔다.

“창업한 지 6개월, 1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하는 모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투자비는 빨리 회수하고 한 번 자리 잡으면 10년,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국에도 매장 개설

떡담은 우리 떡의 세계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3년에는 국내 떡집으로는 처음 미국 뉴저지 파라다이스파크에 떡담 뉴저지점을 개설했다. 그해 4월에는 미 FDA 검사 승인을 획득했다. 덕분에 수출 물량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떡은 늘 마음을 나누는 정과 함께 했죠. 떡이 더 많이 사랑받는다는 건 그 고마운 마음들이 파도처럼 퍼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의 2막 인생이 화두인데 떡은 유행을 타지 않습니다. 그들이 떡을 통해 새로운 제2의 평생 사업을 일궜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경희
고려대 사회학과, 세종대 경영학 박사,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Entrepreneur MBA 과정 겸임교수, 현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