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우 공정거래팀 금창호 파트너변호사, 김철호 파트너변호사, 한철수 고문, 류송 파트너변호사, 김성식 파트너변호사(왼쪽부터)
화우 공정거래팀 금창호 파트너변호사, 김철호 파트너변호사, 한철수 고문, 류송 파트너변호사, 김성식 파트너변호사(왼쪽부터)

2013년 9월 노키아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 부문을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한 달도 채 안 걸려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게 당시에는 오히려 독이었다. 2014년 2월에는 중국의 벽도 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경쟁 당국의 승인도 쉽게 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MS는 공정위로부터 심의의결서를 전달받고 경악했다. 심의의결서는 두 회사 기업결합에 대한 제재 조건 등이 들어 있는 서류다.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MS-노키아 기업결합과 관련해 전 세계 경쟁 당국이 제시한 제재 내용 중 가장 강력했다는 게 법조계의 전언이다.

MS를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 공정거래팀은 1t 트럭 한 대 분량의 반박 의견서를 제출했다. 공정위의 심의의결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법조계에서는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에서도 조건부 승인이 난 상황에서 MS가 강경하게 대응할 뜻을 밝혀 공정위도 당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공정위를 압박하는 데 성공한 화우 공정거래팀은 MS를 설득해 ‘동의의결’ 카드를 꺼내 들어 기업결합 승인의 단초를 마련했다. 동의의결 제도는 2012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새롭게 도입됐다.

MS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조건(FRAND)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판매 금지청구소송 금지, 향후 7년간 현행 특허료 수준 초과 금지 등의 조건을 지키겠다는 시정방안을 제시해 2015년 8월 공정위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경쟁법 전문지인 ‘GCR(Global Competition Review)’은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GCR Awards 2016에서 화우 공정거래팀이 담당한 MS 기업결합 승인 건을 아시아·태평양 기업결합 부문 올해의 사건으로 선정했다. 화우 공정거래팀이 초창기 도입한 공정거래 전담변호사 제도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화우 공정거래팀은 최고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공정거래 외 다른 분야 사건을 맡지 않는다. 화우 공정거래팀 김재영(51·사법연수원 21기) 파트너변호사는 “변호사는 ‘제너럴리스트’라는 인식 때문에 여러 분야 사건을 맡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화우는 11년 전부터 공정거래 사건의 전담률을 높이는 정책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펌 ‘베이커 앤드 매켄지(Baker & McKenzie)’에서 16년간 미국 변호사로 일한 윤호일(73·사법시험 4회) 대표변호사가 지휘봉을 잡고, 다국적 기업의 기업·합병(M&A)과 공정거래 업무를 담당한 파트너급 이세용(47) 미국 변호사가 미드필드를, 금창호(47·사법연수원 33기) 파트너변호사 등 공정거래 전담 변호사들이 공격수로 나섰다. 이 변호사는 미국, 유럽, 중국 등 국제 경쟁 당국의 승인 배경을 분석하고 금 변호사 등은 공정위 제재의 부당성을 공격하는 논리를 세웠다.

금 변호사는 “동의의결 제도는 양측이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효율적인 제도인데도, 법조계에 선례가 없어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당시 공정위와 MS가 각자 입장만 고집했다면 신속한 기업결합 승인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S 사례를 통해 기업결합 승인 분야에서 동의의결 신고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 변호사 30여명이 공정거래 전담

화우는 인텔, 퀄컴, MS, 애플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화우는 2003년 2월 설립 때부터 공정거래 업무에 기반이 있었다.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당시 세계 최대 로펌 베이커 앤드 매켄지에서 국제거래와 공정거래법 전문가로 10여년 동안 활약한 윤 변호사가 1989년 귀국해 세운 법무법인 우방과 송무 중심 법무법인 화백이 합병한 것이 화우의 시작이다. 화우는 윤 변호사의 영향으로 공정거래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화우는 3년 뒤 중견 법무법인 김·신·유와 2차 합병에 성공했다. 김·신·유의 변호사 15명이 화우에 가세하면서 공정거래팀의 역량은 더욱 커졌다.

