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렌겔 부사장은 “SNS의 발달로 호텔들도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코렌겔 부사장은 “SNS의 발달로 호텔들도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Airbnb)로 대표되는 숙박공유업체의 급부상은 호텔업계에 큰 도전을 던져줬다. 개성 넘치는 주거공간을 숙소로 등록해 널리 홍보할 수 있게 되면서 어디를 가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한 호텔식 서비스에 실증을 느낀 여행객들이 이들 숙소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비욘세, 저스틴 비버 등 스타들이 묵고 간 초호화 에어비앤비 저택 등이 여행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1박에 1000만원이 넘는 곳도 있다.

지난해 12월 1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투숙한 게스트는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었다. 국내 이용 가능한 에어비앤비 등록 숙소도 지난달 기준 약 1만3000개로 1년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호텔업계도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세계적 호텔 그룹인 하얏트 호텔 & 리조트(이하 하얏트)가 지난달 ‘언바운드 컬렉션 바이 하얏트(The Unbound Collection by Hyatt)’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이런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메리어트와 힐튼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세 확장에 소극적이었던 하얏트는 관련 브랜드 론칭을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특색 있는 호텔들을 인수했다.

카리나 코렌겔 하얏트 아시아태평양지역 브랜드 & 전략담당 수석 부사장은 지난주 <이코노미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숙박공유업체들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고객 입장에서 좋은 일”이라고 운을 뗀 뒤 “SNS의 발달로 호텔 산업에서도 독특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해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을 이었다.

코렌겔 부사장은 지난주 인천공항과 인접한 그랜드하얏트인천에서 열린 하얏트의 세일즈, 마케팅 관련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현재까지 언바운드 컬렉션에 포함된 호텔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드리스킬 호텔과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호텔, 우루과이의 카멜로 리조트앤스파, 하와이의 코코 팜스 리조트 등 4곳이다.

그는 “나무 위에 지은 호텔(tree-top hotel)이나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호텔 등 독특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호텔들을 한데 묶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드리스킬 호텔에서는 유령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종종 있었다). 이름 그대로 브랜드의 ‘경계를 없앤(unbound)’ 것이 브랜드의 특징인 셈이다.

시설과 콘셉트는 천차만별이지만 ‘언바운드’ 소속 호텔들 역시 하얏트 고유의 서비스 색채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독특한 경험에 숙박공유업체가 줄 수 없는 품격 있는 서비스를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얏트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공감(empathy)’입니다. 모든 직원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도록 교육받습니다.”

코렌겔 부사장은 마이스(MICE) 산업에 있어 국제공항과 항만, 자유무역지역을 갖춘 인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비즈니스 여행 수요의 39%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중국 경기가 둔화됐다고 하지만 같은 기간 해외를 여행한 중국인이 1억2000만명에 달하는데다 한국이 2년 연속으로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였던 만큼 한국 마이스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 카리나 코렌겔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 그랜드 하얏트 홍콩 마케팅 팀장, 하얏트 호텔&리조트 아태 세일즈·마케팅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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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MICE) 산업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 & Event)의 영문 앞 글자를 딴 말로, 국제회의와 전시회, 관광이 결합된 유망 산업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