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타 다카노리(藤田孝典) NPO(비영리단체) 훗토플러스 대표는 2015년 일본에서 ‘하류 노인’을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국내에선 ‘2020 하류 노인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일본에서 1년 만에 20만5000부가 판매됐다. 그가 제기한 ‘하류 노인’이란 문제점은 한국·일본·중국 등이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중국은 과거의 산아 제한 정책으로 발생할 하류 노인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하류 노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대학 때부터 도쿄 히비야(日比谷)공원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급식 봉사 활동을 했다. 그런데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히비야공원에는 배급받는 분들이 500명 넘게 늘어났다. 노숙자도 급증해 이들을 위한 임시 집단 거주촌도 생겼다. 더 놀라웠던 건 그들이 대부분 4년제 대학을 나와 상장 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대기업 직원, 은행원, 심지어 공무원도 있었다. 원래 ‘하류 노인’이라는 단어는 인터넷에도 없었던 단어다. 하지만 이들의 삶이 이렇다면 일본 고령층 대부분은 ‘하류’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런 단어를 썼다.”
일본은 고령층에 대한 복지 체제가 잘돼 있지 않나.
“일본의 복지 체제는 나라보다는 직장과 가정에 의지하는 측면이 크다. 직장에서 상당수의 의료비를 내주고 간호는 가족이 하는 형태다. 하지만 리먼 쇼크 이후 기업들은 직원들을 예전만큼 보호해주지 못한다. 간호를 가족이 해야 하다 보니 부양가족이 많이 없는 경우에는 회사를 그만두거나 비정규직으로 이직하고 부모를 모신다. 이 경우엔 함께 하류로 추락한다. 잘나가던 사람이 한순간에 추락하는 경우 이들은 주변에 손을 내미는 것도 잘 못 한다. 가난이 본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어리광(甘え)’을 죄악시하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도 작용한다. 이런 성향은 중·장년 시절 잘나갔던 사람들일수록 강하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생활 보호 대상자 포착률(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제도를 이용하는 비율)은 15~30%에 불과하다.”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청년층의 실업률은 꽤 많이 낮아진 것 아닌가.
“실업률이 감소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리먼 쇼크 이후 일본에서는 ‘블랙 기업’이라는 말이 탄생했다. 직원들에게 돈도 제대로 주지 않고 착취하는 기업을 말한다. 게다가 단카이 세대 자녀 중 60만명이 은둔형 외톨이처럼 집에만 있다. 오히려 은퇴한 부모들이 연금으로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일본 고령층 중 20%가 연금이 부족해 일하고 있다. 세계에서 고령 노동 비율이 가장 높다.”
하류 노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무엇인가.
“아픈 것이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누군가의 간호를 받을 수도 없다. 또 상담하러 오는 노인 중 70%는 임대주택에 살고 있고 이들이 내는 월세는 6만~8만엔 선이다. 연금 대부분이 방세로 나가는 것이다. 젊은 시절 집을 장만했더라도 퇴직 후 세금 등의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어 도망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런 이유로 버려진 집들이 전체의 13%에 달한다.”
▒ 후지타 다카노리 藤田孝典
비영리단체 훗토플러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