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 졸업. GE 마케팅 부서 1년 근무. 이후 구글에서 6년간 사업 개발과 영업 관련 업무 수행. 현재 알리바바 재직 중. 첫 스페인어 기반 MOOC(대규모 온라인 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s) 개발 참여. 스페인과 프랑스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고 당시 다양한 봉사활동 수행.”
온라인 고용 플랫폼(Online Talent Platform)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이버 이력서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은 지난 몇년 새 가장 빠르게 성장한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미국 링크드인은 전 세계에서 3억64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링크드인을 통해 100만건의 채용이 이뤄지는 등 기업 인력 채용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기업 입장에서 전통적인 형태의 이력서에 기재된 정보뿐만 아니라 구직자에 대한 평판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링크드인의 강점이다. 다양한 업무 능력에 대한 직장 동료들의 보증, 고객들로부터의 평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링크드인은 30억건의 개인에 대한 평판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활용해 광고를 내고 공개적으로 사람을 뽑는 대신 조용히 고용 제안을 하는 ‘수동적 채용(passive recruiting)’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정 업무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임시직 근로자들을 연결해주는 형태의 온라인 고용 플랫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서비스는 아직 이용하는 근로자가 적긴 하지만(미국의 경우 경제활동 인구의 1% 이하) 성장 속도가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인 기업과 스타트업은 이 유형의 서비스를 단기간 전문가를 사용해야 할 때 즐겨 사용한다. 업워크(Upwork·구 이랜스-오데스크)는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프리랜서들의 자료를 수집해 기업이 원하는 분야의 인력을 연결해준다. 현재 180여개국에서 900만명의 프리랜서와 400만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아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인력을 파견하는 기업들도 있다. 태스크래빗(TaskRabbit), 아마존 홈서비스 등은 심부름 시킬 사람을 찾는 고객과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는 구직자를 연결해준다. 우버(Uber), 리프트(Lyft), 사이드카(Sidecar)는 택시 서비스, 어번시터(UrbanSitter), 케어닷컴(Care.com)은 육아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플랫폼은 개별 기업 단위에서는 서비스와 기업의 특징이나 성장 스토리 위주로 알려지고 분석된다. 하지만 이제 노동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할 때다. 이들의 잠재적인 영향력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아마존 등의 성장이 전체 유통 시장 판도를 바꾼 것과 유사하다. 그리고 온라인 고용 플랫폼은 계속 발전하고 변신해 지금 예측한 것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 창출 효과 두드러져
온라인 고용 플랫폼은 고용량을 늘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적으로 5억4000만명의 근로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의 10% 수준이다. 이 가운데 2억3000만명은 구직에 드는 시간 감소, 2억명은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 6000만명은 좀 더 나은 조건의 기업과 연결, 5000만명은 채용 과정의 비공식성 감소 등을 통해 각각 혜택을 봤다.
먼저 온라인 고용 플랫폼은 직업 탐색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전통적인 직업군에서 근로자들과 기업을 빠르게 연결시켜 주기 때문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 기술을 갖춘 직군의 사람들이 가장 큰 이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나는 건 이 때문이다. 특정 지역 경제가 부진에 빠져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통해 아예 다른 나라나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직업을 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구직과 채용에 소요되는 시간과 자원이 대폭 줄면서 ‘마찰적 실업’이 전반적으로 감소한다.
