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머릿속 상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책의 저자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상상만 하기보다는 직접 실행에 옮겨보면서 해법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디자이너는 머릿속 상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책의 저자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상상만 하기보다는 직접 실행에 옮겨보면서 해법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1 | Designing Your Life
빌 버넷, 데이브 에반스 | 노프 출판사
24.95달러 | 272쪽

스탠퍼드대학교의 인기 강좌 ‘삶 디자인 하기(Designing your life)’ 수업의 교수들이 강의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저자들은 실리콘 밸리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의 교수들이다.

“엔지니어들은 문제를 만나면 데이터부터 찾는다.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그 가운데 최적의 해법 한 가지를 골라내는 것이다.”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엔지니어의 접근법에 가깝다.

‘내가 최고의 열정을 쏟는 분야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진 뒤, 삶에서 집중할 한 가지 목표를 설정하는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스탠퍼드대 청소년 센터가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12세부터 26세까지 젊은이 가운데 20%만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며, 삶에서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대학 졸업생 가운데 27%만이 전공과 관련 있는 분야로 진출했다. 결국 우리 삶은 한 가지의 목적을 향한 열정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삶을 어떻게 살 것이냐’란 질문에 한 가지로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모범답안은 없다.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삶을 살아가면서 거쳐 갈 3~5가지의 다른 커리어들이다. ‘변화를 염두에 둔’ 접근법, 매 순간을 흥미진진하게 받아들이는 접근법이 저자들이 권하는 ‘디자이너의 문제 해결법’이다.

디자이너들은 어떤 종류의 문제에든 단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 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맞닥뜨린 현실을 다양한 각도로 들여다보며 찬찬히 관찰한다. 그런 뒤, 해법이 될 만한 여러 아이디어들을 빠르게 시험하면서 실제로 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 익혀나간다. 핵심은 '많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보라'는 것이다.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에 옮겨 몸으로 부딪혀 배우는 것이 디자이너의 방식이다. 미리 정교하게 재단한 삶에 자신의 행동을 맞춰나가다 보면 '진짜 삶'을 채 경험해보기도 전에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게 된다.

디자이너처럼 삶을 바라보려면 다섯 가지를 명심하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첫째, 호기심을 가져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 모든 문제가 새롭다. 보이지 않던 기회도 찾기 쉽다. 둘째, 실행에 옮겨보라. 약간 허술한 계획이라도 좋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상상해도 실제로 겪는 것만 못하다. 셋째, 문제를 재구성하라. 디자이너들은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아예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면서 새로운 시선으로 진짜 문제를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다.

넷째, 모든 것이 '과정'이란 사실을 기억하라. 삶 속에서 온갖 실패를 겪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상황만 나빠질 때도 있다. 매 순간 기억해야 할 것은 어쨌든 우리가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로 행동에 옮겨 본 아이디어가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확인한 것 자체가 해결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섯째, 부끄러워 말고 도움을 청하라. 디자이너식 사고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꺼리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삶을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로 멘토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 세계 사모펀드의 모든 것
2 | 새로운 거물들
제이슨 켈리 | 한국경제신문
1만8000원 | 384쪽

사모(私募)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업을 인수한 다음 다시 매각해 차익을 노린다. 운용은 비공개이기 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 이미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매일 마시는 커피의 가격, 출장지 호텔의 침대 시트에도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닿는다.

블룸버그에서 사모펀드 관련 소식을 전하는 저자는 2011년 어린 아들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레고랜드에 갔다가 사모펀드의 손바닥 위에서 걸어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고랜드와 숙소는 블랙스톤이 소유했고 렌터카는 다른 사모펀드 칼라일과 CD&R이 갖고 있었다. 휴가를 보내며 어디서 돈을 쓰든 전부 사모펀드로 흘러들어간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모펀드로 모인 돈은 기업에 투자됐고 이런 기업은 번성하거나 아예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2012년 미국 대선에서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CEO 출신인 미트 롬니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것을 계기로, 저자는 사모펀드 창업주들이 무엇을 만들었는지 알기 위해 돈의 흐름을 뒤쫓았다. 초고층빌딩 호텔의 호화로운 스위트룸과 할인점, 피자체인점, 사모펀드에 투자한 연기금에서 퇴직연금을 받는 교사와 소방관까지 그린다. 사모펀드와 인수 대상 기업 노동자의 갈등도 분석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조직경영방식
3 | 조직의 재창조
프레데릭 라루 | 생각사랑
2만5000원 | 639쪽

조직이 우리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기에 조직을 둘러싼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조직에 대한 인식과 기대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의 행복과 이상을 실현하는 데 과거의 조직경영방식은 계속 유효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21세기를 넘기면서 전통적 경영방식에 대해 많은 평가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20세기형 경영은 인간에게 기여하는 바도 컸지만 많은 성장의 편향, 빈부 격차, 불평등 심화, 환경 훼손 등의 부작용도 만들었다.

저자는 기업·공공기관·의료기관·학교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조직경영방식으로 고성과를 내는 12개 조직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기존 전통적 조직경영방식의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크게 3가지다. 첫째, 구성원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자기경영방식을 해야 한다. 둘째, 구성원들의 전인성(wholeness)을 키워야 한다. 셋째, 조직의 진화를 믿고 조직의 잠재력을 풀어줘야 한다. 이와 같은 조직경영방식은 과거 시각으로 보면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현대적 사고와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 그 결과 보통의 조직이 거두기 어려운 탁월한 성과를 어떻게 내는지 이해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LG전자의 마케터를 자처하고 나선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농담처럼 제품의 장점을 알렸다. <사진 : 트위터>
LG전자의 마케터를 자처하고 나선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농담처럼 제품의 장점을 알렸다. <사진 : 트위터>

소셜시대의 소비자 심리학
4 | 좋아요를 삽니다
김대영 | 쌤앤파커스
1만5000원 | 308쪽

LG전자의 마케팅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낳았다. 2015년 10월 출시한 LG의 스마트폰 V10 테두리에 진짜 금(20K)을 도금해놓고도, 이를 마케팅에는 활용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LG가 좋은 기술과 품질을 갖고도 마케팅을 못한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소비자들이 'LG 마케터'를 자처하면서 초경량 노트북 그램(Gram)이 광고에 나온 980g보다 더 가벼운 963g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LG가 복지시설 제품에는 무료로 AS를 해주는 숨은 선행까지 찾아냈다. 그리고 SNS 여론을 타고 LG의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이같은 사례는 소셜네트워크 시대의 소비자 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드러낸다. 하나의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숫자만으로는 SNS 마케팅의 실제 파괴력을 경험하기 힘들다.  이 책은 특정 소셜 미디어를 기술적으로 잘 운영하는 방법이나, 방문자 수를 늘리는 방법을 설명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무선 네트워크, 소셜 미디어가 완전히 바꿔놓은 소비 심리와 비즈니스 지형도를 세밀하게 탐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윤예나 기자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

손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