현재 화우 공정거래팀은 37명이다. 윤 변호사를 포함한 10명의 파트너변호사와 2명의 파트너급 외국 변호사, 손인옥(64·행정고시 23회·전 공정위 부위원장) 고문과 한철수(59·행시 25회·전 공정위 사무처장) 고문, 전문위원 3명, 변호사 20명은 공정거래 업무만 전담한다.

공정거래와 관련한 행정, 형사소송이 진행될 경우에는 송무팀, 검찰팀 등이 가세한다. 송무팀과 검찰팀에서도 공정거래 사건 경력이 있는 전문 인력이 투입된다. 공정거래 사건 전담 재판부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김대휘(61·10기) 파트너변호사, 이윤승(64·8기) 고문변호사 등이 협업한다. 검찰에서 공정위에 파견돼 법률자문관을 지낸 이건종(65·15기), 차동언(54·17기) 파트너변호사의 활약도 활발하다. 공정거래팀과 협업하는 인력은 송무팀, 검찰팀 소속 중 20여명이다.


화우 공정거래팀
사건 분야별 전담 변호사 제도로 해결 능력 키워

공정거래 분야를 세분화해 분야별 두각을 나타내는 파트너변호사에게 사건을 몰아주는 전략은 화우 공정거래팀의 강점 중 하나다. 카르텔(담합)은 김재영, 일감몰아주기는 김철호(47·28기), 공정거래 관련 민·형사사건은 류송(41·34기) 파트너변호사가 전담하는 식이다. 파트너변호사가 아니어도 행정소송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후배 변호사가 있으면 행정소송에서도 공정거래 사건만 맡겨 전문변호사로 키운다. 다른 로펌은 통상 행정소송에 탁월한 변호사는 부동산, 조세 등 다른 분야 행정소송도 맡는다.


카르텔 전문 김재영, 라면 업계 담합 사건 해결

김재영 파트너변호사는 화우 공정거래팀에서 담합 사건을 전담하면서 지난해 오뚜기의 라면 담합 소송과 독일 만(MAN) 트럭버스코리아의 대형 화물상용차 가격 담합 사건 등에서 승소를 이끌었다.

오뚜기가 ‘공정위가 다른 라면 업체와 담합해 라면값을 올렸다며 98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행정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김 변호사는 공정위의 결정적 증인인 삼양식품 전인장 회장(당시 사장)의 증언에 문제가 있다고 파고들었다.

삼양식품도 라면 가격 담합 혐의로 적발됐지만 ‘자진 신고자 감면 제도(리니언시)’를 통해 과징금을 피했다. 전 회장은 공정위 조사에서 “최모 상무에게서 ‘라면 대표자 회의에서 라면값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최 상무가 2006년 사망해 공정위는 직접 진술을 받지 못했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화우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위는 파기환송심에서 소송을 포기해 오뚜기에 대한 라면값 담합 혐의는 무죄로 확정됐다.

만 트럭의 34억원대 가격 담합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도 김 변호사는 공정위의 허점을 공략해 승소했다. 그는 ‘만 트럭 등이 서로 영업 정보를 주고받은 뒤 트럭 가격을 올랐다’는 공정위의 주장에서 데이터의 허점을 찾아냈다. 김 변호사는 볼보그룹코리아가 2009년 작성한 내부 문건에서 가격 인상을 예측했는데 대형 화물차 회사들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것을 찾았다.

그는 “기업들이 역정보를 흘려 교란전을 벌인 증거”라며 “가격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외형만 보고 담합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번에도 김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두 소송 모두 류송 변호사가 함께했다. 류 변호사는 공정거래에서도 민·형사소송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류 변호사 덕에 만 트럭은 형사사건을 무혐의 처분받고, 손해배상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김철호 변호사는 지난해 대기업 총수 일가 지분과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한 공정위 조사에서 한진의 과징금을 대폭 낮추는 성과를 냈다. 김 변호사는 다른 대기업 2곳의 일감몰아주기 조사도 대리 중이다.

공정위는 2014년 2월 시행된 일감몰아주기 금지 제도 도입 이후 2016년 처음으로 현대, 한진, CJ 등 대기업 총수 일가의 계열사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화우는 한진을 대리해 과징금 적용 대상을 10년에서 1년여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위는 법 시행 전 계약이라 해도 법 시행 후까지 이어진 경우 하나의 일감몰아주기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10년 동안 계약이 이어졌어도 연간 계약으로 나눠 법 시행 이후 계약만 규제하는 것이 법 개정 의도와 부합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김 변호사는 “공정위가 처음 문제 삼은 계약 중 80% 이상을 방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진 사건의 공정위 의결서가 나오자, 법 시행 전 맺은 계약까지 신법을 적용해 작성된 다른 기업의 공정위 심사보고서가 수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의 행정처분이 종결되는 의결서 전 단계 보고서다.


