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플래그십 브랜드숍에서 이란인들이 제품을 실펴보고있다. <사진 : LG전자>
LG전자 플래그십 브랜드숍에서 이란인들이 제품을 실펴보고있다. <사진 : LG전자>

이란에서 삼성·LG전자 등 한국 가전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70%에 달한다. 특히 한국산 제품이 이란 내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가에 위치한 좀후리 전자거리. 이곳에 이란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매장이 있다. 바로 LG전자 플래그십 브랜드숍이다. 중동지역 최초의 LG전자 브랜드숍인 이 매장의 면적은 540㎡에 달한다. 한국 이외의 LG전자 단일매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LG전자는 브랜드숍 오픈 준비 과정에서부터 철저하고 치밀한 시장 분석, 이란 고객에 대한 이해, 변화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했다. 특히 차별화된 프리미엄 인테리어, 모바일 제품을 포함한 모든 전자제품을 전시해 고객들이 마음껏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문 판매사원이 고객 맞춤형 컨설팅을 해주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등을 갖춰 이란을 대표하는 전자매장으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는 현재까지 이란 내에 12개 프리미엄 브랜드숍을 열었고 올해 20개의 브랜드숍을 추가로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란 가전시장은 TV·냉장고 등 제품군별로 특화된 소규모 매장들이 즐비한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유통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족 단위로 쇼핑할 수 있는 공간, 모든 제품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형 쇼핑몰, 하이퍼마켓 등이 늘어나고 있다.


이란의 LG전자 플래그십 브랜드숍.
이란의 LG전자 플래그십 브랜드숍.

여성 고객 위해 여성 서비스요원 고용

LG전자의 이란에서의 성공 기반은 지역과 문화에 철저히 동화된 ‘현지화’다. 대표적인 제품이 이란 가정용 에어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역특화형 에어컨이다. LG전자는 2013년 섭씨 60도 이상의 고온에도 강력한 냉방 성능을 제공하는 지역특화 에어컨 ‘타이탄 빅 Ⅱ’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60도 이상의 혹서에도 견딜 수 있는 ‘열대 컴프레서’를 장착했다. 열대 컴프레서는 고온에서 발생하는 높은 압력을 낮춰주는 기능으로 뜨거운 외부 열기에도 멈추지 않고 작동한다. 현지 가옥 구조상 세계 최장 20미터까지 보내주는 바람도 특별하다. 또 실내 흡연율이 높은 중동 현지 소비자들을 위해 강력한 공기 청정 기능으로 담배 연기 제거 기능도 탑재했다.

LG전자가 중동 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자레인지에도 중동 지역 소비자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숨어있다. 중동 지역에는 아프리카·인도 문화 등 다민족 문화가 혼재돼 있다. LG전자는 이에 착안해 전자레인지로 아프리카 지역의 주요 메뉴, 아랍 민족이 선호하는 음식을 요리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특히 이란은 다른 중동 지역 대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고, 경제 활동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여성들의 가사 노동 시간 등을 단축할 필요성도 많아지고 있다. 이를 고려해 LG전자가 개발한 제품이 광파오븐 ‘솔라돔’이다. 솔라돔은 이란 전통음식을 자동 메뉴로 조리할 수 있다.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지역은 프리미엄 TV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처음 올레드(OLED) TV와 울트라HD TV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선점했다.

이슬람 문화권인 이란은 여성이 혼자 있을 때는 남성이 방문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하더라도 서비스 만족도 결과가 매우 낮게 나타난다.

이에 착안한 LG전자는 여성 서비스 엔지니어를 모집, 교육하고 있다. 고객들이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핑크색이 섞인 유니폼도 마련했다. LG전자의 ‘핑크 서비스’는 현재 이란 외에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등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란의 삼성전자 현지매장. <사진 : 삼성전자>
이란의 삼성전자 현지매장. <사진 : 삼성전자>

빈민층에 전자제품 수리 기술 교육

1998년 이란에 진출한 삼성전자 역시 철저히 현지 문화와 생활환경을 감안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이란 현지의 단독 거래처(HACO)를 통해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제품은 거래처를 통한 간접 수출을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냉장고는 현지 식문화를 감안해 ‘트윈 쿨링(twin cooling)’을 탑재하고 있다. 양고기와 향신료를 장기간 냉장·냉동 보관하는 식습관을 반영해 냉장실과 냉동실을 독립 냉각하는 방식으로 안정된 온도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세탁기의 경우, 현지 대가족 문화 특성상 대용량의 세탁기가 필요하고 수시로 세탁을 해야 하는 점에 착안해 세탁 중에도 언제든지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도록 전면 도어에 작은 투입구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전원이 불안정한 이란 시장의 전력사정을 감안해 갑작스러운 이상 전력을 견뎌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TV도 중동 문화에 특화해 개발했다. 영화와 드라마 시청을 좋아하지만 인터넷 보급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 시청자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스크린샷이나 사운드클립으로 저장해 다른 스마트기기에서도 볼 수 있도록 했다.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특성에 맞춰 서비스 또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매 후 24시간 내 제품이 설치되며 VIP 전담팀을 운영해 필요한 시간 중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공유가치창출(CSV) 활동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란 내 12개 도시에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12개의 오디오 도서관을 운영 중이며 테헤란 내 13개 빈민층 학교에 미래형교실을 열었다.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해 TV, 휴대전화 수리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300여명이 이 과정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