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낵 브랜드 프리토 래이(Frito-Lay)는 최근 중국에서 판매하는 감자 스낵 패키지를 새롭게 바꿔 내놨다. 길쭉한 모양의 종이박스에 담아낸 모양새가 언뜻 보면 오리온이 판매하는 ‘예감(薯愿·슈위엔)’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엇비슷해 보이는 수입과자의 등장에 매출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예감’의 기존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외형보다 브랜드 자체를 꼼꼼하게 따져 본 중국 소비자가 오리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오리온을 상징하는 과자는 초코파이다. 비스킷 사이에 마시멜로를 끼우고 초콜릿으로 감싼 이 파이는 ‘정(情)을 나누는’ 과자로, 또 군인에게 사랑 받는 간식으로 한국인의 정서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제 초코파이는 ‘한국인의 과자’로 부르기 민망한 글로벌 제품이 됐다.
중국에서 초코파이는 ‘좋은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요우파이(好麗友派)’로 불린다. 한국인 감성을 자극하던 포장지 위의 ‘정’이란 글자는 중국 인간관계의 바탕인 ‘인(仁)’이 대체했다. 지난해 오리온 중국법인이 초코파이로 올린 매출액은 1870억원, 베트남과 러시아 등 다른 해외 매출을 합친 글로벌 초코파이 매출액은 4030억원에 달했다.
작년 오리온 중국법인 매출은 1조33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의 매출 신장에 힘입어 2009년 국내 매출을 앞지르기 시작한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이제 전체 매출의 70%를 바라보고 있다. ‘내수 중심의 식음료 기업’이 명실공히 ‘수출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韓中수교 이전부터 발판 다져
오리온이 해외로 눈을 돌린 건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한국 과자가 중국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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