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매년 자신의 이미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그때마다 확인되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한국은행(중앙은행) = 돈(화폐)’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돈은 기원전 10세기쯤부터 있어 온 반면, 중앙은행은 고작 3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중앙은행 = 돈’은 정확한 공식이 아니다.
예를 들어 홍콩이나 스코틀랜드에서는 상업은행들이 화폐를 발행한다. 1914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미국도 그랬다. 오늘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포기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행하는 화폐를 함께 쓰고 있다. 그러므로 중앙은행의 존재 이유를 발권 기능에서 찾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요즘에는 ‘현찰 없는 사회’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무엇인가.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이 영국의 중앙은행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 은행이 1694년 설립될 때는 중앙은행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80여년 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1776년)’에서 이 은행을 소개할 때도 중앙은행이라는 말이 없어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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