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8억2000만달러를 들여 화성에 쏘아 올린 탐사로봇은 무게 170㎏의 쌍둥이 로봇 스피릿(Spirit)과 오퍼튜니티(Opportunity)입니다. 화성에서 물과 생명체의 존재를 입증한 사진과 자료를 발굴해 세계를 놀라게 한 이 탐사로봇들의 당초 기대 수명은 90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피릿은 최초 작동 후 7년 4개월 만인 2010년 1월에 동력을 잃었고, 오퍼튜니티는 지금도 탐사 중입니다. 이들이 발군의 생명력을 발휘한 비밀은 각 로봇에 장착된 초소형 모터 있습니다.
이 초소형 모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은 NASA가 만든 로봇 모터의 99%를 공급하는 맥슨모터(Maxon Motor)입니다. 맥슨모터 제품의 직경은 4~90㎜(무게 2.3~300g)에 불과하지만, 최대 500W의 힘을 내며 섭씨 영하 120도에서 영상 200도의 환경도 견딜 수 있습니다. 맥슨모터는 40개국에 진출해 NASA·보잉·삼성·지멘스·BMW 등 1만5000개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지요.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수명이 반영구적인 BLCD모터와 2만~3만 시간 사용 가능한 DC모터 두 가지인데, 경량(輕量)이면서도 강력한 힘을 요구하는 산업용 로봇·자동차·선박·비행기 등 제품에 쓰입니다. 500W짜리 초소형 모터는 경차 한 대를 끌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요.
NASA 로봇 모터 99% 공급
1961년 창립한 맥슨모터는 당초 면도기 전문 기업 브라운사의 면도날을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1967년 브라운이 미국 질레트사에 팔리는 바람에 파산 위기에 몰렸습니다. 맥슨모터는 먼저 시장을 선점해 위기 극복에 나섰습니다.
엘미거 CEO는 “초소형 모터 기술의 원형은 지멘스가 개발했으나 모터가 너무 커 상용화하지 못했는데, 이 기술을 재개발해 비디오나 녹음기 같은 제품에 적용하자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합니다. 과거 맥슨모터는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도 대기업의 주문을 기다리는 데 익숙했습니다. 그러다가 NASA가 1990년대 초 “영상과 영하 환경에서도 쓸 수 있는 모터를 생산해달라”고 요구한 게 터닝포인트가 됐지요. 맥슨모터는 수년의 연구 끝에 화성 탐사로봇용 모터를 개발해 대박을 쳤고, 이때부터 매출의 8%와 8.5%를 각각 마케팅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공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