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사였던 마윈(馬雲)은 1999년 중국 내 제조업자와 해외 구매자를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하면서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 <사진 : 블룸버그>
영어교사였던 마윈(馬雲)은 1999년 중국 내 제조업자와 해외 구매자를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하면서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 <사진 : 블룸버그>

1 | 마윈이 말하다
마윈 | 처음북스
1만7000원 | 484쪽

마윈과 17명의 창업자가 만든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2014년 미국 증시에 상장됐다. 이로 인해 단돈 50만위안(약 8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알리바바는 2314억달러(약 240조5000억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거대 기업이 됐다.

그러자 ‘마윈을 배우자’는 열풍이 불면서 마윈을 미화하는 수많은 마윈 전기들이 등장했다. 그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는 미래에 훌륭한 사람이 될 법한 사람의 일대기로 포장됐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과거부터 남달랐던 비범한 ‘행동’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려진 마윈은 그런 ‘영웅’이 아니다.


당장의 수익보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고민

“알리페이는 우리가 금융계에 진출해 더 많은 돈을 벌 욕심으로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 그러나 알리페이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타오바오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매번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들을 해왔고, 당신도 그래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모든 자원을 통합해 전방은 가볍게, 후방은 두텁게 해야 한다. 후방의 두터움은 사람이 아니라 기술과 혁신, 서비스의 질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기업 간(B2B) 온라인 거래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기, 홍콩에 상장됐던 주식 회수, 알리바바 그룹의 인터넷 쇼핑업체 타오바오 기업 분할 등 2010~2013년은 알리바바 설립 이후 가장 치열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은 일련의 사건들로 회사가 휘청이던 4년 동안의 마윈의 목소리를 담았다. 기업설명회, 관리자급 회의, 전략 발표회 등에서 그가 직원, 임원, 동업자들에게 직접 한 말들이다. 마윈은 2만명이 넘는 직원의 발전을 생각하고 같이 일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에 보여줄 비전을 고민했다.

2014년 9월 미국 증시에 상장되며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아마존을 뛰어넘었다. 마윈은 한때 주식 보유액 31조원이 넘는 아시아 최고의 부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단순히 그의 사업수단과 부(富) 때문이 아니다. 마윈은 사업에 앞서 항상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기업 문화를 말한다. ‘남의 밥그릇은 빼앗지 않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발전해야 한다’는 마윈의 경영 철학이다.

알리바바는 물류업에 진출하며 모든 택배회사와 물류회사에 창고보관 시스템을 개방해 상생을 도모했다. 거대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보여준 것이다. 마윈은 “기회를 잡아 이용하기만 하면 성공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기업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자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마윈의 고민들을 통해 그의 맨 얼굴을 직접 살펴볼 기회다.


생명공학 시대의 어두운 단면
2 | 완벽에 대한 반론
마이클 샌델 | 와이즈베리
1만2800원 | 200쪽

지난 5월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150명의 과학자가 모여 인간 유전자 합성에 관한 비밀회의를 열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인간 유전자 합성을 추진한다는 말은 사실상 ‘맞춤형 인간’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신의 영역인 생명창조에까지 인간이 관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생명공학 기술발전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조명한다. 기술발전은 인간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 치료와 예방의 길을 열어주고 있지만 우리의 유전적 특성을 마음대로 조작할지도 모른다는 점은 부정적 단면이다.

그는 우리가 유전공학 기술로 완벽해지려는 일부 시도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생명과 재능을 ‘주어진 선물’로 여기지 않고 정복하고 통제하려는 오만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특징을 지닌 아이를 얻기 위해 부모가 아이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이나 기억력을 더 높이려고 약물을 복용하는 행위는 자신의 본성을 재창조해 완벽을 추구하려는 ‘프로메테우스적 열망’이자 ‘우생학적 열망’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 복제, 근육·기억력 강화 약물 복용, 줄기세포 연구 등 유전공학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어떤 윤리적 입장을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명윤리를 둘러싼 다양한 도덕적 난제들을 제시하면서 인간 생명의 근원을 재설계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관한 판단을 촉구한다.


<사진 : 블룸버그>
<사진 : 블룸버그>

“잡스처럼 세상을 바꾸겠다”고? 착각 마라
3 | Ego Is the Enemy
라이언 홀리데이 | 포트폴리오
25달러 | 256쪽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기PR(홍보)이 필수인 시대. 개인이든 기업이든 ‘잘난 나’를 드러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과연 큰 꿈을 지니면, 자신을 믿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걸까. 책의 저자는 낙관론으로 무장한 기업인의 환상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스티브 잡스처럼 ‘세상을 바꾸겠다’고 해봤자 당신은 잡스가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병적으로 자존심이 강했던 스티브 잡스는 1985년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그는 넥스트(NEXT), 픽사(PIXAR)를 이끌면서 인정할 만한 능력을 보여주는 전문경영인(CEO)을 겸손하게 대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가 회사를 성공으로 이끈 건 그 뒤의 일이다. 책은 ‘자아의 덫’에 대한 해법으로 ‘겸손(humility)’을 제시한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도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능력이야말로 기업가에게 필요한 겸손이라는 것이다. 도브 차니 아메리칸 어패럴 창업자의 추락부터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마셜의 성공까지 자아 통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가 담겼다.


미국인 상사와 프랑스인 직원은 왜 앙숙일까
4 | 컬처 맵
에린 메이어 | 열린책들
1만5000원 | 352쪽

미국인 상사와 프랑스인 직원 사이에 가장 빈번하게 벌어지는 갈등 중 하나는 상사가 구체적인 필요에 대한 설명 없이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럴 때 프랑스인 직원은 즉각 일을 시작하는 대신 “왜?”라고 묻고, 지적받을 때까지 실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언뜻 미국인 상사 마음이 상할 것 같은 사례지만 마음 상한 것은 프랑스인 직원도 마찬가지다. 원칙을 우선시하는 프랑스 문화에서는 ‘왜 그런 지시를 내렸는지’가 실행 자체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저자는 세계에서 성공한 글로벌 리더들이 다문화 환경에서 겪은 문제, 이를 극복해 나간 비결을 연구해왔다. 그가 권하는 방법은 각 나라의 문화 차이를 직선 위에 그려 ‘컬처 맵(문화 지도)’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의사소통, 평가, 설득, 조직 관리, 의사 결정, 신뢰, 이의 제기, 일정 관리 등 여덟 가지 기준으로 각 나라의 위치를 찾아 문화적 상대성을 이해해 보라는 얘기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의 경험은 물론 그가 가르친 학생, 고객이 겪은 문화적 의사소통의 혼란 사례를 풍부하게 담고, 해법을 소개했다. 다른 문화 출신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지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