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이 탈감은 이스라엘 주요 오케스트라 거의 대부분을 이끈 실력파 지휘자다. 최근에는 자신이 연구한 세기의 명지휘자들의 리더십 스타일을 바탕으로 세계 유명 기업, TED와 다보스 포럼 등에서‘사람 지휘법’을 설파하고 있다. <사진 : 마이클 클라인버그, 이타이 탈감 공식 홈페이지>
이타이 탈감은 이스라엘 주요 오케스트라 거의 대부분을 이끈 실력파 지휘자다. 최근에는 자신이 연구한 세기의 명지휘자들의 리더십 스타일을 바탕으로 세계 유명 기업, TED와 다보스 포럼 등에서‘사람 지휘법’을 설파하고 있다. <사진 : 마이클 클라인버그, 이타이 탈감 공식 홈페이지>

마에스트로 리더십
이타이 탈감 지음 | 세종서적
1만4000원 | 264쪽

금융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음악 예술 분야에 와서 일한 지도 거의 1년이 돼간다. 음악을 듣고 공연장에 가기를 좋아했지만 막상 음악가를 통할하는 자리를 맡게 되니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다. 음악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음악 전공자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얘기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최근 생각을 바꾸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인데 왜 거북해해야 하는가.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여러 사람이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두려워할 필요없다. 오히려 무대 아래서 손뼉 치던 입장에서 좋은 연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향악단을 경영하는 것은 색다르지만 보람찬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가들은 성장 배경과 과정이 일반인과 다르기 때문에 그 생각이나 행동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간접적으로나마 이들을 이해하고자 음악가들이 쓴 음악 기초 지식에 관한 책부터 음악 이론서에 이르기까지 많은 책을 구입하여 읽었다.

닥치는 대로 음악 관련 책을 읽으며 현장에서 부딪치고 있던 올해 초, 평소 알고 지내던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께서 책 한 권을 보내주었다. 금융계에 있던 사람이 음악 분야에서 경영을 한다니 안쓰러웠나 보다. 보내준 책 제목을 보니 <마에스트로 리더십>이었다.

저자는 이타이 탈감이라는 이스라엘 지휘자다.

위대한 지휘자들은 어떻게 사람을 경영하는지에 관하여 쓴 책이다. 10년 동안 서울시향 예술감독으로 있던 지휘자가 지난 연말에 떠나 새로운 상임지휘자를 물색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 꼭 맞는 해답서 같았다.


독재형부터 자유방임형 지위자까지

지휘자도 일반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처럼 다양한 유형의 리더십을 보인다. 아주 독재적인 지휘자가 있는 반면 자유방임형 지휘자도 있다. 어느 지휘자의 리더십이 좋다 또는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케스트라 구성원의 실력, 조직 분위기에 따라 적합한 지휘자가 다를 수 있다. 성장 단계에 있는 오케스트라라면 통제와 규칙을 강조하는 지휘자가 효과적이겠지만 어느 정도 원숙한 단계의 오케스트라 경우에는 해석과 의미를 중시하는 지휘자가 적합할 것이다.

저자는 위대한 지휘자나 기업의 탁월한 경영자가 지녀야 할 품성 가운데 ‘인정하기’를 강조한다.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고 하더라도 모든 상황에 대해서 다 잘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도자와 부하 직원 사이에는 서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간격이 있는데 훌륭한 지도자는 이러한 간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곧바로 핵심을 알아차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여 잘 처리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독창적으로 해결한다.”


▒ 최흥식
파리 도핀대 경영학박사,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연세대 경영대 교수, 하나금융지주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