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다 히데오(澤田秀雄·65) HIS그룹 회장의 이름 앞에는 관행을 깨부수는 ‘혁명가’ ‘도전자’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습니다. 1980년 일본 제1호 가격 파괴형 해외여행사를 시작으로 최초의 저비용 항공사 설립, 교리쓰증권 인수, 몽골 AG은행 인수 등 잠시도 쉬지 않고 모험적 경영을 이어 온 기업가입니다.
이순(耳順)의 나이를 한 해 앞둔 2010년 사와다 회장은 출범 후 18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있던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취임 첫해 사상 첫 흑자로 만드는 ‘마법’ 같은 기적을 연출했습니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며 리더십 부재에 절망하고 삶 속에서 상처 입은 일본인들에게 그는 ‘희망과 위안을 주는 태양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사와다 회장에게 사업 스트레스와 고민은 일상입니다. 하지만 그는 “압력이 내 점심시간이며, 문제는 저녁이다”라며 도전 정신과 스피디한 경영으로 정면 돌파합니다. 적자 기업을 흑자로 반전시키는 데 능숙한 그는 비인간적인 비용·인원 삭감 대신 번개같이 빠른 판단력으로 목표를 제시하고, 직원들의 의욕을 되살립니다. 굵고 터프한 사와다 회장의 리더십은 손 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섬세하고 치밀한 리더십과 대비됩니다.
사와다 회장은 고교 졸업 후 독일 마인츠대학에서 4년 동안 유학하면서 아르바이트 수입을 모아 세계 50여개국을 여행했고, 그 돈을 밑천으로 일본에서 최초의 가격 파괴형 저가 여행사인 인터내셔널 투어즈(HIS의 전신)를 세웠습니다. 현재 HIS를 통해 해외여행에 나서는 일본인은 매년 300만명(2012년 기준). 일본 여행사를 통틀어 여행객을 해외로 가장 많이 보내는 1등 여행사입니다.
1980년 당시 관심조차 없던 저가 여행사를 왜 세웠습니까.
“유학생활 중 유명 맥줏집이나 관광지 등과 계약해 수수료를 받고 고객에게도 할인혜택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호응이 좋아 돈을 꽤 많이 벌었죠. 1976년 일본으로 돌아올 때 일본여행사의 해외항공권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유럽 왕복 항공권이 60만~70만엔(현재 환율 기준 860만~1000만원)이었는데, 저는 그 반값이면 살 수 있었어요. 싼 항공권을 팔면 젊은이들도 해외여행을 많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비즈니스 기회라고 확신했습니다. 당시 항공권이 비쌌던 것은 ‘요코나라비(橫竝び·옆으로 나란히 줄 서기)’ 현상 때문이었습니다. 여행사들이 전부 비슷한 관행에 맞춰 영업해 아무도 가격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거죠.”
사업은 어땠습니까.
“신주쿠에 전화기 1대, 책상 2개 놓고 사무실을 차렸는데, 첫 달에 손님이 1명 왔습니다. 첫 6개월은 손님이 거의 오지 않았어요. 망하는 거 아닌가 싶어 몹시 불안했죠. 처음 몇 달 동안 사업을 접을까 수없이 고민했지만 다른 데 시간을 쏟고 앞으로 계획을 생각하면서 느긋해지려고 했던 게 큰 힘이 됐습니다.
손님이 없는 동안 <란체스터(Lanchester) 전략> <도쿠가와 이에야스> 26권 전권, <손자병법> 등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계속하면 결국 실력이 된다(継続は力になり)’ ‘돌 위에라도 3년은 있어봐라(石の上にも3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최소 3년은 버티기로 결심했죠. 6개월 후부터 손님이 조금씩 왔습니다. 주로 해외 배낭여행을 계획하는 젊은이들이었는데, 이들에게 노하우를 많이 전수해주니 입소문이 났습니다. 아이디어 여행 상품이 히트를 쳤고, 회사 설립 다음 해인 1981년 3억엔 매출을 올렸습니다. 89년에는 매출이 164억엔으로 치솟았어요.”
직원들의 ‘의욕’ 살려라
HIS는 지금 일본 2위 여행회사로 컸는데 성공 비결은.
“젊은 사원들을 단련시켜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 게 큽니다. 예컨대 HIS에서는 사원들이 서로 전화를 받으려고 합니다. 연공서열 급여체계가 아니라 판매고가 개개인의 급여에 직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죠. 자신의 고객을 잘 관리해 많은 매출을 내는 사원이 많아지면 단골손님이 늘고 회사도 잘되게 되는 것입니다. 해외나 국내에 신규 지점을 열 때도 ‘고군분투(孤軍奮鬪) 돌격 방식’ 스타일로 사원을 현지 파견했습니다. 수시로 격려 전화나 팩스도 보냈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완수한다’고 하는 의지와 근성을 해외 근무자에게 심는 데 주력했습니다.”
2010년 만년 적자 회사 ‘하우스텐보스’ 사장직을 맡으셨습니다. 숱한 전문가들도 실패했는데 어떻게 1년 만에 흑자를 만들었나요.
“사람의 야루키(やる氣·하고자 하는 의욕)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우스텐보스 임직원들의 ‘야루키’를 살렸습니다. 그리고 적자가 쌓이는 원인을 분석해 그 반대로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경비를 20% 줄이고 매상은 20% 높였죠. 40%가 좋아졌는데 어떤 회사가 흑자 전환이 안 되겠습니까. 직원들에게 ‘흑자가 되면 보너스가 나오니까 열심히 합시다’고 했습니다. 전체 면적 가운데 3분의 1을 테마파크에서 제외해 프리존(무료 구역)으로 바꿨습니다. 관리구역을 3분의 2로 줄이니 전기료·인건비 등이 많이 줄었습니다.”
‘스피드를 20% 올리면 비용을 20% 줄인 것과 같은 효과’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비즈니스는 속도입니다. 빨리 결단하고 빨리 움직이면 경비는 20% 정도 내려갑니다. 좀 더 빨리 하면 10시간 걸릴 일도 8시간에 됩니다. 그럼 2시간분의 코스트가 줄어들죠. 20%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 사와다 히데오(澤田秀雄)
HIS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