공정위 출신 고문·전문위원, 숨은 공로자

화우 공정거래팀의 숨은 공로자는 공정위 출신 고문과 전문위원들이다. 변호사들이 법 규정을 연구하고 공정위 출신 고문 및 전문위원은 법이 만들어진 의도와 실무 등을 파악해 변호사들에게 조언한다. 공정위 출신으로는 부위원장을 지낸 손인옥 고문과 사무처장을 역임한 한철수 고문을 비롯해 정도익(57)·문상효(54) 전문위원 등이 있다.

한 고문은 한진의 일감몰아주기 사건에서 국회 속기록은 물론 당시 입법 자료와 공정위 법 개정 의도 등을 분석해 김철호 파트너변호사를 지원했다.

GCR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9년 연속 화우 공정거래팀을 최우수 등급인 ‘엘리트 로펌’으로 선정하면서 ‘강력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keyword

동의의결 동의의결은 공정거래 당국이 사업자에게 법 위반을 전제로 시정조치를 명령하는 대신, 해당 사업자가 제안하는 자발적 시정 방안을 두고 당국과 사업자가 협의를 거쳐 최종 합의함으로써 조사를 종결하는 절차다. 프랜드(FRAND) 프랜드(FRAND)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이란 단어의 약자를 조합한 것으로, 국제 표준기술로 지정된 특허는 다른 기업에 합리적인 로열티를 받고 이용권을 줘야 한다는 원칙이다. 법무법인 화우 화우(和友)는 2017년 1월 기준 변호사 281명, 고문 15명 등 300여명이다. 공정거래·노동·조세·기업 송무 등 전통적인 분야의 팀과 방위산업·핀테크·헬스케어 등 새로운 분야의 팀 등 모두 21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에 해외사무소도 설립했다. 2006년과 2013년에는 각각 특허법인과 관세법인을 설립해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Plus Point

interview 윤호일 화우 대표변호사
“美 변협 한국 공정거래 연구 화우에 맡겨 우즈베크·베트남 현지법인 경쟁력 키울 것”

“한국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로펌을 만들겠다.”

화우 공정거래팀을 이끄는 윤호일 대표변호사의 포부다. 윤 변호사는 2003년 화우를 세워 10여년 만에 국내 4대 로펌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윤 변호사는 화우의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후배들과 함께 미국변호사협회(ABA)가 주관하는 연구에 참여하고, ABA와 세계변호사협회(IBA)가 개최하는 공정거래 관련 국제 포럼 등에 발표자로 나서고 있다.

그는 “ABA가 미국 외 나라들의 경쟁법을 연구할 때 한국 부분을 화우에 부탁할 정도로 미국에서 화우의 위상이 높다”며 “국제 사회에서의 연구활동 참여는 글로벌 기업들이 화우를 찾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미국 로펌 베이커 앤드 매켄지에서 알게 된 미국 변호사가 브라질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가 돼, 최근 화우의 연구발표를 잘 봤다는 연락이 왔다”며 “그는 브라질 기업의 한국 사건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화우는 기업에 사전 점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컴플라이언스는 통상 ‘준법 감시’라는 뜻으로 내부 통제를 통해 위법 사항을 미리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윤 변호사는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며 “기업·합병(M&A) 때 실시하는 실사(due dili-gence)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오뚜기의 라면 담합 소송에서 미국 집단소송에 대비했고, 일감몰아주기 규제 도입 등에 대한 선제적 연구로 한진그룹의 과징금을 최소화하는 등 리스크 예측 진단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과제도 있다. 화우는 2008년 1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사무소를 개설해 국내 기업들의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의 진출을 돕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발생하는 소송을 맡을 만큼의 역량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는 걸음마 단계다. 윤 변호사는 “현지에서 발생한 한국 기업의 공정거래 사건을 맡을 수 있는 수준까지 해외 사무소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