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혁신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대규모 실패를 여러 번 겪었습니다. 인간을 화성에 보낸다는 목표 아래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2006년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렸으나 발사 직후 화염에 휩싸여 불타버렸습니다. 2차, 3차 발사도 실패했습니다. 그가 투자한 1억달러의 자금도 바닥났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전기자동차 사업도 중단 위기를 맞았습니다. 첫 모델로 개발한 테슬라 로드스터의 출시가 늦어지고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떠났습니다. 실패의 후유증으로 아내와도 헤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돈을 마련해 2008년 발사한 네 번째 로켓이 성공하면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 운송 계약을 하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전기차도 간신히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 신차를 출시하고 후속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머스크처럼 크게 성공한 기업가들은 예외 없이 실패할 위험이 매우 큰 사업에 도전합니다.

혁신 기업들은 실패를 권장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구글은 실현이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비밀 연구조직 ‘X’를 구성해 운영 중입니다. X조직은 하늘에 열기구를 많이 띄워서 인터넷망이 없는 저개발 국가에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룬(Loon)’ 프로젝트를 비롯해 증강현실 스마트안경 ‘구글 글래스’, 드론 배달 프로젝트 ‘윙(Wing)’, 자율주행차 등 시작할 당시에는 아무도 성공을 기대할 수 없었던 사업에 도전했고, 일부는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핀란드 게임 회사 수퍼셀은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샴페인을 터뜨려 자축하는 ‘실패 축하 파티’를 개최합니다. 수퍼셀에서 실패보다 성공을 많이 한 직원은 도전 정신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실패를 권장하는 기업문화를 확실하게 갖춘 것이죠. 그 결과 수퍼셀은 헤이데이, 클래시오브클랜, 붐비치, 클래시로열 등 모바일 게임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연 매출 2조5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인이 ‘혁신’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 혁신을 지원하는 문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실패하면 회사에서 잘리는 분위기 속에서 신사업과 첨단기술 개발에 기꺼이 도전하는 직원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기업이 혁신을 원한다면 먼저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회장은 “어떤 분야의 리더가 되려면 투자금을 날릴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성공 확률이 100%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혁신은 0%일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혁신을 외치는 우리 기업인들이 새겨야 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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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시장 적극 진출해야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인프라 투자 규모가 3500조원이 넘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한국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인프라 건설 분야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니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같이 나선다면 동남아에서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시아·태평양본부장이 지적한 것처럼 한국에 동남아는 중국을 대체할 차세대 유망 시장이다.

- 정대진 한국고등교육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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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조조정 미루지 말아야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인터뷰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한국이 동북아시아 제조업 신(新)삼국지 구도에서 유일한 패자로 몰락할 수 있다는 그의 경고는 섬뜩했다. 한국 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성장 모델이 수명을 다하고 주력 산업이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산업 구조조정을 미룰 때가 아니란 얘기다.

- 이지형 연세대 경제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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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성공 전략과 실행

‘이코노미조선’의 인사이트 면을 잘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성공 비결, 구조조정, 리더십, 군사 전략, 위클리비즈 클래식까지 내용이 다양하고 알차다. 지난 호에는 스위스 디자인 가구 회사 ‘비트라’ 기사를 흥미 있게 읽었다. 성공 비결로 독특한 디자인, 친환경 재료, 건축 분야로의 영역 확장을 꼽았다. 사실 기업의 성공 전략은 단순하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실행하는가다.

- 김상균 SK네트웍스 매니저