파트타임 근로가 활성화되면서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 시장 재진입도 크게 늘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주부들의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고 기존 파트타임 근로자들도 일거리가 늘어나면서 노동 시간을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025년까지 7200만개의 일자리(정규직 환산 기준)가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통해 새로 생겨날 것으로 맥킨지는 예측했다.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증가치는 연 2조7000억달러로 관측됐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통해 실직과 채용 사이의 시간적, 공간적 간극이 좁혀질 것이다. 또 정부가 온라인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직 활동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공공 주도의 직업 알선, 직업 교육, 실업 급여 등에 들어가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매력적인 정책 대안이다. 맥킨지는 미국·영국·독일·일본에서 정부가 온라인 고용 플랫폼 활용을 본격화할 경우 고용 안정 관련 예산의 9% 정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절감한 예산은 장기 실직자들이 다시 노동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교육을 시키는 데 쓰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노동 공급과 기업들의 수요가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미스매치(불일치·mismatch)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4년제 정규 대학 졸업자들의 중위임금은 2년제 대학 졸업자들보다 낮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미스매치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이 어떤 기술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잠재적 구직자들은 어떠한 교육을 받고 노동 시장에 나설 것인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라인 고용 플랫폼의 효과는 바로 이 미스매치 해소에서 두드러진다. 기업 현장에서 어떠한 기술, 교육, 훈련이 더 많이 필요한지 정보가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고용 활용 시 기업생산성 9% 상승
지식기반 경제에서 적합한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가에 여러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아이디어, 혁신, 연구개발, 전문성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여러 정상급 글로벌 기업들이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인재 채용과 인적자원 개발에 활용하고 나선 이유다. 이들은 단순히 구직자를 걸러내고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능력 개발, 보상, 팀 단위 조직 관리 등에 폭넓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맥킨지가 최근 여러 기업들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온라인 고용 플랫폼이 기업의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은 기업의 성과를 9%가량 끌어올릴 수 있고 인사 관리와 관련된 비용을 총 7%가량 끌어내렸다. 그 결과 최대 2.75% 정도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은 생산성이 높은 고숙련 인력에 국한되지 않고 이직이 잦은 대규모 저숙련 근로자를 관리하는 데도 유용하다.
업종별로는 기술집약적 산업이나 전문서비스직군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전문적이고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렵고 급여가 비싸다는 공통점이 있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통해 여러 나라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 채용하고 좀 더 팀워크가 좋고 생산성이 높은 팀을 꾸리는 데 온라인 고용 플랫폼이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은행, 소매업종도 고객 서비스에 적합한 인력을 선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사 관리 방식의 혁신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보된 정보들을 전통적인 채용 방식에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다. 게다가 경쟁 회사들이 유능한 직원들에게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이 다른 회사로 옮기기도 쉬워졌기 때문에 이직률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직원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다. 소비자 대상의 브랜드 관리와 유사하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 평판 관리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전통적인 노동 시장에서 통용되던 ‘게임의 규칙’은 온라인 고용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큰 폭의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기업, 근로자, 정부가 이를 숙지하고 발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이 미치는 영향 가운데 많은 부분은 전통적인 방식의 정규직 고용과 연관되어 있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이 지금처럼 빠르게 성장했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임시직, 파트타임, 프리랜서 등 비정규 고용 시장에서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시켜줬기 때문이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의 발전이 노동 시장 규제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예를 들어 우버 등의 온디맨드(주문형·On-demand) 경제 서비스의 경우 해당 플랫폼에 등록한 대규모 임시 근로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현행 법규에서는 노동법에 따라 정식으로 계약이 된 근로자나 아니면 하청업자 가운데 하나로 분류돼야 한다.
임금 이외에 근로자가 회사 측에서 받아왔던 다양한 혜택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은 근로자에게 퇴직금, 의료보험, 산재보험뿐만 아니라 출산 등에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고용 플랫폼이 확산되고 프리랜서 형태의 고용이 늘면 기업은 상용직들이 받아왔던 다양한 혜택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근로자, 장기 경력 관리 중요성 커져
커뮤니케이션 능력·리더십 등 소프트스킬, 동료나 상사들로부터의 평판, 성격적인 특성 등 근로자들의 비정형(非定型)적인 모습들이 드러나는 것도 온라인 고용 플랫폼의 특징이다. 근로자들이 비정형적인 요소들을 내세워 차별화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다. 젊은 신참 근로자들의 경우 해당 직군에 필요한 소프트스킬이 무엇인지 파악해 경력 관리에 나설 수 있다. 거대한 규모의 온라인 고용 시장을 통해 개별 근로자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커리어 설계에 나서는 게 디지털 고용 시대 근로자들에게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