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큰 성공을 거뒀던 기업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실패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스 파울 뷔르크너(Hans-Paul Bürkner)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회장은 “시장 상황이 극적으로 변하는데 기존 기업들이 타성에 젖어 변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새로운 경쟁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년 내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정부와 기업들의 고민거리를 접하는 뷔르크너 회장이 생각하는 혁신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는 “2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지금 혁신의 리더”라며 “정부의 역할은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를 끊임없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새로운 경쟁자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진짜 혁신이다. 그동안 한국 기업은 1등 기업을 모델로 삼아 그 기업보다 더 빨리 더 좋은 제품을 내놓는 방법을 사용했고, 이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같은 방식으로 추격해오고 있어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기업에 새로운 경쟁자가 없는 것이 문제다. 구글이나 우버 같은 기업은 20년 전에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가상현실(VR), 3D프린터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업들이 하는 혁신은 기존 기업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유연성이 떨어진다.
변화는 불편하고 불안한 것이다. 수많은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기존 기업들이 뿌리부터 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새로운 기업가들이 새로운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혁신비즈니스 모델 기술변화에서 찾아야
기존 기업은 일단 변화를 좇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따라가면서 구체적인 비전을 수립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야 뒤처지지 않는다.
혁신의 바탕은 접근성과 투명성이다.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 투명성이 높아지면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과 품질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품질이 향상된다. 그 덕분에 소비자의 소비 습관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실시간 무한 경쟁 시장에 던져진 셈이다.
중국의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생산 원가가 낮은 물건을 찾아 나선 영미권 기업들과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중국 본토의 제조업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성공한 사례다. 과거에는 미국 기업가들이 중국 본토에 가서 공급업자를 찾으러 돌아다녀야 했다.
데이트 산업은 어떤가. 파티에 가서 이성을 찾던 사람들이 이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기술의 발전이다. 기술에 따른 변화 방향성을 전망한다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컴퓨터를 통해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한 디지털 혁명에 이어 통신의 융합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또 한 차례 사회와 경제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 한스 파울 뷔르크너 Hans-Paul Burkner
보스턴컨설팅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