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가항공사 중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취항했고, 오는 12월에는 케언스 노선도 운항할 예정이다. <사진 : 진에어>
국내 저가항공사 중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취항했고, 오는 12월에는 케언스 노선도 운항할 예정이다. <사진 : 진에어>

국내 항공업계도 중동 항공사가 촉발한 항공업계 대변화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항공업계가 중동뿐 아니라 일본·중국 항공사와 경쟁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의 ‘동아시아 허브 공항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는 그러나 초장거리 노선 확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7시간 안팎에 달하는 초장거리 직항 노선은 총비행시간을 단축해 승무원 등 운영 비용을 줄이고 경유 공항 이용료 등을 절약할 수는 있지만,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인천에서 출발하는 17시간 상당의 초장거리 노선은 남미나 아프리카 정도인데, 이에 대한 수요가 노선을 운영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실제로 직항은 아니지만, 경유 공항을 거쳐 운영 중인 일부 남미 국가 노선의 경우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인천~애틀랜타(15시간·1만1481㎞) 간 직항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뉴욕(14시간·1만1070㎞) 간 직항 노선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다만, 두 항공사는 노후화된 기종을 차세대 기종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거리와 관계 없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B747-8i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747-8i는 기존 B747보다 연료 효율성과 여객·화물 수송량을 높인 기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부터 중대형 기종인 A350을 들여올 예정이다.


대형항공사 “초장거리 노선 수요 적어”

이런 가운데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 중심으로 운영해 왔던 국내 저가항공사(LCC)는 장거리 노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인천에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를 잇는 노선을 취항한 데 이어 오는 12월에 케언스(호주) 노선도 운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진에어는 국내 LCC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 중인 총 393석 규모의 B777-200ER 중대형 항공기를 투입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5월 호주·싱가포르 등 다른 7개 LCC와 노선·좌석을 공유할 수 있는 항공동맹(얼라이언스)인 ‘밸류얼라이언스’를 결성하기도 했다.

LCC가 대형 항공사 요금의 절반도 안 되는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장거리 확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들의 국제선 점유율은 갈수록 늘고 있다. 6월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항공여객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제선 여객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승객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 승객은 40.4%나 급증했다. 2014년 기준 국내선 점유율 50% 벽을 허문 LCC가 국제선 시장에서도 선전하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