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는 ‘중국판 아마존’이 아니다
Alibaba and the House that Jack Ma Built
던컨 클라크 | 에코
28달러 | 304쪽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중국 기업들에 익숙하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중국판 구글’ 바이두, ‘중국판 애플’ 샤오미,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그리고 전자상거래업체로 출발해 시가총액 1952억달러(약 228조6580억원·5월 11일 기준)의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이 된 알리바바(阿里巴巴)는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익숙한 서양 기업 이름에 ‘중국’을 이어 붙인 이 수식어, 얼마나 정확한 걸까.
“중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전설’들을 기존 문법으로 설명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 같은 신간이다.
저자는 20년 넘게 중국에서 일해 온 영국인이다. 과거 모간스탠리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일했고 1994년 BDA투자자문을 창립했다.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중국의 인터넷 산업 태동기부터 현재까지의 발전과정을 지켜본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가 몇년에 걸쳐 완성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 평전이다.
두 사람의 첫만남은 1999년, 지방대 출신의 평범한 영어 선생님이 세 번째 창업에 도전해 ‘알리바바’란 웹사이트를 개설한 직후였다. 실수를 거듭하던 신출내기 창업가에게 여러가지 경영 조언을 건네던 그는 약 20년 동안 알리바바가 금융업,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산업으로까지 발을 뻗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가 내린 결론은 “알리바바를 ‘중국판 아마존’으로, 마 회장을 ‘중국의 제프 베조스’로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 책은 마 회장이 보여주는 사업가로서, 대중 앞에서 흡인력을 발휘하는 강연자로서, 정부와 우호관계를 다져가는 전략가로서의 다양한 면모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알리바바 성장의 토양이 된 중국 정부와 사회의 변화 양상도 함께 조명했다.
테드(TED) 달변가의 화법은 무엇이 다른가
TED Talks : The Official TED Guide to Public Speaking
크리스 앤더슨 | 호튼미플린하코트
28달러 | 288쪽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약자인 테드(TED)는 ‘지식 콘서트’식 공개 강연의 원조다. 2000년 인터넷에 무료 공개하는 파격으로 대중과 만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 실험을 이끈 인물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다.
테드의 연사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기업가부터 록밴드 리더까지 세계적인 명사들이 저마다 18분 동안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친다. 저자는 무대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대중을 사로잡는 말하기 대가들의 비법들을 뽑아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소설가 엘리자베스 길버트, 교육학자 켄 로빈슨 등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TED 명강 주인공들의 말하기는 무엇이 다른지 일러주는 책이다.
인터넷은 세상을 평평하게 하지 않았다
스마트
프레데리크 마르텔 | 글항아리
2만6000원 | 596쪽
아마존 열대우림, 인도의 빈민굴에서도 스마트폰만 켜면 대도시와 똑같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다. 정보 공유가 쉬워진 만큼 세상은 과연 더 평평해졌을까? 프랑스 사회학자인 저자는 세계 50개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이를 직접 확인했다. 첨단 기술의 기지 역할을 하는 실리콘밸리부터 베이징, 텔아비브, 요하네스버그, 가자 지구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스마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발로 뛰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세계 각지 사람들이다. 저자가 눈으로 확인한 건 오히려 더 뚜렷해진 지역색. 인터넷의 발달로 계층, 지역 간 특징과 차이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 책의 메시지다. 직접 보고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집필해 신선한 내용으로 꽉 찬 책이다.
기술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기술 중독 사회
켄타로 토야마 | 유아이북스
1만5000원 | 368쪽
일본계 미국인인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랜 기간 컴퓨터 시각 기술을 연구한 컴퓨터 공학자다. 그 기술을 활용해 빈부 격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인도를 찾았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기술을 활용한 여러 프로젝트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기술만으로 만사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은 것이다. 이를 주목한 저자는 여러 개발도상국을 주무대로 펼쳐진 다양한 기술 개입의 실험 사례를 모았다. 기술과 제도, 사회의 수용력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는 리더, 사회에 적용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행자, 삶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가진 수혜자가 균형을 이룰 때 기술 개입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몸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
바디무빙
김중혁 | 문학동네
1만4000원 | 284쪽
뜻대로 움직이기 가장 쉬울 것 같지만 결코 다스려지지 않는 것, 가장 친근하면서도 끝내 미지의 영역으로 남는 것. 바로 우리의 몸(body)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가인 저자가 몸을 주제로 쓴 32편의 산문을 묶어냈다. 그는 사람의 몸을 삶의 축소판으로 여기며, 한 사람의 몸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
영화 ‘그래비티’ 속 스톤 박사 역을 맡은 샌드라 불럭의 허벅지와 종아리에서 ‘딸을 잃은 상실감을 이겨내기 위해 그녀가 남몰래 뛰고 걸었을 시간’을 읽고, 한 켤레의 운동화를 나눠 신던 영화 '천국의 아이들' 속 오누이와 함께 여러 사람의 ‘발’에 담긴 사연을 떠올리는 식이다. 작가 마음대로 해석한 신체 부위 이야기 '믿거나 말거나 인체사전'도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