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6세인 스냅챗의 창업자이자 CEO인 에반 슈피겔의 개인자산은 21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26세인 스냅챗의 창업자이자 CEO인 에반 슈피겔의 개인자산은 21억달러에 달한다.

최대 400억달러짜리 기업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24세에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7위(2014년), 스탠퍼드대 출신으로 젊고 키 크고 잘생겼고 1200만달러짜리 바닷가 집을 사고 수퍼모델과 약혼, 연 400~500%씩 매출은 뛰고 회사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1990년생으로 올해 26세인, 스냅챗(Snapchat) 창업자이자 CEO 에반 슈피겔(Evan Spiegel)은 신이 부러워할 인생을 살고 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 자기 손으로 ‘다이아몬드 수저’를 쥔 ‘청년 억만장자’, 에반 슈피겔의 스냅챗이 지난달 극비리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월스트리트가 후끈 달아올랐다.


기업 가치 250억~400억달러

스냅챗은 11월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슬그머니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세상의 관심이 온통 미국 대통령 선거에 쏠린 때였다. 빠르면 내년 3월 상장 예정인데, 기업가치는 200억~250억달러(24조~30조원)로 추산된다. “최대 400억달러(48조원)가 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한다. 페이스북(2012년)의 120억달러, 트위터(2013년)의 183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스냅챗은 월스트리트가 손꼽아 기다리던 ‘대물’이다. 올해 매출은 2억5000만~3억5000만달러(추정)로 작년(6000만달러)보다 4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e마케터(eMarketer)’는 “내년 매출은 1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냅챗은 매일 4억건이 넘는 사진과 동영상이 공유되는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이다. 상대방에게 보낸 사진·동영상이 최대 10초 안에 사라져 솔직한 공유가 가능하고 독특한 필터를 제공, 코믹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가령 상대방이 볼 수 있는 시간을 5초로 설정하면 상대방이 사진을 본 뒤 5초가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 상대방이 내 메시지를 저장하면 ‘00가 스크린샷을 했다’는 메시지가 떠 상대를 차단할 수 있다. 한 번 보고 웃고 즐기되 뒤탈 없도록 저장은 허용하지 않는 ‘휘발성’ ‘즉흥성’이 인기 비결이다. 변심한 애인이나 친구가 저장해뒀던 ‘민망한’ 내 사진을 공개, 망신당할 걱정이 없다. 미국의 10~2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다.

스냅챗은 2011년 스탠퍼드대에서 디자인 수업을 듣던 슈피겔이 백인학생 사교모임에서 만난 바비 머피(Bobby Murphy)와 함께 개발했다. 슈피겔이 인터페이스, 바비 머피가 엔지니어링을 맡았다. 초기에 ‘피카부’라 불렀다가 그해 9월 ‘스냅챗’이란 명칭으로 정식 론칭했다. 출시 초기 마케팅이나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10대들의 입소문 덕분에 대박을 터뜨렸다. 최근에는 웃고 즐기는 ‘펀 앱(fun app)’에서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 광고를 싹쓸이 중인 페이스북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2013년 30억달러에 사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스냅챗은 대신 동영상 생중계 기능인 ‘라이브 스토리(2014년 8월)’, 온라인 송금 서비스 ‘스냅캐시(2014년 11월)’를 공개했다. 지난 6월 소셜 네트워크, 잡지, 텔레비전을 통합한 새로운 뉴스 플랫폼인 ‘디스커버’ 서비스도 시작했다. “미국 13~34세 연령층이 같은 사건 생중계를 보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스냅챗 ‘라이브 스토리’가 TV보다 8배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로 인기다. 지난 6월에는 광고 회사도 직접 차렸다. 세계 최대 광고 회사인 영국 WPP, 인터넷 매체 ‘데일리메일’과 손잡고 콘텐츠 마케팅 회사 트러플피그를 설립,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동영상 광고를 제공한다. 11월 말에 동영상 생중계 기능을 탑재한 안경 ‘스펙터클(Spectacle)’을 출시, 인기몰이 중이다.


‘금수저’ 출신의 최연소 억만장자

스냅챗은 구글과 함께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마소까(마이크로소프트를 까는 회사나 개인)’이다. 윈도폰용 앱은 아예 없고, 윈도폰용 비공식 애플리케이션 접속도 다 차단했다. 반면 구글은 스냅챗에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챗의 강력한 경쟁자는 페이스북이다. 스냅챗은 페이스북이 2012년 10억달러에 인수한 사진공유 사이트인 인스타그램과 치열한 유저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최근 도입한 ‘스토리즈’ 기능은 스냅챗을 베낀 것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이 11월 17일 얼굴인식기술 스타트업 기업인 ‘파시오메트릭스(FacioMetrics)’를 인수한 배경도 스냅챗 견제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페이스북은 지난여름 네이버의 ‘스노우 앱’을 인수하려다 거절당했는데, 스노우는 ‘한국판 스냅챗’이라 할 정도로 스냅챗과 유사한 기능이 많다.

에반 슈피겔 자신이 “과시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페이스북의 대안적인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하는 등 페이스북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인기가 치솟다 보니 구설에도 자주 오른다. 올해 찢어진 눈과 뻐드렁니를 강조한 ‘옐로 페이스’란 필터를 출시했다가 동양인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고, 과거 흑인 비하 필터를 내놨다가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에반 슈피겔은 권력, 돈, 특권 속에 나고 자란 금수저다. 로스앤젤레스의 퍼시픽 팔리사데 지역의 460만달러짜리 저택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멜리사 앤 토마스(Melissa Ann Thomas)는 하버드 법대를 최연소 졸업했고, 아버지 존 슈피겔(John W. Spiegel)은 돈 잘 버는 변호사였다. 16살 때 캐딜락 SUV를 선물 받았고 BMW 525i를 사달라고 졸라 부모가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 말다툼 끝에 부모는 결혼 20년 만에 이혼했다. 슈피겔은 고등학교 때 오티스 예술 디자인대 강의를 청강하고, ‘레드 불’에서 무급 인턴을 하기도 했다. 2012년 스탠퍼드대 졸업 한 학기를 남기고 스냅챗 창업에 올인, 대학 졸업장은 아직 없다. 한 전직 임원이 “슈피겔이 다 결정한다. 그는 언터처블(untouchable)이다”고 할 만큼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개인재산 21억달러로 2016년 ‘포천 400대 부자’ 순위 335위, ‘포천 40세 이하 부유한 기업가’ 순위 12위에 올랐다. 내년 순위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


Plus Point

7세 연상의 약혼녀 미란다 커

슈피겔과 약혼한 호주 출신 모델 미란다 커.
슈피겔과 약혼한 호주 출신 모델 미란다 커.

올해 33세(1983년생)로 슈피겔보다 7살 연상이다. 2010년 할리우드 유명 배우 올랜도 블룸과 결혼, 아들(5) 하나를 두고 있다. 2007년 호주 출신으론 처음으로 빅토리아 시크리트 속옷 모델에 발탁됐다. 푸른 눈에 갈색 머리로 키는 172㎝. 2014년 757만달러를 벌어 모델 수입 랭킹 3위에 올랐다. 자산은 3100만달러.

두 사람은 201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루이뷔통 파티 이후 정식 데이트를 시작했다. 지난 5월 로스앤젤레스 인근 브렌트우드에 1200만달러짜리 집을 샀고 8월 약혼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보석 라인과 핸드백 컬렉션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