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비앤비(Airbnb)’는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의 양대 산맥으로 알려졌다. 이준규 에어비앤비코리아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개책으로 공유경제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경제 상황 자체보다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정보 공유가 쉬워진 것이 관련 산업이 급성장한 보다 직접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원에서 전자상거래를 공부하고 액센추어 컨설턴트, 구글코리아의 SMB 사업부문 상무 등을 거쳐 2014년 3월 에어비앤비에 초대 지사장으로 합류했다.
에어비앤비코리아는 이후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2015년 12월 1일 기준, 에어비앤비를 통해 국내에 투숙한 게스트는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했다. 해외에 투숙한 게스트도 같은 기간 267% 늘었다. 우리나라에서 이용 가능한 에어비앤비 등록 숙소는 현재 약 1만3000개로 1년 사이 117% 늘었다.
에어비앤비의 인기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여파와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업계에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 국내 주요 호텔들의 객실 가동률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40%대에 머물렀다. 호텔롯데의 경우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이 5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적자규모가 약 5배 늘었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도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 숙소는 호텔이 밀집한 중심가가 아닌 동네 구석구석에 있는 생활 터전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에어비앤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을 홍보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이 반드시 에어비앤비 숙소에만 묵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관광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사용하지 않는 방을 숙소로 내어주면 부수입을 챙길 수 있어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생면부지의 여행객을 집 안에 들여야 해서 안전에 대한 염려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여권을 등록하고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SNS 계정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며 “문제가 생기면 최대 10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했고 호스트 가정에 소화기를 배포하는 등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에어비앤비의 최대 경쟁력은 ‘사람’이다. “집을 공유하지만 사실 그 안에 사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5만원을 숙박료로 받으면서 정이 많아 그 이상을 퍼주는 분들도 있고 외국인 손님들에게 주변의 맛집도 소개하는 등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는 호스트분들이 많습니다.”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록하는 데 특별한 자격 요건은 없다. 집을 보유하고 있고 그 안에 유휴공간이 있으며 인터넷과 모바일로 관련 정보를 올리고 게스트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된다. 가입비가 없는 대신 숙박료의 일정 부분을 에어비앤비에 수수료로 지급한다.
숙박료도 임의로 책정할 수 있다. 다만 이용 후기(리뷰)와 평점이 공유되기 때문에 호스트들은 가격 대비 훌륭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 이준규
연세대 전기공학과, 미 카네기멜론대 전자상거래학 석사, 액센추어 컨설턴트, EMC 사업개발 매니저, 구글코리아 SMB 사업부문 상무, 현 에어비앤비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