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온라인 쇼핑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초기에는 컴퓨터·전자기기·음반·책 등으로 시작해 현재는 생수와 기저귀 등 생필품에서 자동차와 가구 등의 내구 소비재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패션 위주의 소위 명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온라인 쇼핑의 확산이 빠르지 않은 영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독특한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진입한 혁신기업들이 시장을 넓히고 있다.‘파페치(Farfetch)’는 자존심을 세우느라 디지털 대응이 느리다고 평가받던 명품 시장에 최근 등장한 명품 전문 글로벌 온라인 장터다. 파페치는 빠르게 매출을 늘리며 글로벌 명품 시장 질서 변화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각지를 여행하다 보면 오랜 역사를 가진 독특한 패션 부티크들을 볼 수 있다. 100년 역사의 베네치아 ‘알두카다오스타(Al Duca d’Aosta)’, 파리 ‘레클레뢰르(L’eclaireur)’, 뭄바이 ‘르밀(Le Mill)’, 런던 ‘셀레스틴 일레븐(Celestine Eleven)’ 등 각지의 유명 부티크들은 개성 있는 패션 명품으로 관광객들을 매혹한다. 아쉽게도 해당 지역을 직접 방문할 수 없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이들의 상품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부티크들은 전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이미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파페치는 이들 유명 부티크들의 변화를 이끌어낸 주역이다.
파페치의 창업자인 호세 네베스는 포르투갈 북부의 브라가(Braga) 출신이다. 이 지역은 의류와 패션의 중심지로 유명했고, 그의 할아버지는 구두 장인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네베스는 1994년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어릴 때부터 쌓아온 프로그래밍 능력을 활용해 의류 제조업체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 회사를 차렸다. 이후 그는 패션산업을 지원하는 단순한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1996년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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