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산업화 시대에 기업들은 땅값이 싸고 인건비가 싼 곳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지식·정보화 시대 기업의 관심사는 전혀 다릅니다. 그들은 ‘인재’가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지난날 단순 육체노동과 기계적인 작업이 기업 활동의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요즘은 창의적 인재가 기업 성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도시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의 말입니다.
플로리다 교수는 1980년대 카네기멜론 대학 교수로 일하면서 전기·석유·알루미늄 등 전통 산업의 중심지였던 피츠버그에 살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도시에서 인재들이 점점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는 이것을 보면서 “기술이나 인재가 고여 있는(stock) 개념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flow)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런 인재들은 어떤 곳으로 빠져나가는 걸까요?
주위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도시를 키워라
“기술적 인프라(Technology)를 잘 갖추고,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분위기(Tolerance)가 넘쳐 나야 비로소 인재(Talent)를 자석(磁石)처럼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 교수는 “창의적인 인재는 문화적 관용과 개방성을 갖춘 특정 지역에 점점 더 집중되고 있고, 그런 곳에서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나온다”면서 “주위 힘을 결집할 수 있는 도시를 강력한 중심지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가치는 ‘관용’이라고 합니다. “중동의 두바이는 외부로부터 단순 노동자 유입이 확대되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다양성이 결여된 동종 사회 성격이 짙습니다. 도시의 성공 조건을 고르게 갖추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습니다.”
3T 갖춘 샌프란시스코, 첨단 기술 허브로
플로리다 교수가 꼽는 미국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미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이 도시는 세 가지 T(기술·인재·관용)를 갖춘 대표적 지역입니다. 따스한 날씨와 해변가 등 쾌적한 생활환경에다 동성애를 비롯한 다른 문화를 기꺼이 수용하는 관용의 정신을 무기로 세계 곳곳에 퍼진 재능 있는 인재들을 끌어모았습니다. 구글과 야후 등 실리콘밸리에 세워진 세계적 IT 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외국 출신들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관용의 문화를 무기로 세계적인 인재를 빨아들였고 이게 첨단 기술의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는 거죠.
캐나다 2~3등이던 토론토, 다양성 강화해 성장
플로리다 교수가 살고 있는 토론토 역시 성공 모델 가운데 하나입니다. 토론토는 1970~80년대까지 캐나다의 2~3위권 도시에 불과했습니다. 인종 구성도 스코틀랜드·잉글랜드계 백인들로 채워져 있어 다양성과 거리가 멀었죠. 그런데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토론토 정부는 다른 지역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로 결심하고 문화적 다양성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도시 거주민의 46% 이상이 포르투갈·한국·인도·중국 등 다른 지역 출신들입니다. 플로리다 교수는 “1990년대 초에 펼친 적극적인 외국인 유치 정책으로 모여든 해외 이민자들은 도시에 독특한 다양성을 가져왔습니다. 그 덕분에 관광객이 늘었고, 무역과 금융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죠. 그래서 피츠버그에 살던 저는 다시 토론토로 옮겼습니다.(웃음)”
▒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 Richard Florida
컬럼비아대 공공정책학 박사, 카네기멜론대 교수, <더애틀랜틱> 수석 에디터, 저서 <창조적 계급의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